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孔子)삼락(三樂)묵상 / 구심
지난 주말 멀리서 손님이 다녀갔다.
나를 만나려 일부러 시간, 비용, 수고들여 찾아오셨다.
즐겁게 만나 시간을 보내면서 공자삼락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공자삼락은 다음과 같다.
學而時習/ 배우고 때에맞게 익히는 즐거움
有朋自遠方來/ 벗이 먼곳에서 찾아오는 즐거움
人不知而不慍/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음
공부와 배움의 즐거움은 나자신과의 관계의 즐거움이요,
나머지 둘은 타인과의 관계의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나와 남을 어떻게 대하고 바라보느냐가 즐거움을 가른다.
내가 즐거워하는 무엇이 있고, 내가 즐거워하는 누군가 있다는 것.
나를 즐거워하는 누군가가 있고, 애써 찾아오기까지 한다는 것.
나를 즐거워하지 않거나, 싫어해도 내마음이 담담할수있는 것.
이구절을 보자니 노자 49장의 내용이 떠오른다.
善者吾善之 / 좋은자를 나는 좋게 대하고,
不善者吾亦善之 / 좋지않은자 역시 나는 좋게 대한다.
선악시비의 굴레를 벗어난 자유인이 누리는 즐거움이 배어난다.
이구절은 또한 성경의 말씀을 떠올리게 한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핍박하는자를 위해 기도하라(마5;44)
악으로 악을 갚지말고, 모든 사람앞에 선한일을 도모하라,
악에게 지지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12)
무지(無知)와 탐욕(貪慾)이 주특기인 중생의 입장에서
무시하는자, 나쁜자, 원수를 좋아하기란 난망(難望)하다.
거듭나던, 도통하던 뭔가 훌륭해져야 가능한 즐거움이겠다.
어쨌거나 삶의 즐거움이란게 “관계”가 중요함을 일깨운다.
자신과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속에서의 즐거움.
주말손님을 마중하고 배웅하며 공자삼락을 다시 꺼내어 묵상해본다.
20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