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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내 편인 이 세상 단 한 사람’라는 책의 부제는 저자에게 엄마가 어떤 의미의 존재였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이미 세상을 떠나 다시 만날 수는 없지만, 저자의 삶에서 엄마는 ‘단 한 사람’으로서의 위치를 차지했던 것이다. 살아계실 때에는 그러한 의미를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돌아가신 후에 함께 했던 시간들을 돌이켜보면서 엄마라는 존재가 얼마나 컸던 가를 확인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하겠다. 과거의 기억 속에서 힘들 때 기대어 투정을 하면서 위로를 받기도 했고 때로는 원망을 쏟아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문득 그러한 존재의 부재(不在)를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라는 안부를 전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어느새 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의 역할과 가족의 의미가 새삼스럽게 다가왔을 것이다. 그리하여 엄마를 생각하면서 써내려간 저자의 ‘사모곡(思母曲)’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독자에게 충분히 공감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이해된다. 방송작가로 활동했던 경력을 지녔기에, 전체적으로 문장이나 내용도 매끄럽게 이해된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미 세상을 떠난 엄마에 대한 저자의 간절한 그리움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간혹 주위에서 사춘기의 자식들과 겪는 갈등을 토로하는 이들이 하는 말을 듣곤 한다. 내 아이의 그 시절을 떠올리며 공감을 표하거나, 혹은 그저 ‘이 시간도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위로의 말을 해주곤 한다. 그리고 문득 그만한 시절 부모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을까를 되뇌어 보기도 한다. 생각해 보면 나 자신이 부모님에게는 그다지 온순했던 자식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자식들의 행동이 마음에 차지 않았을 때, 부모들은 ‘너와 꼭 닮은 자식 낳아서 키워봐라!’라는 말을 했었다. 그리고 부모가 되어 자식을 키우면서 적지 않은 갈등을 겪으면서, 그 말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되곤 한다.
저자 역시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살아생전 제대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자신의 몫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아마도 그러한 아쉬움이 이 책을 쓰게 만들었던 동력이 되었을 터이고, 과거의 경험을 통해 지금 현재의 내 자식과 가족들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이미 세상을 떠난 부모와 함께 했던 기억은 조금씩 희미해질 터이고, 이제는 내 자식의 부모로서 내가 그 역할을 해야만 할 것이다. 저자는 세상을 떠난 부모가 생각날 때마다 ‘부치지 못한 편지’를 썼지만, 앞으로는 조금씩 그 기간이 길어지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과거의 나가 엄마에게 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앞으로는 자식들의 몫으로 남기지 않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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