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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고, 지난 학기 기말에 학생들과 함께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았다. 보고 싶은 영화를 선정한 것은 물론 학생들이었고, 나 역시 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 흔쾌히 응했다. 일본을 배경으로 한 만화와 달리, 영화는 한국을 배경으로 바꾸어 그려내고 있었다. 만화에서는 주인공의 고향행이 다소 불분명하게 처리되어 있었지만, 영화에서는 임용시험 탈락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한국 사회의 문제로 제시되어 있었다.
다루고 있는 음식 역시 일본과 한국의 특성에 맞추어 변형되어 있었으며, 등장하는 고향 친구들과의 관계도 적절히 설정되어 있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갑자기 사라진 '엄마'의 존재는 여전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만약 돌아온 고향에 엄마가 있었다면, 이러한 소재는 성립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만화나 영화에 등장하는 작품의 스토리 라인보다는 음식을 대하는 주인공의 태도에 집중해서 보았던 것 같다. 나 역시 예전에는 아침 산책을 하면서 뒷산에서 따온 나물이나 열매로 무언가를 만들어 먹기도 했었다. 이 책을 보면서 그때 당시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이제는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러한 여유를 내는 것이 쉽지 않기에, 이 책을 통해 나만의 추억을 떠올렸던 것이다.
우리는 생활하면서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한 '일탈'을 꿈꾼다. 그러나 그것을 실천하며 살기는 쉽지 않다. 하여 이 책을 통해서라도 잠시나마 '일탈'을 꿈꿀 수 있기를 기대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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