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생각으론 제주의 토속음식 중에 가장 제주스런 음식은 아마도 몸국이 아닐까 싶다.
제주에선 예로부터 잔치, 喪 등 큰 일이 있을 땐 돼지를 잡았는데 그 돼지를 잡은 물에 흔하디 흔한 모자반과 메밀 가루를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니 갑자기 많은 손님 치르기에 이만한 것이 있겠는지.
그러니 몸국은 육지로 치자면 육개장에 해당된다고나 할까.
처음 먹는 사람에겐 모자반의 미끄런 식감과 돼지 특유의 냄새로 조금 거부감도 들 수 있으나 제주 사람들에겐 아주 친숙한 음식.
요즘은 용연 앞에 있는 '김희선 몸국' 처럼 관광객들 입맛에 맞춰 내놓는 집도 많으나 오늘은 제주 본래의 맛에 가까운 몸국 전문점 '신설오름' 식당에 가 점심을 먹다.
제주에 와 이 식당에서 처음 몸국을 먹을 땐 그리 맛있다는 걸 몰랐는데 이젠 종종 이 맛이 그립고 제법 맛있다고 여겨지니 이젠 나도 제주 사람 다 된 듯.

제주시 일도2동 소재의 몸국 전문식당인 '신설오름'의 전경

주방엔 몸국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제주산 노지 배추가 수북히 쌓여있는데 그 맛은 예전에 우리가 먹던 재래종 배추와 비슷

몸국을 먹을 땐 이렇게 고추가루를 곁들이는데 뜨거울 때 먹어야 제 맛

신설오름은 그리 크지 않은 식당이지만 제주 토박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