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e5Kexryy8GQ?si=X8VqBD4m77nwmfGH
목마와 숙녀 /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生涯와
木馬를 타고 떠난 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木馬는 主人을 버리고 그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少女는
庭園의 草木 옆에서 자라고
文學이 죽고 人生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愛增의 그림자를 버릴 때
木馬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孤立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別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女流 作家의 눈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燈臺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패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木馬 소리를 記億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意識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人生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雜誌의 表紙처럼 通俗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木馬는 하늘에 있고
방울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 1954년 발표
* 성격: 낭만적, 허무적
* 주제: 6.25 전쟁 후 절망적 현실과 떠나가는 것들에 대한 애상(哀傷)
첫댓글 오랜만에 듣는 박인환 시...감사
읊조렸던ᆢ
옛 추억속으로 빠져봅니다
목마와 숙녀~~~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孤立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