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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선택의 자유도 없이 세상에 던져진 모든 아기들에게 보내는 매시지’라는 부제를 통해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은 엄마의 태반에서 자라다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아기’의 상황을 저자의 상상력으로 그려낸 내용이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완성하기까지 3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아마도 엄마의 뱃속에서 지내는 아기를 어떻게 그려낼까 생각하는데 그 대부분의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아울러 엄마의 뱃속에 머물러 있던 동안 ‘아기’가 어떻게 느꼈을지도 모르기에, 그러한 점에 대한 고민과 상상력을 완성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하겠다.
책의 내용은 ‘우유가 강처럼 흐르고, 꽃향기가 가득한 그곳에 한 아기가 살고 있었다.’라고 시작하고 있다. 편안하기만 한 그곳을 아기는 ‘지금이 좋아, 지금이’라고 느끼며, 그저 ‘먹고 자고 꿈을 꾸’는 것으로 그려내고 있다. 아기는 ‘우유를 마시다 잠이 들면 꿈을 꾸었고, 꿈을 꾸다 잠이 깨면 우유를 마셨다.’ 하지만 엄마의 뱃속에서 지내던 아기는 필연적으로 세상으로 나와야만 된다. 저자는 그것을 아기가 사는 세상에 ‘작은 구멍’이 생기는 것으로 표현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 구멍이 커지는 것으로 그려내고 있다.
구멍이 커갈수록 아이의 두려움도 깊어지고, 모든 것이 구멍으로 사라져갈 즈음 아기에게 호기심으로 작용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비장하게 ‘마지막 남은 우유 한 방울을 머리에 발라 가리마’를 탄 아기는 구멍 속으로 뛰어들게 된 것이다. 그렇게 태어난 아기는 마침내 엄마와 가족들의 품에 안기고, 기족들의 보살핌 속에서 ‘우유가 강처럼 흐르고 꽃향기가 가득한’ 새로운 세상에서 살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듯 저자는 아기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나름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표현하고 있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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