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은 형통하니 군자가 끝이 있나니라(조춘식)
경상북도교육연구원장(전) 小泉 趙 春 植
謙(겸) 亨(형) 君子(군자) 有終(유종) 겸손은 형통하니 군자가 끝이 있나니라
주역의 64괘 중 유일하게 지산겸괘는 6효가 모두 길하고 화가 없는 괘이다. 지산겸은 곤상 간하 즉, 위에는 곤괘(땅), 아래에는 간괘(산)인 외형상으로는 산이 땅위에 솟아 있지만 산의 뿌리는 땅 밑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이와같이 자기의 몸을 낮추는 것이 겸(謙)이다. 이 겸의 道는 어려서부터(亨) 익히고 수행하여 君子가 마지막(終)에 갖추는(有) 덕목이다. 군자의 미덕은 겸에서 일어나며, 군자는 겸양에서 인격의 꽃을 피운다. 군자의 마지막 공부이며 수행의 마지 막단계라 하겠다.
전통적인 한학자인 해동경사연구소 성백효 소장은 2014년 제68회 서울대 졸업식에서 축사 연사로 나서 주역의 지산겸괘를 소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출세하여 권력을 잡고 돈을 버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며 “자신이 남들보다 먼저 잘 살겠다는 생각보다는 선우후락(先憂後樂·천하를 먼저 걱정하고 그 뒤 즐거워야 한다)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서애 류성용의 형님이 겸암(謙菴) 류운용이다. 겸암이 세운 하회마을 겸암정사는 산 정상이 아닌 7부 능선쯤에 자리 잡고 있다. 겸(謙)의 정신이 들어 있는 위치라고 본다. 사람이 높은 지위에 있고 많은 것을 소유하게 되면 교만해 지기 때문에 “달도 차면 기울고(月滿則虧 월만즉휴), 그릇도 차면 넘친다(器滿則溢 기만즉일)”고 하였다.
겸괘는 자기가 수고로운 일을 하고서도 수고로운 일을 했다고 말하지 않는 노겸군자(勞謙君子)야말로 모든 일에 유종의 미를 거둘 뿐 아니라 많은 사람의 칭찬과 신망을 받는다고 했다.
옛날 성군은 농민과도 벗하고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 했다(與民同樂). 나 혼자 잘 살려고 하지 않고 없는 사람에게 베푸니 이웃과 더불어 같이 잘 사는 사회야말로 공존공영하는 겸손의 미가 가득한 사회이며, 평화롭고 아름다운 사회일 것이다.
프랑스 대통령 부부는 나이 차이가 24년이라는 게 화제다. 부인이 24년 더 많다. 미국 대통령 부부도 24년 차이가 나지만 이건 별로 화제가 안 된다. 이 상황을 주역으로 설명하면 어떻게 될까.
프랑스 대통령 부부는 지산겸(地山謙) 괘(卦)가 나온다. 위에 땅(地)이 있고, 아래에는 젊은 남자가 있다. 땅은 나이 든 여자로 본다. 24년 연상인 와이프가 위에 있고, 마크롱이 아래에 있는 형국이다. 나이 든 여자가 위에 올라타고, 남자가 그 아래 깔려 있다고 해서 나쁜 게 아니다. 주역적 사고에 의하면 이 형국은 겸손(謙遜)을 상징한다. 겸괘는 좋은 괘이다. 겸손하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다. 상대가 겸손하면 싸움 걸기 도 어렵다. 우리 모두가 겸손해지면 세상이 아름다워진다. 예천뉴스 webmaster@n161.ndsof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