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손끝이 시린게 아니라 저린다. 열손가락이 다 그렇다. 이건 또 무슨 신호일까. 나이 먹어간다는게 이런 불편을 격으면서 자숙하는 세월일까. 이미 잡아놓은 날인것은 알지만, 그게 5년 후, 10년후 일수도 있다는게 두렵고도 무섭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사람인데, 사람으로 나서 사람으로 살았는데, 더이상 사람이 아니게 산다면 그건 사는게 아니다. 끝까지 사람은 사람으로 살아야하고, 사람으로 살기를 원하고, 사람으로 살아야한다. 그래야 사랆이지, 안그런가? 하긴 멀쩡해가지고 사람으로 안사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긴 하다. 아무 이해관계도 없는, 생면부지 타인에게 무차별 폭력을 휘두르거나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어디서 왔을까. 우리안에 웅크리고 있던 괴물들이 발현한 것은 아닐까. 외로워서, 혹은 두려움이 지나처서 어느날 괴물이 되어버린 우리안의 또다른 내가 있음을 알고있다. 말로는 사람을, 배려를 돌봄을 말하지만, 다들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다보면 내 안의 불쌍한 나를 들여다볼 여유도 없다. 하루가 너무도 빨리 가고있어서다. 나만 그런가. 똑똑하거나 잘난 사람들은? 부지런한 사람들은 하루를 잘 활용하고 있어서 안그럴수도 있을까? 가령 하루 24시간중에 나처럼 잠자는데, 빈둥대는데 시간을 다 써버리는 사람하고는 달라도 너무 다르지 않을까 싶긴하다. 하루가 너무 빨리 간다고 투덜거리는 것 보다는 잘 활용하는게 현명할수도 있는데. 아니, 할일, 해야할일, 하고싶은 일도 없으면서 시간마저 더디가면 이건 지옥일수도 있다. ㅎㅎㅎ. 무엇이 어떻게 되던 나는 투덜거린다! 이런 투덜거림까지도 참아주시는 분이 있음에 대하여 무한 감사를 드린다. 어머니는 정말 좋은 분이셨다. 그 어머니 다음으로 그분이 계셨음을 알고 감사하지 않을수 없다. 80억이던 90억이던 그중에 하나임을 만족하게 알길 원한다. 유일하지 않아서 오히려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유일하지 않아서 실망했다. 90억중의 하나면 그게 얼마나 되냐고 불만했다. 내 안의 나는 늘 그랬던 것 같다. 이제, 90중의 하나인게 감사라는 생각이 든다. 90억중에 들지 못했다면? 앗찔하지 않을수 없다. 그분은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 아니기에 90억이나 1이나 같다. 물론 다 이해한다면 거짓말이다. 공감도 당연 아니다. 하! 멀다. 여전히 멀고도 아득하다! 세상은 참 어수선하다. 정의도 없고 사랑도 없고 배려도 협력도 없다. '나'만 만연하다. 그래서 황무하고 살벌하고 무정한 것인가. 아니, 착한사람들이 더 많다. 그 착한 사람들이 세상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믿는다. 이 혼탁한 세상에 맑은물 한종지가 무슨 효과가 있겠나 싶은 사람이 아니라, 맑은물 한종지가 되어 혼탁한 세상으로 뛰어드는 사람이 정의가 되고 사랑이된다고 믿는다. 그분은 졸지도 잊지도 않으신다니까 그분께서 다 알고 계신다니까 그분께서 알아서 하시도록 기다리면 된다. 내 날이나 당겨졌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