지난 목요일(7/21) 또 비가 내립니다. 광릉 숲길을 가려니 진접에서 버스 기다리는 게 갑자기 구질해 보입니다.
그래서 무작정 중랑천으로 향합니다.
노원구에서 중랑천을 가로질러 월계역과 연결되는 교량 위로는 출근하는 직장인들 우산행렬이 보입니다.
'아, 오늘 평일이지'
조금 더 내려가 옛 철교를 건너 경춘선 숲길로 들어섭니다.
내가 좋아하는 잣나무 숲길이 비와 잘 어우러져 기분 좋은 실내악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닥다리로가는길>을 검색, 친구로 하시면 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비는 사랑의 묘약입니다.
이름 모를 꽃도 빗물을 머금으면 사랑하고픈 청초한 꽃잎으로 변신을 하니까요.
영변 약산 진달래꽃을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시는 님이 사뿐히 즈려 밟고 간다는 설정은
애잔한 이별을 애틋한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켰다 합니다.
아무리 야산에서 억척스럽게 살아남은 진달래 꽃이라 하더라도 발에 밟히면 꽃잎은 찢어지게 마련입니다.
생채기 난 꽃잎 신세를 시 속 주인공의 마음으로 은유한 것일까요?
비에 맞아 맥없이 떨어져 버린 능소화를 보며 객쩍은 생각을 해봅니다.
옛 화랑대역으로 가니 갑자기 기적소리가 울립니다. 새로 설치한 모양입니다.
비와 폐선로가 어우러져 여러 모습으로 鄕愁를 담고 다가옵니다.
담터 4거리에서 예전처럼 국밥을 먹으려다가 갑자기 칼칼한 된장찌개와 보리밥이 당깁니다.
경동시장 <ㅊㅂ집>은 반찬 5가지와 1/3 정도 뚝배기 찌개를 저렴하게 내줘 가끔 이용했던 집입니다.
시장은 깨끗하게 아케이드로 개선되었고 옥호도 아예 <ㅊㅂ보리밥>으로 바뀌었습니다.
고물가는 여기도 예외 없이 찾아와 가격이 모두 올랐습니다.
냉장고에서 꺼내는 상추쫑을 보니 그 가격에 보리비빔밥보다는
보리밥에 칼칼한 돼지김치찌개가 더 나을 듯싶습니다.
나보다 늦게 들어온 노인네들이 나에게 뭘 그리 맛있게 자시냐 물으며 청국장에 보리밥을 시킵니다.
'마싯따'를 연신 되뇌며 드는 찌개가 1/3이 아닌 옹근 찌개입니다.
잔머리 굴린 내가 미워집니다.
닥다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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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오늘 평일이지' ??
원장님 일 접으셨나요 ?
아님 목요일에 쉬시나요 ?
화수 금토만 합니다.
킬링타임 노친네 복덕방이지요. ㅎ
비오는 날에도 숲길 산책,
참 부지런히 걸으시네요
평일과 휴일을 구분하시는군요^^
구분 못하고 있다 남들 일하러 가는 걸 보고
부러워 해야할 지 다행이다 해야할 지 표정 관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