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향연의 설국, 행복한 일본여행기
*여행 일시: 2023년 2월 7일(화)~14일(화) 7박 8일 *여행 인원: 문방사우 4명 *여행 지역: 홋카이도(北海島) *여행 일정: 1일차: 인천공항~신치토세 공항~삿포로~에어비앤비 숙소 2일차: 삿포로~후라노~비에이~대설산~백금온천~청의 호수 3일차: 홋카이도 대학~시계탑~오타루~삼각시장~운하~오르골당 4일차: 마루야마 공원~북해도 신사~오도리 공원~JR타워~스스키노 5일차: 삿포로~하코다테~모토마치 마을~국천다방~해광방 6일차: 고료카쿠 공원~전차~유노카와 온천지역~카네모리 쇼핑센터 7일차: 하코다테~노보리베츠~타마노유~지옥계곡 8일차: 노보리베츠~공항버스~신치토세 공항~인천공항 |
<셋째 날> 2월 9일(목)
화창 청명한 최상의 날씨, 겨울답지 않게 퍽 포근하다. 좋은 아침 상쾌한 아침. 우리는 홋카이도 대학(北海島大學) 탐방길을 출발한다.
지하철을 타고 삿포로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으니 대학이 나온다. 눈부신 설경의 대학 캠퍼스를 걷는데, “청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는 명언의 주인공 윌리엄 클라크 박사의 흉상이 서있다. 이분의 동상이 왜 여기에 있는가? 클라크 박사는 원래 미국 메사츄트대학 농과대학장이었는데 1876년 이 홋카이도 대학이 개교할 무렵 교감으로 초빙되어 1년간 근무하며 훌륭한 업적도 남기고 인재를 많이 배출하였다.
개교식 때 학생들 앞에서 강연 중 그 유명한 “Boys, be ambitious!”라는 말을 힘주어 역설하였다. 이 말은 우리 고교시절 눈에 불을 키고 공부했던 <알기 쉬운 삼위일체> 빨간 영어 자습서 서문에 실려 있어서 지금도 또렷이 기억한다. 내 머릿속에 깊이 각인된 그 명언의 주인공을 여기서 뜻밖에 만나니 가슴이 쿵쾅거린다. 아, 옛날이여~~
15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대학에선 지금도 클라크 박사의 정신을 계승함과 동시에 학교 교육이념으로 삼고 있다. 5층까지 전시된 종합박물관을 관람하며 홋카이도의 역사와 자연과 삶에 대하여 꼼꼼히 살펴보는 좋은 기회였다.
대학을 나와 구경도 할 겸 걸어서 삿포로역 근처의 JR타워에서 360도로 펼쳐진 시내를 조망하며, 쇼핑도 하고 커피도 마신다. 오도리 공원쪽으로 걸으니 유서 깊은 시계탑이 나온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탑(時計塔, 1881년 조성)으로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조금 더 가노라니 드넓은 오도리공원(大通公園)이 나온다. 시내 중심부에서 길게 뻗은 아름다운 공원으로 산책하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동상·조각상 등 조형물이 많아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저 앞에 높이 147m의 삿포로 TV탑이 위용을 자랑하며 위풍당당(威風堂堂) 우뚝 서있다. 마치 파리의 에펠탑처럼~ 1957년 방송국 전파송신탑으로 세워졌다니 내 나이와 맞먹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탑이다.
다시 삿포로역으로 와서 JR선 열차를 50분 정도 타고 오타루로 향한다. 오타루(小樽)는 무역과 경제의 중심이었던 과거의 영광을 관광지로 탈바꿈시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화려한 도시다. 특히 대표적인 일본 영화 <러브레터> 촬영지로도 더욱 유명한 곳이다. 1999년 우리나라에서도 방영하여 흥행에 성공한 영화, 학창시절 풋풋한 첫사랑을 가슴 시리게 그려 심금을 울린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 바로 이 지역이다.
오타루역에서 내려 바로 근처의 대표적인 수산시장 삼각시장(三角市場)으로 들어간다. 이곳 저곳 구경을 하는데 우리 한국어로 “어서 오세요! 값싸다! 맛나다!”라 적힌 식당이 있어 훨씬 친근감을 준다. 우린 그 식당으로 들어가 싱싱한 해산물 요리와 회덮밥을 맛있게 먹는다. 여행 중의 뿌듯한 포만감,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식사 후 아기자기한 풍경을 자랑하는 관광명소 '오타루 운하(運河)'로 향한다. 이 운하는 홋카이도 개척 시절 석탄 등 물자 운송의 거점으로 1980년대부터 인기 있는 관광지가 되었다. 해질 무렵 여기저기 가스등 켜지는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든다. 운하 옆 돌담길을 20분 정도 걷는데 특유의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내 가히 환상적이다.
다음은 대표적인 명소 '오르골당'으로 간다. 얼어붙은 미끄러운 빙판길을 조심스레 걷는다. 오르골은 ‘소리 내는 장난감 악기’라는 뜻으로 수천수만 점의 각양각색 예쁜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3층 목조건물의 커다란 공방으로 음악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상점 앞의 은은한 가로등과 신비한 시계탑은 뭇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우린 다시 JR선 열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온다. 오늘은 우리 이재원 단장의 생일날이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Happy birthday to you.~♬" 간소한 파티로 함께 자축하며 달콤 쌉싸름한 시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