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클 제890-891차 제7기 신곡 지옥편 제12곡 Zoom Meeting (10-11) 2022-03-12~03-19
지옥편 제12곡 (Inferno Canto 12)
폭력배들의 지옥
사회: 김용동선생 강사: 김문자 선생
●<제 12곡 개요>
1. 제7환1원의 지형묘사(1-10)
2. 미노타우로스의 발광(11-27)
3. 바위가 굴러 떨어진 경위(28-45)
4. 켄타우로스에 대한 설명(46-99)
(a) 골짝 아래의 광경(46-63)
(b) 켄타우로스들에 대한 설명(64-75)
(c) 버질이 케이론에게 길안내 부탁(76-99)
5. 피강(血河)의 폭력자들(100-138)
6. 네소스(Nessus)가 여울을 도로 건너감(139)
1. 줄거리
여기는 폭력배들의 혼이 고통받는 지옥7환 제1원이다. 거기 내려가는 낭떠러지는 매우 가파르고 험난하다. 이곳은 이웃과 이웃의 재산에 폭력을 가한 자들이 벌을 받고 있다. 두시인은 우두인신(牛頭人身)의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만난다. 그는 자해(自害)하며 분통을 터뜨린다. 버질이 호통을 치자 괴물은 발광(發狂)을 한다. 그 틈을 타서 두 시인은 절벽 아래로 내려간다. 산사태로 바위가 여기저기 깨져있고 모양이 황폐하다. 버질은 이렇게 된 경위를 설명한다(28-45행). 두 시인은 산골짜기를 내려가다가 반인반마(馬人)의 괴물 켄타우로스의 위협을 받는다(46-63). 버질은 켄타우로스의 대장 케이론, 부하 네소스 그리고 폴로스를 단테에게 소개한다(64-75행). 버질이 케이론에게 지옥 방문의 목적을 말하고 단테의 안내를 부탁한다. 그는 네소스에게 안내를 명한다(76-99행). 네소스는 눈썹까지 잠기운 폭군들, 낯짝만 내놓은 놈, 목 그리고 가슴까지 드러낸 놈들이 누구임을 단테에게 말해준다. 이어서 끓는 혈하(血河)의 이쪽은 얕고, 저쪽은 깊다고 말한다. 그것은 폭력의 경중(輕重)에 따라 나눈 것이다. 네소스는 임무를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간다(100-139행).
2.본문강의
1)괴물 미노타우로스(1-45행)
①낭떠러지의 내리막 길(1-10)
제11곡마지막(115행)에서 단테는 7환 제1원을 "내려갈 낭떠러지"라고 묘사했고, "저 멀리 아득하다"고 했다. 두 시인을 둘러싼 광경은 매우 황폐하였다. "거기 버티고 있는 놈(2행)"은 우두인신(牛頭人身)의 괴물 미노타우로스이다.‘ 트렌토(4행)'는 이탈리아 북부알프스 산자락의 도시로 가파른 계곡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아디체(5행)는 이탈리아 북방을 흐르는 하천의 이름이다. 1-9행은 10행의‘저 낭떠러지의 내리막'을 묘사하고 있다. "부스러진 바위(8행)"-단테는 유랑생활 중 산 사태(AD 883년경)가 일어나서 아디제 강물 밑 지형의 굴곡이 험해진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한다.
② 우두인신(牛頭人身)
‘미노타우로스(10-27행)'는 전설에 의하면 크레타 섬의 왕, 미노스의 아내 파시파에(Pasiphae)가 해신(海神) 포세이돈이 미노스에게 선물로 준 황소를 연모한다. 장인(匠人) 다이달로스는 쇠가죽으로 덮은 목제 암소를 만들어 준다.
파시파에가 그 속에 들어간다. 황소를 통해서 난 것이 미노타우로스라는 괴물이다(Singleton, p186). 미노스왕은 이를 크레타의 치욕으로 알고, 괴물을 미궁(Labyrinth)에 가둔다. 미노스(Minos)는 아테네의 미소년과 소녀 각 7명씩을 조공받아, 미노타우루스에게 먹였다. 아테네의 테세우스 공은 이에 분개하여 크레타 섬으로 간다. 미노스의 딸인 아리아드네(이복누이)의 도움을 얻어 미노타우르스를 죽인다(Sayers, p146).귀로에 헤매지 않으려 몸에 실을 감고 갔기에 살아서 돌아온다. 귀족 또는 왕후가 바람피운 이야기는 많다. 이 신화는 인간성(人間性)속에 수성(獸性-짐승)이 깃들어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레위기(20:15-16)는 수간(獸姦)을 엄금했다.
③ 버질은 이곳의 산사태 발생의 경위를 단테에게 설명해 준다(28-45행). ‘누구의 말(41행)’은 엠페도클레스(490-430BC)의 학설이다(최민순,을유, p92 참조).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운명하실 때(마태27:51) 지진이 일어나 여기가 이 모양이 되었다는 것이다. 미노타우로스는 분노(忿怒)의 상징이다. 애증(愛憎)의 불균형(不均衡)의 결과로 이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2) 괴물 켄타우로스(46-99)
①‘피의 강변(47행)’은 아케론, 스틱스에 이은 지옥의 3번째 강 플레제톤 강이다. 살인자와 폭군들이 벌 받는 곳이다. 이승의 분노가 미치는 저승에서의 결과(49-51행)를 본다.
