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출 때면 외 2편
최옥자
디딤발 매무새로 비정비팔 딛다 보면
못다 핀 속엣것도 흔적 없이 녹아내려
장단을 마음에 먹여 몸짓으로 풀어낸다
호흡이 멈춘 찰나 춤사위에 이를 때
숨을 쉬듯 추는 춤이 살아 있는 내 안 혼불
무대는 떠나 있어도 나는 춤, 춤은 나였다
징 소리
우련한 그대 눈빛 밀어내듯 끌어안아
허공의 이별 속에 처음인 듯 마주하면
못 닿은 손길 앞에서 발길이 젖어 간다
얽히고설킨 매듭에 뜨거웠던 그때처럼
핏빛의 울림통 속 한 올 한 올 건져 내도
절명의 그 한마디는 차마 놓지 못하네
아무도 걷지 않는 생다지 논두렁길
아버지 걸어오시네 숨 고르며 오시네
새벽녘 기침 소리에 긴 어둠 깨어난다
김진홍*의 한량춤
노을 진 솔밭길을 지척인 듯 가고 있다
세상 온갖 시련도 짓누르며 지켜 내고
합죽선 휘몰아 올라
신명 젖는 날개여
휘날리는 도포 자락 한 시대를 몰아치던
무언의 흐름 따라 찬란했던 긴긴날들
질화로 숯불로 타오른
풍류 낭만의 대장부여
* 부산광역시 무형유산 동래한량춤 보유자.
- 최옥자 제4시조집 『징 소리 』 2026. 책만드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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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출 때면 / 징 소리 / 김진홍의 한량춤 / 최옥자
김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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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7.12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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