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3가역 6번 출구 갈매기살 골목에서 대낮부터 쏘주나 한잔하려 했더니 너무 일러 모두 영업 전입니다.
낮술 하려는 한 두 사람 때문에 직원 출근시키려면 효율성이 떨어지겠지요.
골목 초입에 '서피맛골'이라 써붙이고 그 밑에 '조선시대 600년간 서민의 허기를 채워냈던 골목,
서피맛길'이라고 오버하며 避馬길을 피맛골로 설명해놓고 있었습니다.
뭐 이 정도 스토리텔링이야 애교라고 쳐주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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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낡은 한옥 대문간에 분꽃, 나팔꽃, 맨드라미 화분들을 늘어놓고
빨랫줄로 묶어 놓았던 한적한 좁은 골목이
젊은이들 취향의 새로운 동네로 변해버린지 오래되었습니다.
이 골목에 패션 소품점, 브런치 카페, 베이커리 카페, 호프, 이자카야, 아깃자깃한 음식점들이 들어차
멋모르고 들어간 늘그니들은 분위기에 맞지 않아 스스로 밀려 나올 정도가 되었습니다.
촌 늘그니 어리바리 구경을 하다가 '식당'이란 낯익은 단어를 보고 반가워 골목에 멈춰 섰습니다.
골목 왼쪽은 두 번째 사진의 베이커리 카페 뒤쪽 창이었고 오른쪽에 호호란 음식점이 있었습니다.
식당은 젊은이 취향의 일식집이었는데 툇마루 디딤돌에 앉아 있으니 메뉴판을 갖다 줍니다.
갖 튀긴 커틀렛을 자를 때 올라오는 냄새는 새벽에 빵 굽는 냄새처럼 기분 좋아서
나는 생선가스를 좋아합니다.
마트나 백화점에서 파는 반조리된 생선가스를 집에서 튀기면
냄새는 물론 내용물은 거의 생선살이라고 할 수 없는 결이 사라진 곤죽처럼 되고 맙니다.
전문점이니 그걸 기대하며 시켰습니다.
모양은 좋은데 동태 비린내를 다 잡지 못했네요.
이 집 시그니처 메뉴는 돈가스인 모양인데 그건 동네에도 잘하는 집이 있어 패스하고
내가 잘 만들어 먹는 함박과 비교해 보려고 그걸 시켰습니다.
내가 만든 함박보다 더 두터운 패티 동산에 반숙 달걀 프라이가 모자처럼 얹혀 나오고
새빨간 우메보시와 오이, 무절임이 같이 나왔습니다.
두터운 패티는 좋은데 내 밥은 어디로?
'밥 안 가져왔다'라고 다구치는 걸 미루고 썰으니
미끄덩하며 패티가 갈라지며 아래층에서 밥이 나옵니다.
하얀 밥에 소스를 뿌려놓으니 그걸 패티로 착각했습니다. 그럼 그렇겠지
그러나 생선가스보다 맛과 식감이 좋았던 함박스테이크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젊은이들은 이 맛있는 음식들을 반쯤은 남기고 나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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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음식 사진 구경하기도 숨이 차네요^^
달걀 프라이의 모양도 그렇고
위치도 아주 절묘하네요
추억의 함바구스떼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