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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의 기원에 이어진 이야기’라는 부제의 이 책은 1911년 미국의 공장 화재에서 희생된 여성 노동자들의 실화에 바탕을 둔 내용을 강렬한 그림으로 형상화하여 다루고 있다. 미국 뉴욕 시가지의 한복판에서 일어난 당시의 화재로 인해 129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들 가운데 38명이 이탈리아 출신의 이민자였다고 한다. 이탈리아 출신의 ‘교육자이자 페미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시칠리아 출신의 작가 에스터 리초의 <하얀 블라우스, 3월 8일 그 이면에 놓인 이야기>를 통해서, ‘세계 여성의 날’이 제정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가 바로 뉴욕의 화재로 인해 많은 여성노동자들이 희생된 사건에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당시 화재 현장에 있던 여성 노동자들은 ‘하루에 천 장의 블라우스’를 만들기 위해 일하고 있었으며, 9층과 10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그곳에 있던 많은 이들이 "불타거나 질식해서 목숨을 잃고 혹은 탈출하려고 창문밖으로 몸을 던졌다가 혜성처럼 긴 자취를 남기고 땅으로 추락해 숨졌"다고 한다. 당시 희생된 이탈리아 이민자 가운데 시칠리아 출신도 24명 포함되어 있었기에, 시칠리아 출신 작가 에스터가 책으로 당시의 상황을 기록으로 남겼던 것이다. 저자는 당시 화재로 희생된 이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조작되고 오해되며 신비화와 망각 속에 모욕당"해 사람들의 "집단 기억과 역사적 서술에서 사라져버"리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리하여 저자는 에스터의 책을 바탕으로 ‘당시 실존했던 사람들’을 등장시켜 소개함으로써 ‘참혹한 역사적 사건’을 기록으로 남길 뿐만 아니라, 이후 진행된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이 ‘세계 여성의 날’의 기원이 되었음을 밝히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여성노동자들이 ‘과거에 겪은 일은 지금도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으며,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나 강하냐에 따라 오래전에 시작된 그 변화의 결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당시 시위 현장에서 절실하게 토로되었던 여성 노동자의 다음과 같은 외침이 여전히 울림을 주고 있음을 기억해야만 할 것이다.
"친애하는 여성 노동자들이여, 친애하는 노동자들이여, 옛 중세 종교 재판에서는 강철 이빨이 달린 고문 도구가 사용됐지요. 오늘날, 강철 이빨은 우리 생계 도구가 되었습니다. 고문 도구는, 우리 곁에서 강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기계들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를 단숨에 파괴할 수 있는 진짜 덫입니다. 전 경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건 우리 자신 뿐이란 걸. 유일한 길은 우리가 단결하는 것입니다!"
당시 열변을 토했던 두 명의 여성 노동자들은 "남자들만 있던 노동조합에 최초로 가입했고 그때부터 3월 8일은, 권리의 범위가 새롭게 확장된, 전혀 새로운 세계를 위한 날이 되었"던 것이다. 저자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막연하게 "단순히 희생자 추모의 날로 여기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1911년의 비극적인 화재 사고가 여성 노동조합 가입과 여성 노동자의 권리를 요구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으며, ‘세계 여성의 날’이 "여성이 겪어온 성차별과 인권 침해를 극복하는 수많은 요구 사항을 총합하는 상징의 날"이라는 사실을 밝히고자 이 책을 기획했다고 한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세계 여성의 날’의 기원에 대해 비로소 알게 되었으며, '일하는 여성들의 권리’와 사회의 곳곳에서 활동하는 소수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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