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집은 메뉴에 백반이라 따로 적어놓은 곳도 있으나 대개 XX찌개, 생선구이 등을 올려놓은 곳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백반이라 따로 적어 놓은 곳은 좀 더 다양하거나 정성 들인 반찬들을 기대할 수 있겠지요.
위 사진은 요일별로 백반의 메인 요리가 정해져 있는 종로 5가 <ㄱㅎ집>이라는 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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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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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12/17)은 시청 앞 노상에서 떨다 집으로 가는 도중 들렀는데 토요일 메뉴는 반계탕과 시래기국으로
당연히 반계탕은 떨어졌고 시래기국만 가능했습니다.
혼자냐 묻더니 입구 구석 테이블에 앉으랍니다.
저녁이고 주말이다 보니 술손님이 많은가 보다 하고 군소리 없이 지정석에 앉았지요.
반찬 가짓수는 많지 않았으나 특히 새우볶음의 비주얼과 맛이 좋았고
도라지 오이무침, 김치, 시금치 모두 맛이 강하지 않고 깔끔했습니다.
맹탕 시래깃국인가 했더니 불고기감을 잘게 썰어 넣고 끓인 듯했으나
국물에서 거의 그 느낌을 받기 힘들고 된장이 주는 깊은 맛은 덜했습니다만
이 정도에 6천 원이라는 가격은 놀라웠습니다.
그러나 밥 먹는 동안에도 홀이 차지 않아 내내 개다리소반을 받은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음식은 맛도 맛이지만 친절과 배려가 상당 부분 차지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줬던 집이었습니다.
한참 지나서 다른 요일에 가보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집니다.
날이 추워지니 몸도 뻣뻣해 운동 양도 줄이고 따릉이는 손이 시려 당분간 참기로 했습니다.
늦은 아침 지인을 만나기 전 간단히 도림천을 걷고 아점을 하려다 약속이 있다 하여
22일 아침 일찍 서대문 <땡땡거리 형제옥> 설렁탕을 찾아가니
포털 지도에는 7시부터라 적혀 있었으나 10시부터 영업 시작이라 합니다.
오늘 새벽에 헬스 가며 동네 시장에 나 홀로 불 켜진 집을 보니 열심히 팥죽을 만들고 있어 동지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광장시장 <수원죽집>에 들러 팥죽을 사며 아점은 그 근방에서 해결하기로 맘먹고 버스를 타니
백반기행에 나왔던 광장시장 <ㅅㅇ네식당>이 생각납니다.
이 집은 대표 메뉴인 우거지(시래기)국을 비롯해 된장, 청국장, 순두부찌개가 유명한 식당으로
광장시장 상인들을 위한 배달 밥집입니다.
추천 메뉴로 돌솥밥 2인분+찌개+ 제육볶음 혹은 오징어볶음 2인분이 있네요.
음식 맛과는 별도로 시래기국을 먹으며 겪은 즐겁지 않은 경험이 있어 청국장을 시킵니다.
아줌마가 찌개와 반찬이 올려진 쟁반을 부뚜막 온돌에 놓인 좌식 테이블에 놓으며 힘들게 쳐다봅니다.
"아~, 것다냅두 " 아이고 하며 덜커덩 일어나 쟁반을 받아 내 테이블로 옮깁니다.
겉절이, 멸치볶음, 콩나물, 시래기, 두툼한 달걀말이가 푸짐하게 올려졌습니다.
시래기도 저렇게 무쳐 놓으니 안 좋았던 기억은 사라지고 담백하니 먹을만합니다.
청국장은 풍미가 대단합니다.
이 집 청국장을 포장해 집에 가져간다면 전철 안에서 따가운 눈총을 견디지 못할 것 같습니다.
멸치만 넣었을 뿐인데도 맛이 두텁습니다. 콩은 혀로 누르면 녹진하니 문드러지며
청국장 맛이 혀에 진하게 느껴집니다. 두부도 밥에 올려놓고 먹으니 연두부처럼 부드럽습니다.
청국장에는 밥을 말아야지요. 거꾸로 밥에 질척하니 비비던가요.
거의 다 먹어가는데 이른 시간인데도 가족 손님 5명이 들어옵니다.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는 변곡점 동지를 나는 좋아합니다.
새해에는 특정인만의 '상식'이 강요되는 사회는 사라지고
여러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길 기원합니다.
돈세다 자겠다는 농담을 나누던 아줌마의 표정이 단순한 절기 음식을 파는 표정이 아니라
정말로 악귀를 쫓아 액운을 막아내고 건강을 엄숙히 축원하는 의식을 행하는 듯 진지합니다.
포장하며 딸네가 생각나 혹시 하며 사위에게 전화하니 의외로 '좋지요' 합니다.
포장 하나 더하고 곁들여 먹으라고 옆 집에서 순이네 완자 3장 포장합니다.
여러분, 새해엔 더욱 잘 풀리실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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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다리로가는길> 카톡친구
첫댓글 동지 팥죽 만드는 분의 표정이
정말 액운을 막아줄듯 합니다^^
저 양반 원래 저런 표정이 아니라 생기발랄형인데
흘릴까봐 긴장했는지
손님이 미남이었든지 =3=3
닥다리가 가는 식당이 맛집인지, 사진을 맛깔스럽게 찍은건지 직접 가 보아야 겠습니다
그러세요.
위에도 얘기했지만 음식은 맛이 반 분위기 반
덧붙여 맛있게 먹어줄 자세...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