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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즐겨 듣지만, 음악 연주자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그동안 별로 관심이 없었다.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노래를 부른 가수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만, 노래를 만든 작곡자와 작사가에 대해 잘 모르는 것과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굳이 이러한 사실을 밝히는 것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의 저자인 색소포니스트 강기만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의 곳곳에 소개된 저자가 연주하고 혹은 추천하는 음악들을 들으면서, 비로소 색소폰의 멋진 음색에 빠져들게 되었다. 악기 연주에 대해서는 소질이 없어 직접 연주를 할 생각은 하지 못하더라도, 앞으로 자주 그의 음악을 찾아 듣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내가 좋은 역할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이 내 존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하겠다. 이 책의 제목은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삶의 철학을 대변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색소포니스트 강기만의 마음 연주’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계속된 연주회를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저자의 감성이 잘 드러나 있고, 또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점이 잘 전달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장교로 군복무를 하면서 사병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색소폰을 처음 배우고, 이후 제대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인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제대를 한 후 만학도로서 예술대학에 진학하여, 초보자들을 위하여 색소폰 연주를 배울 수 있는 책도 출간한 바 있다고 한다. 그리고 색소폰을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면서, 지금도 열정적으로 음악인으로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색소폰을 연주하지 않았다면 이렇게나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저자는 ‘저 역시 그들 덕분에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무엇보다 ‘인간관계는 마음을 비울수로, 욕심을 내려놓을수록, 의외로 풍성해’진다는 저자의 말에 그래서 크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내가 진심을 다해 좋은 사람으로 존재하고 있는데 상대방이 그런 나를 영 몰라준다면’, 간단하게 ‘그 사람을 당신의 인생 리스트에서 ‘숨김 처리’하’도록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이러한 삶의 자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저자는 매우 솔직한 성격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러한 성격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요인이라 생각되었다.
문득 우리 삶의 목표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결국 ‘행복한 삶’이라는 대답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물론 행복에 이르는 방법과 삶의 태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타인이 나에게 원하는 라이프가 아니라 내가 주도적으로 살고 싶은 삶을 살아가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마음이 원하는 곳에 가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고 싶은 모임을 선택한다’고 한다. 이러한 삶의 태도가 나에게 깊이 공감되었던 것이다. 저자 자신은 이 책에 기록된 것을 ‘평범한 삶’이라 표현하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모든 사람들은 각자 ‘특별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평범해 보이는 삶일지라도, 그 사람의 특별한 경험이 덧붙여지면 그때부터 그의 삶은 특별하게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나와 인연을 맺은 모든 ‘특별한 삶’을 인정하고, 그에 공감하면서 마음을 넓혀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삶과 이 책의 내용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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