② 켄타우로스(56행)는 반인반마(半人半馬)의 괴물이며, 포학(暴虐)의 상징이다. 인간 이성(理性)이 욕정(欲情)의 노예(奴隸)가 된 모습이다. 케이론(65행), 네소스(68행), 그리고 폴로스는 모두 켄타우로스이다. 살인자와 폭군들의 지킴이들 이다. 단테는 케이론을 3명의 대장으로 부각시키며, 비록 그를 지옥의 지킴이로 두었지만 그는 고대 그리스 영웅들과 아킬레스(트로이전의 용장)며 테세우스 공을 길러낸 교사였다. 나다나엘 호손은 케이론을 그의 작품 속에 재생시켰다. 교실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이 머리와 얼굴은 사람인데 다리와 몸이 말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했다.
③ 케이론에게 버질이 길 안내를 부탁한다. 케이론이 네소스에게 이 일을 맡긴다(76-99행).‘화살 통으로 자신의 턱 수염을 뒤로 제끼더라(He parted his beard to both sides of his jaws.78행,p227).’ 롱펠로우는 이렇게 썼다. ‘모든 위대한 예술은 보고 믿는 바의 어떤 것을 나타냄이다.’ 단테는 12곡 78행을 묘사함에 있어서 꿈에도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을 실제로 본 것처럼 그려내었다. 천재시인의 상상력과 캐릭터 묘사에 감탄한다.
‘두 모습이 한데 이어진(83행)’- 인성(人性)과 마성(馬性)이 합쳐진 케이론이다. ‘정말 저는 살아있고 홀몸이기에 나는 캄캄한 골짜기를 저에게 보여 주어야 하나니(85행)’- 버질이 케이론에게 이곳을 방문하는 목적을 말한 대목이다. 스승은 단지 제자에게 지식전수자(知識傳授者)가 아니고 삶 자체를 체험(體驗) 시키는 자이다. 체험은 제자의 몫이고 스승은 계기를 마련해주는 자이다. 싯달타가 가빌라 성에서 환락만 즐겼다면 어찌 인생(人生)의 진면목(眞面目)을 보았을까? 그는 성 밖에 나와서 생노병사(生老病死)의 사고(四苦)에 마주치게 되었다. 지옥의 현장은 도처에서 언제든지 우리가 보는 바이다. 신학대학 교실에서 목사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현장체험(現場體驗)을 겪지 않으면 그의 설교는 온실 속의 화려한 꽃에 불과하다. 단테는 피렌체의 피비린내 나는 정쟁(政爭)의 중심인물이었다. 그는 지옥 체험의 산 증인이기에 그의 글은 우리에게 설득력이 있다. 직장생활 10년이란 세월 속에서 지옥의 부분을 나 역시 체험하였기에 그리스도 복음(福音)의 필요(必要)와 진가(眞價)를 알게 되었다.
3) 피강(血河)의 죄인들(100-139행)
두 시인은 켄타우로스 네소스의 ‘믿음직한 호위를 받고(100행)’ - 뜨거운 혈하 프레제톤에 잠긴 폭력배들은 그들의 죄질에 따라 누구인지를 하나 하나씩 안내를 받는다. 피와 약탈(掠奪)을 일삼은 폭군(105행)들은 눈썹까지 잠겨있다. 폭력의 무게 때문에 눈썹까지만 보인다.
이 중에서 알렉산더(365-323BC)가 보인다. 30세에 마케도니아제국을 건설하기까지 그를 통하여 흘려진 피는 강을 이룸직하다. 히틀러는 600만명의 유대인의 생명을 없이 했으니 그 역시 알렉산더 못지않은 벌을 받고 있을 것이다. 대량살상(大量殺傷) 무기를 만들어 세계를 파멸(破滅)로 몰고 갈 인물들도 ‘눈썹 혈탕’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악의 축으로 거명된 인물들은 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인명을 죽게 하고 세계를 황폐시킨 자들이었다. 그 다음은 새까만 머리와 낯짝만 내놓는 놈(109행),그 다음은 피강 위에 목만 내어놓는 놈(117행), 외로이 서있는 그림자(118행), 머리며 가슴까지 드러낸 백성도 보았다. ‘그림자(118행)’는 헨리가 아니고 그를 죽인 몬포르테였다.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을 때 몬포르테가 죽였다. ‘신의 품’은 성당 안이다. 심장을 시신에서 끄집어내어 상자에 담고 템스 강 다리위에 집을 세워 기념하고 있다는 것이다(The heart still dripping blood). '플레제톤'의 이쪽은 점점 얕고 맞은편은 점점 깊다고(124-130행)한다. 폭력살인(暴力殺人), 약탈의 경중을 가리킨다. 예수님은 ‘검을 쓰는 자는 검으로 망한다.’고 했다. 단테 시대의 폭력은 국지적이었으나 현대는 인류전체의 멸망을 가져올 폭력앞에 서있다. 2003.3월20일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했다. 바그다드의 밤하늘을 폭력으로 물들였다. 예수님이 '검을 든 자는 검으로 망한다.'고 했다. 현세에서 남의 피를 흘린 죄는 지옥에서 끓는 피의 강물에 잠기는 벌을 받고 있다. 신화는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인간성을 리얼하게 그려주고 있다.
(2005.12.23 홍응표 씀) 2016. 2. 5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