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공예가 과연 바느질 뿐일까...
손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어떤 걸 상상하다가
평소 효안효건 이발을 손수 해 주는 해바라기를 보고 힌트를 얻었는데
얼마전 <요시노이발관>이란 영화를 보고 아, 저거다! 맘을 굳혔어요.
하여, 어제 손공예 시간
"줄기들아, 너희 막내이모 머리 잘라볼래?"
"정말 잘라도 돼?"
"그럼~"
"아, 재밌겠다"
"그러지말고 아예 미용실 한 번 열까?"
"좋아좋아!! 내일 당장해!"
까만콩 샘이 '연필 파마(?)'는 자신있다며 거들었지요.
저는 다음주 손공예 시간에나 한 번 해 볼까했는데
화끈한 줄기들 쇠뿔 단김에 확 빼버렸네요.
당장 홍보 포스터가 붙었습니다.
이리하여,
7월 7일 점심밥모심을 마치고
드디어 "사랑어린 미용실" 문을 열었습니다.
첫 VIP 고객 다은이는
원장님(?)인 태현이가 직접 맞이합니다.
집에서 은하수의 미용기기를 몽땅 챙겨 온 구빈...
원장님이 무릎 꿇고 직접 네일아트까지...!
궁금 궁금...
쨔잔~~
"내 차례는 언제 와?"
첫 날부터 줄을 선 손님들, 기다리기 지루해요.
말로만 듣던 까만콩샘의 '연필파마' 시술
비법은 이거...!
까만콩 연필파마 + 막내이모 앞머리 커트로 변신한 시현~
도도한 사모님 포스 예원, 긴장한 구빈
"미스 용당피오레 김예원입니다~"
구빈, 시키지도 않았는데...
고객 관리까지...!
헤어스타일리스트 정채윤,
오늘 활약 기대하세요!
"저는 버섯모양으로 말아주세요."
앞머리 뒷머리 모두 동글동글 말아주었는데
나중에 다시 스트레이트로 펴 달라고 해서
직원들의 눈총(?)을 받았던 민정 ㅋㅋ
"헤어밴드 고르세요."
마지막 코디까지 세심한 배려
품이 무척 많이 드는,
즉 생산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연필파마 두번째 고객 어진이
한시도 쉴 새 없는 까만콩... 우아한 세민
입소문으로 정신없이 몰려드는 고객들...
어라? 우리 미용실 고객이 아닌데...
범상치않은 (미스 청양고추) 헤어스타일로 잠시 우리를 긴장시켰던 채영
아주 다양한 고객들이 찾아줍니다.
줄기반 친구들이 그래요.
강민이 사진 찍어 올려주면 예리가 좋아할거라고...
저 프로패셔널한 눈빛! 찌릿~!
효리 은새까지~
스마일 가족방이 발디딜 틈 없이 붐빕니다.
저기 멀리 보이는 하승희 주목.
"나도 미용실 직원하고 싶은데..."
줄기반 언니들의 허락을 받지 못해 결국 눈물을 터뜨린 승희.
여차여차 줄기 언니들과 합의한 조건은,
직원으로 받아들이되 시키는 일 제대로 못하면 바로 아웃?
수습 헤어디자이너 하승희, 잔뜩 긴장했어요.
"뭐해?"
결국...
"나 어렸을 때처럼 귀여워?"
그렇다고 하니 신이 나서 나갔어요.
(수다샘 놀라지 마시길...)
하승희, 신규 고객 유치까지~
말끔해지신 개구리!
자신감 얻은 직원들, 두더지는 어디 가셨냐며...
어디서 본 건 있으셔서...
우리 승희, 혼신의 힘을 다 해...
네일아트는 셀프~
"미스 롯데캐슬 안혜진입니다~"
용감한 세번째 남성 고객 안성우!
자진해서 앉았어요.
"우리 엄마가 남자는 여기 머리가 중요하대요."
그쵸. 요즘 남자 아이들 구렛나루가 자존심이라죠?
쨔잔~ 커트 완성!
우리 아이들 실력,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마지막으로 막내이모 차례,
승희가 가위를 잡았는데요... 허걱!
첫 가위질에 앞머리를 눈썹 위로 싹뚝!
구빈이, 태현이, 채윤이 표정이...
"야, 하승희! 너 오늘로 끝이야!"
엉엉엉~~
과연 우리 승희의 앞날은...
'언니들, 제가 더 열심히 할게요. 훌쩍...'
다행히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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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꿔 봐요.
사랑어린미용실 자치자립의 그 날을!
오늘부터 두더지, 개구리, 반달, 자기야와 적어도 남학생들은
사랑어린미용실을 우선 이용해 주시길요. (농담 아님)
아 참,
그리고 전기를 사용해야하는 고대기와 인위적인 네일아트는
다음부터 쓰지 않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네요.^^
첫댓글 아이들이 무척 재밌어하겠네요. 한 가지 아이디어를 드리고 싶은데..... 제가 어렸을때 시골에서 파마를 하면서 놀았던 유일한 기구였던 "아카시아 파마" 아카시아 줄기로 파마하면 정말 멋진 뽀글이 파마를 할 수 있을 꺼예요!
미스사랑어린아이들...개구리샘의 결과가 무척이나 궁금한 1人...아침부터 기분좋게 웃고 갑니다.
워메. 우리 아들 머리 다시 한번 살펴봐야 겠구만요^^
진지한 표정들~ ^^ 기분좋은 에너지 충전했어요~~ 자꾸자꾸 웃음이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