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농어촌유학, 지방소멸 막고 교육의 새 지평 열다
23년도 2학기에 첫발을 뗀 강원농어촌유학이 단 1년 만에 약 5배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작 당시 33명이었던 유학생 수는 24년도 2학기 현재 172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놀라운 성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강원농어촌유학은 지방 인구와 학교의 소멸을 막고, 도시 학생들에게 다양한 자연 친화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다. 춘천, 원주, 강릉 등 강원특별자치도의 12개 지역, 42개(초등34, 중등8) 학교에서 운영 중이며 강원유학 제도는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지방의 자연환경과 지역생태프로그램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강원농어촌유학은 매달 유학생에게 인당 30만원의 지원비를 지원하여 유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유학생은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으로부터 최대 1년의 지원비를 지급받으며 그 뒤에는 본 소속 학교로 돌아가게 된다.
인제군은 강원교육청의 지원 1년 이후 추가로 지자체가 1년을 더 지원해 최대 2년간 유학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으며, 영월군은 6학년 졸업까지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양양 한남초등학교의 최모(44) 교사는 "도시에서는 접하기 힘든 자연생태환경을 활용한 서핑, 마을 텃밭, 농장탐방 등의 활동은 물론, 오케스트라와 같은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유학생 유입 덕분에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가짓수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한 "유학생들의 빠른 적응 덕분에 걱정도 놓이고 교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최 교사는 강원유학 제도의 보완점으로 "유학생들이 더욱 많이 유입되어 단식학급이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복식학급 운영 시 학년 간 수준 차이로 인해 수업의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어 단식학급 운영이 필수적"이라며 유학생 유입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일부 학교에서는 1학년과 6학년이 같은 학급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사례도 있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학생 유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요즘 한국 사회는 어린 나이부터 학원과 입시경쟁에 내몰리는 현실이 익숙해졌다. 많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고 자연 속에서 배우는 기회를 잃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강원농어촌유학은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도시 학생들이 자연 속에서 다양한 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보다 놀이에 집중한다’는 오해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강원유학은 자연생태체험과 더불어 일반 학교와 동일한 정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학습의 질에 결코 소홀함이 없다.
서지일(11)군이 유학 중인 영월군 마차초등학교 역시 이런 사례를 잘 보여준다. 서군은 24년도 1학기부터 유학센터형(기숙사) 유형으로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서군은 학교 안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생활과 수업시간이 너무 즐겁다"고 말하며 마차초등학교에서 졸업까지 학교를 다니고 싶다고도 생각을 전했다.
서군의 아버지 서상훈(44)씨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한창 성장할 시기에 치열한 입시경쟁보다 자연친화적인 학교생활을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원유학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서씨는 "평소에 부모와 아이 사이에 보이지 않던 벽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이가 오기를 기다리는 애틋함이 생겼고 함께할 때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됐다"며 강원유학이 가족 관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최진희 장학사는 특히 "소규모 학급 덕분에 선생님들이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세심한 지도를 할 수 있어 학습 효과가 크다"며 강원농어촌유학의 강점을 강조했다. 도시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만의 특기를 발견하고 꿈을 키워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통해 이 제도의 선순환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도 전했다. 최진희 장학사는 이어 "강원유학 유학생들을 보면서 그 안에서 자신들의 특기를 발견하고 꿈을 찾아가는 것과 대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체험학습과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공부에 재미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원농어촌유학이 완벽한 제도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최진희 장학사와 최교사는 공통적으로 유학생을 위한 주거지 마련의 어려움을 전했다. "각 학교가 주거지를 직접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교직원이 부동산을 찾아다니며 주거지를 찾는데에 어려움이 있다"며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홍천 지역은 모범 사례로 꼽힌다. 홍천은 유학생을 위한 주거 단지를 구성해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교직원이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직접 주거지를 찾아야 하는 부담을 가지고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강원교육청은 25년도 1학기 강원농어촌 유학생을 200명 가배정한 상태이고, 추가 신청은 12월 19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최진희 장학사는 강원농어촌유학이 교육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와 학생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도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이 제도는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함을 확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