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포스팅한 글 수가 이제 1000개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가까운 분들께 메일로 보내드렸는데 구독을 강요하는 것 같아 이제는 자율에 맡기고 있습니다.
그분들 중에 인쇄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후배가 있어 메일로 보내준 글을 몇 개씩 묶어 위와 같이
책자를 만들어 보내준 게 저만큼입니다. 얼마 전부터 미안해 메일을 보내지 않고 있었는데
보냈던 게 아직 남아 있었던지 겸사겸사 점심때 우리 동네로 와서 백반을 먹겠답니다.
'오긴 뭘 와? 길도 먼데, 그리고 그 집 없어졌어요'
카톡 채팅방에서 <닥다리로가는길>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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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그래서 후배 사무실 부근에 낙지백반 잘한다는 순창식당이라는 곳을 가기로 하고 문래역으로 갔습니다.
아직 시간 여유가 있어 따릉이로 문래예술공장 구경 갔습니다.
박혜인이라는 아티스트가 '범람과 화석 그리고 디지털 안에서의 잠과 꿈에 대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유리 조각품과 그림, 동영상이 전시 상영되고 있었는데 소책자를 아무리 들여다 보고
이해해보려 했으나 너무 난해해 포기하고 문래역으로 유턴.
가기로 했던 순창 식당이 없어졌습니다. 할머니 두 분이 하셨다는데
유튜브로 알려지면서 노인네들이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 아닌가 짐작됩니다.
기대가 많았던 탱글한 낙지볶음과 생선구이는 눈이 올듯한 울적한 하늘로 날아가버렸습니다.
그래서 대타로 그 근처 <ㄱㅍ식당>이라는 백반집을 찾아갑니다.
낙지볶음을 먹으려다가 백반온리하려니 섭섭합니다. 제육볶음을 부탁했더니 점심엔 안 된답니다.
그런데 다행히 나오는 반찬들 모두 보기에도 맛깔스럽고 윤기가 납니다.
부대찌개, 코다리 조림, 특히 멸치볶음의 고급진 색의 조화에선 손들었습니다.
백반은 아마 집밥이라는 말과 거의 비슷한 뜻을 지니고 있을 것입니다.
어머니가 정성스레 해주셨던 반찬들로 짜인 한상차림이니 따스함이 배어 있게 마련이겠지요.
후배가 백반을 좋아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것일 겁니다.
서빙하는 아주머니께 음식 솜씨 좋다 했더니 내가 한 거 아니라며 단칼에 자릅니다.
오토바이로 배달하고 들어오는 아주머니를 가리키며 저 사람 솜씨랍니다.
음식도 잘 만들고 배달까지 손수 하고... 사랑 받겠네요.
다음에는 후배와 이렇게 먹음직스런 반찬이 곁들여진 안주로 한잔해야겠습니다.
고등 친구가 시내에서 만나잡니다.
볼 일을 보고 요즘 백반에 삘이 꽂혀 리스트에 올려두었던 피마골 <ㄱㅎ>집으로 갔습니다.
식사류는 감자국, 된장찌개, 김치찌개, 순두부, 청국장, 제육 등 뒤에 백반을 붙이면 메뉴가 되고 모두 7천 원입니다.
방 두 개에 테이블 서넛씩 들여놓은 좁은 식당에 식구와 종업원 구분이 안 가는 사람이 4명씩이나 됩니다.
점심때 한바탕 손님을 치렀는지 설거지가 한창입니다.
감자국을 시켰습니다. 무생채, 열무김치, 느타리버섯무침, 콩나물, 오이무침이 기본으로 나오고
붕어 없는 붕어빵이나 순대 없는 순대국이 아닌 감자가 들어 있는 '진짜'감자국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비벼먹을 계란프라이와 김이 올라간 비빔 그릇.
반찬 모두 그릇에 쓸어 담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두르니 반찬 그릇이 모두 비워지고
내가 좋아하는 나물 비빔밥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혼자 먹게 되면 궁중프라이팬이나 커다란 그릇 하나면 족하지요.
볶음밥이나 단품 요리 혹은 비빔밥 용도입니다. 물론 설거지가 쉬워지는 이점은 덤입니다.
다행히 냉장고에 밀폐용기에 담긴 나물 종류가 많으면 좋겠지만 매일 비빔밥만 먹을 수도 없고
며칠 지나면 상해 버리니 이렇게 밥집에서 푸짐하게 먹게 되면 행복합니다.
감자국에서 뼈를 발라가며 싹싹 비웠습니다.
맛있게 배부르고 반주까지 했으니 현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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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다리로가는길> 카톡친구
첫댓글 착한 가격에 맛지고 푸짐하면
기꺼이 현금으로 계산하죠ㅎ
탈세랄 것도 없지만 저만한 정성에 카드 내고 3% 수수료 떼고
매출에서 소득세 떼고 뭐가 남나요?
멸치볶음의 정성이 대단 합니다 - 땅콩, 호두 깨
대충 내와도 되는데 견과류까지...
음식 만드는데 눈썰미가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