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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성학 전공자인 정희진이 영화를 보고 느낀 감상을 풀어 서술한 내용을 토대로 하고 있다. 저자는 스스로를 영화광이라고 생각하며, 모두 28편의 영화를 통해 다양한 문제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있다. 책의 제목만을 보아서는 처음에는 여성주의 영화에 대한 비평서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 본 결과 영화비평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영화라는 제재를 빌어 자신의 생각을 토로한 에세이 성격의 글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영화라는 소재가 글의 주제를 이룬다기보다, 그것을 통해 저자가 평소에 생각했던 바를 풀어놓고 있다는 느낌이 더 정확할 것 같다. 그러나 여성학 연구자인 저자의 독특한 시각이 잘 묻어나고 있으며, 조금은 삐딱한(?) 그러나 남성주의에 찌든 현재의 세태를 비교적 정확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혼자서 영화를 보는 것’을 영화와 홀로 마주하여 자신만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다시 말하자면 그 영화를 통해 ‘자기만의 세계’로 들어가 등장인물들과 만나고, 그 인물을 통해 나를 발견하는 것은 물론 나의 내면과 상처를 들여다보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혼자서 본 영화>는 저자에게 ‘자신에게 말 걸기’이자 ‘타인에게 말 걸기’의 기록이라고 하고 있다. 저자의 영화를 보는 방법이 일견 나와 비슷한 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어떤 영화는 한번 이상은 보지 않으며, 반복해서 여러 번 보는 영화도 있다. 저자가 소개한 영화 중에 아직 보지 못한 작품이 있어 언젠가는 봐야할 영화 목록에 저장해두기로 하였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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