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부 심사평>
어느새 중앙학생 시조 백일장이 열 두해를 맞이했다. 한글이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우리 고유의 문학 장르로 탄생한 시조를 근대에 와서 일본의 하이쿠처럼 글자 수 위주로 시험을 치르기 위해 배운 세대에게 시조를 물려받게 된 요즘 아이들에게는 시조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올해의 작품들을 보며 초등학생이 주제가 요구하는 점을 명징하게 유추해 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예를 들면 하늘을 ‘뭐든지 쓸고 다니는 이기적인 흙탕물’ 비가 내리는 것을 자기의 인연이 ‘하늘에 있는데 울지 말라고 위로 한다’ 또는 하늘은 ‘내일이 어려울 때 찾으러 가는 큰 바다’라고 풀어낸다.
어쩌면 오늘 수상이 생애 첫 수상이 되는 학생도 있겠지만 그들 세대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상징성 줄임말들로 연결된 요즘, 우리 고유의 시조를 창작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모든 학생에게 감사를 표하며 참가한 모두에게 상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앞으로 꾸준히 배우고 익혀 대한민국을 짊어지고 나아갈 믿음직한 시조시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심사위원-이남순, 김종빈
<중등부 심사평>
시조가 시와 다른 점은 정형의 틀이 있다는 것처럼 정형의 틀을 벗어나는 순간 시가 되어버린다. 정형은 곧 시조의 가장 기본적이고 지켜야할 불변의 틀이다. 내용이 아무리 출중하더라도 시와 분별되지 않으면 시조가 아니다. 덧붙이고 싶은 말은 주제 안에서 새로운 이미지나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야 한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옮겨놓으면 사진이나 비디오 수준에 머물고 만다. 초, 중, 고 통틀어 가장 많이 응모한 중학생 작품 중 일부만 선별해야 한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대상을 차지한 강호민 학생은 시적 역량과 호흡이 장점으로 돋보였다. 가로등에서 뽑아낸 누군가의 모습을 희망으로 변환시키는 능력이 탁월했다. 최우수상에 오른 신수아 학생은 ‘일기예보’에서 사람의 마음을 읽는 예리한 눈빛이 작품을 관통했다. 우수상을 거머쥔 정혜민 학생은 어머니를 가로등에서 끌어냈고 신재훈 학생 역시 가로등을 보모님으로 의인화 시킨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10명의 장려상을 받은 학생들과 수상작 밖에 머문 학생들에게 아쉬움과 더불어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심사위원-조영자, 김강호
<고등부 심사평>
고등부 시제 ‘길’, ‘바닥’이란 제목 자체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인데 고등학생들이 잘 이해하고 풀어낸 수작들이 많았다.
특히 대상으로 선정된 김예은 학생의 작품은 아버지가 걸어온 길은 ‘반달’이라는 이미지에 잘 은유하였다. 아버지의 힘든 삶을 “저 달이 가장 먼저 닿는 언덕이 되었어요‘ 라는 표현은 아무나 할 수 있는 표현이 아니었다. 상상력이 뛰어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심사위원-이승현, 임성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