섯째돼지 스쿠버의 잔혹한 다이빙 가상으로 대변되는 고글을 착용한 채 잔혹한 스킨스쿠버 사냥을 시작한다
파도의 흐름이 바뀌는 이면의 수영장 철벽의 다이버는 맥주 한잔 들이키고 늑대를 먹어치우는 돼지만이 보인다
아이의 독법/김태경
쏟아진 자모를 쥐고 문밖으로 달아납니다
넘어져 무릎 굽힌 세 살 아야가 모묘에게 오우를 흔들어 보이며 괜찮다고 웃습니다 별일 아닌 듯 스수슈 일어나 손 내밉니다 단맛나는 쿠큐크키 한 웅큼 내어주고 다다다 뛰어가서 차캬에게도 인사합니다 빨대 꽂은쮸주스를 나눠 마시며 장난칩니다 토툐투튜 튀는 공처럼 말을 서로 주고 받습니다 갈 곳 없는 바뱌벼가 자석보드에 남았습니다 상관없거나 무방합니다 호효후휴 날아갑니다 앞에 선 머여마에게 안깁니다 스밉니다
말로는 말할 수 없는 말들을 읽습니다
적자생존/서희
강물은 부대끼며 모든 것을 껴안지만
한 번도 고임 없이체 갈 길을 주장한다
바다에 다다를수록 서로가 남이 된다
어수룩 살았어도 책 한 권 분량이다
귀하게 끌고 온 것 돌아보니 별 게 없어
결국은 으뜸은 죽고 버금만 와글댄다
눈덩이가 굴러온다/이나영
두 손이 맞닿으면 투명하게 변한다며 자꾸만 손을 잡는 당신을 잃지 않으려 첫눈을 녹여 먹었다 깨끗한 내가 되려고
당신이 여기 있단 한 마디 뱉자마자 가져도 온 적 없던 것들이 내게 온다 허기를 품던 만들이 불어나는 걸 보고 있니
찰나가 영원이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남은 이야기를 뭉쳐서 휙, 던져낸다 보고도 못 본 척해줘 점점 더 커질 테니까
불면증/이중원
새빨간 사과에서 심장을 깍아내도 사과는 붉게 뛰는 심장이 될 수 없는데 더 이상 멈출 수 없는 외길의 조각칼
다시금, 이 새싹은
갓 자란 머리털이 한 올씩 솟아나고 종종걸음 내달리듯 새순이 감아도는데 똑 닮아 초롱한 눈빛의 번져가는 이슬이
어찌 너는 그리 밝을 수 있었을까 움트듯 파릇하게 태어난 작은 램프 우리가 만든 세상은 검은 상자 같아서
세상의 빛살 너머 새로나온 마지막 숨 침묵하며 죽어야 할 어른이란 잔인한 이름 산 듯이쭉은 자에게 봄날 아직 있는가
어찌 너는 그리 뿌를 수가 있을까 무거운 신발굽이 매 호흡을 가늠해도 시멘트 바닥을 뚫고 피어나온 작은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