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늦잠을 즐기고 있는데
와이프가 모란장에 참기름을 사러 가는데
같이 안 가겠냐고 요청 반, 협박 반 물어와서
꼼짝없이 같이 가겠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분당 산 지 31년 으로 이젠 토박이 행세를 해도 되겠다 생각했는데
아뿔사, 그 31년 동안 모란시장을 무수히 지나치기만 했지
실제로 시장에 들어가 무엇을 사 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잠시 머리가 멍해지며 무엇에 꽝하고 얻어맞은 느낌 이었습니다
딸아이가 중학교때 자기가 대소변 다 치우고 밥도 주고 키우겠다며
모란시장에서 말티즈 강아지 한마리를 사들고 와서
결국은 모든 개시중이 나의 일로 돌아 왔는데
이놈이 밥 줄때는 잘 따르다가 딸애가 집에만 오면 휑하니
딸애 방으로 가버려서 심한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지요
이젠 하늘나라로 갔고 그 후로 강아지 키우는 것은 금지 !!
서현역은 집에서 걸어서 10분이니 교통은 좋은 편이다
그래서 같은 자리에 31년을 눌러 사는가 보다
모란역에 도착하니 거리가 왁자지껄 하네요
시장 입구의 조형물이 반깁니다
주변 골목길과 임시 장터 마당에 인파가 엄청 많군요
개소주, 염소진액을 만드는 압력솥(?)을 걸어 놓고 있는 건강원이 입구에 진을 치고 있고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이제는 철장에 갇힌 개들이 보이진 않지만 보신탕 집에 긴 줄이 서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먹는 장사가 제일 바쁜 것 같습니다
웬 긴 줄이 서있는 것이 보이길래 무언가 보았더니 호떡집 이었습니다
아낙은 호떡을 열심히 만들고 있고 남편은 돈을 받고 있었는데
돈통에 쉴새없이 돈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추운데 고생 하시는데 돈 많이 버세요 ~~
예전에는 대장간이 있는거 같았는데 이젠 호미, 낫, 쇠스랑, 톱 등 공장에서 만들어 오는 듯 합니다
닭발을 먹기는 하는데 막상 사려니 조리하는 것도 그렇고 막상 손이 안 가네요
칼, 가위 가는 점포도 있는데 한산 합니다
이제 봄이 온 것 같습니다
어물전을 열고 있는 상인들은 장사하기가 꽤 힘들것 같군요
이 누룩이 집에서 막걸리 담그는데 필요한 것인가요 ?
한참 장을 돌아 본 후에야 필요한 것들을 사기 시작 했습니다
의성 육쪽마늘 30,000 원
(깐마늘 사겠다는 것을 내가 까줄테니 그냥 사자고 했다, 어쩌지 ?)
대추 10,000 원
냉이 3,000 원
참기름 짜는 기계
참기름 8,000 원, 들기름 10,000 원
돈 지불하고, 짐 들고, 마늘 까는 숙제 안고, 지하철 타고 집으로 돌아온 보람찬(?) 하루 였습니다
첫댓글 가축시장에 줄이 긴 것은 보신탕집 때문이 아니라 춘향골 부속구이집 때문입니다.
철판에 돼지 잡고기를 구워 손님 앞으로 밀어 주면 쏘주 한병이나 맥주, 막걸리 등과 함께
무한리필로 전에는 1만원 했었지요.
호기심레 한번 먹어볼 만하고
주차장 건너에는 황제짬뽕이라고 줄서서 먹는 집이 있어요. ^^
강북 주민이 성남 주민보다 모란 시장을 더 잘 아니 부끄러울 뿐 입니다
@이종훈 원장님을 강북 주민으로 폄하하시면 아니되옵니다. 그분은 대한민국 전역을 나와바리(다꾸앙말을 써서 죄송)로 삼고 계신분이시니 깐두루 부끄러워하실 일이 아니지요.
@왜불러 하 ~ 어쩌시려고 이런 국가기밀을 마구 공개 하십니까 ?
마늘 까는 숙제는 다하셨는지요?
웬 사서 고생~~ㅎ
오늘로 이틀 되었는데 이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 두고 보고 있는 중 ....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