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탈 필요없는 섬, 석모도
2018 파랑기자단은 사전기자교육을 받고 난 이후의 정식 첫 취재지로 석모도를 갔다.
26일 7시 50분 계산역 한 웨딩홀 앞. 고등학교 1~3학년으로 구성된 파랑기자단 학생 31명이 하나둘 모여 첫 모임을 가졌다. 새로 온 친구들이 많아 일부는 휴대폰만 보는 등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여한 학생들은 인사를 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첫 만남의 어색함을 풀어주기 위해 각자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다, 첫 마이크를 쥔 친구는 부끄러움을 많이 탔지만, 그 뒤로 가면서부터 자신감이 붙는 모습이었다. 자기소개를 마친 뒤 그렇게 서로를 알아간지 2시간정도 흐를 무렵 기자단은 석모도에 다다랐다. 다리가 완공돼서인지 적지 않은 관광객들이 석모도를 찾아왔다. 하지만 ‘과연 이 관광객들로 인해 석모도 주민들은 많은 수혜를 받았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석모대교를 건넜다.
석모도 수목원 이기영 숲 해설가를 만나다.
파랑기자단이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석모도 수목원이다.
수목원은 우리가 자주 봤던 모습이 아니었다. 동일한 나무를 일렬로 심은 형식적인 구조가 아닌 자연 그대로 보존했고, 듬성듬성 나무가 심어져 있어 휴양림에 온 기분이 들었다.
그곳에서 만난 이기영(64) 숲 해설가는 파랑새 기자단과 함께 수목원을 돌며 숲을 소개했다. 이기영 숲 해설가는 전 국어 선생님이자 강화여고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한 이후 숲 해설가 자격증을 취득해 석모도에 근무 중이다.
이 해설가는 숲 속 나무와 꽃들을 유래부터 효능까지 상세히 설명했다. 그중 느티나무는 수호신의 역할을 하고, 전라북도 남원에서 잘 만든다는 목기그릇은 노각나무로 만들어진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석모도 수목원만의 특징이라 함은 자연 그대로 보존했기 때문에 초목이 살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산사나무는 약재로 사용하고 마트에서 흔히 보는 산사춘 원료로도 사용된다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지루할 수 있었던 숲 해설 프로그램을 재밌게 진행해나갔다.
이 해설가는 “천명 넘게 숲 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유치원생부터 많게는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해설해주고 있다. 하지만 가장 당황스럽고 긴장될 때는 유치원, 초등학생이 묻는 자그마한 풀들의 이름부터 보이는 나무대로 질문할 때 자신도 모르는 내용에 가장 긴장되고 곤란한 경험을 한다. 또 노인 관광객 중에 지식이 있지만 보충설명을 요구할 때 가장 난처하다.” 며 이야기했다. 또 이 해설가는 ‘자신이 2년동안 천명의 관광객을 받았지만 더 많은 관광객들이 석모도 수목원에 와서 숲 해설 프로그램을 들었으면 좋겠다.’ 며 아쉬움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석모대교 개통 이후 매출 급감한 석포항
그렇게 우리는 점심을 먹고 나서 잠시 휴식시간이 있을 때, 식당 주변을 돌아보고 나서야 그곳 주변엔 석포 선착장이 있었다. 아무래도 석모대교가 완공된 이후라 배타고 오는 일이 없어지다 보니 석포항 대합실은 문을 닫고, 선착장 문 역시 굳게 닫혀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주변에서 각종 젓갈을 팔고 있는 한 상인을 만나 이야기를 했다. 상인은 ‘아무래도 배타고 오는 사람이 없어 이곳 주변은 많이 삭막해져있다. 그리고 우리도 젓갈을 팔고 있는 입장에서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배가 다니던 시절과 비교하면 매출이 많이 줄어든 상태이다. 그래도 단골들이 자주 찾아와 주는 덕에 장사를 유지할 정도는 된다.’ 며 석모대교 완공 이후 많이 어려워진 석포항 장터를 이야기 했다. 또 상인은 ‘아무래도 석모 선착장 주변에 볼거리가 없어 사람들이 드나들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주변에 볼거리를 만들면 관광객들도 다시 찾아올 수 있을 것 같다.’ 라는 의견을 이야기했다.
해미지마을 김미경 사무장을 만나다
점심을 먹고나서 파랑기자단은 석포리 경로당을 찾아가 김미경(52) 해미지마을 사무장을 만났다.
김미경 사무장은 PPT자료까지 준비할 정도로 우리에게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려줬다. 해미지마을의 뜻은 바다와 땅의 멋이 있는곳이라는 의미를 담은 마을명이라고 한다. 김미경 사무장은 “석모도 항은 옛날에 연간 80만명이 돌아다녔다. 줄을 설 정도로 석모도항은 활기가 넘쳤지만, 지금은 소외된 곳이다.” 며 옛 석모도항의 모습을 생생히 전달했다. 또 김미경 사무장은 ‘삭막한 석포리마을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5년 해미지마을 조성사업이 선정되어 30억의 지원금을 받았고, 현재 석모 선착장 입구에 환영 게이트기를 설치, 상인 판매장을 리모델링했다.’ 고 이야기했다.
시범사업이지만 지역역량강화를 위해 새우잡기 체험, 갯벌체험프로그램, 순무김치와 순무강정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범사업이라 잘 알려지지 않았고, 프로그램에 사용될 준비물도 마련되어 있지 못해 아직 시범사업의 성격이 강하다고 한다. 해미지마을사업으로 준비중인것은 외포리에 케이블카 설치를 계획중이라 했다. 마지막으로 김미경 사무장은 ‘지금 관광객이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석포리 주변으로 유입되지 않아 마을이 매우 삭막하다.’ 며 ‘따듯한 마을이 됐으면 좋겠다.’ 라고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