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24일 수요일..
오늘은 드디어 고운이와 어진이가 '학생'이 된 날이다.
아침일찍 깨우면서 "신고운 학생, 신어진 학생, 신샘 원생 일어나, 얼른!!" 그렇게 한마디 했더니
나름대로 긴장을 했었는지 금새 일어난다.
아이들 깨우기 직전에 파주 아버님과 장안동 엄마랑 통화를 했다.
아버님께서는 시숙님께서 이 까페 내용을 복사해서 갖다드리셔서 좀 전까지 읽었노라고 하셨다.
(시숙님 고맙습니다.)
이제는 파주 부모님들도 이 글들을 반갑게 읽으시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더더욱 열심히 까페에 글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버님께서는 여러 당부말씀을 하셨는데,
첫째, 내 건강을 염려하시면서 살을 찌우라고 하셨다. 내 키에 50킬로는 되어야 기본 체력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하셨는데, 당장 50킬로까지는 힘들 것 같고, 47킬로까지 찌우는 것이 내 목표다. 아무래도 나는 친정아빠 체질을 닮았는지 살 찌우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지만, 3킬로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둘째, 어진이가 식욕이 좋다는 글을 읽으신 아버님, 애가 아무리 많이 먹는다 해도 절제해서 먹게 해야지 안 그러다가 비만으로 가면 큰일이라고 하셨다. 고운이와 달리 어진이는 딱 찌기 쉬운 체질이라고 하시면서... 아직은 통통하고 귀엽지만, 갑자기 어찌 될지 모르니 조심해야겠다.
그리고 장안동 엄마랑 통화했는데, 내 목소리가 밝아서 기분이 좋다고 하신다. 앞으로는 그렇게 아프지 않도록 노력할테니 염려마세요.
하여간에...
애들을 깨워서 바로 1층 부엌으로 보냈다.
어제저녁에 미리 끓여놓은 콩나물국에 밥 말아 먹게 차려주고 나도 함께 먹었다.
그리고는 바쁘게 준비를 했다.
우선 치카를 시켜주고, 교복을 입혔다. 샘이는 "왜 나는 그런 옷 안 줘?" 하면서 엉엉 울어대서 할 수 없이 빨간 옷 하나 꺼내 입혔더니 좀 진정이 된다. 샘이가 더 긴장하는 듯..
고운이 머리 빗기고 애들 스넥(간식)으로 초코우유와 소포장된 과자 하나씩 가방에 넣어주고..
가방 메어주고 그렇게 차에 몸을 실은 것이 정확히 8시 20분이다.
오늘은 첫날이라 8시 40-50분까지 오라고 했다.
학교에 도착하니 모두 똑같은 복장으로 나타난 아이들, 그리고 반가운 사람들..
나도 활력이 솟는 듯하다.
학교에 들어가기 직전에 사진 한컷 찍었다.
다소 긴장해있는 학생들 표정 한번 보시길..
오늘은 학교 첫날이라 교회에서 예배가 있었다.
예배를 마치고, 아이들은 교실로 들어가고, 부모들은 교회 목사인 피터와 그의 아내 테레사의 초대를 받아 커피를 마시러 그 집에 갔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참 이 교회와 학교 사람들은 너무너무 좋구나, 나를 진심으로 염려해주고 이해하는구나 하는 따뜻함을 느꼈다.
그리고 나니 시간이 10시 반. 샘이를 데리고 Target이라는 매장에 갔다. 내가 실수로 어진이 벨트 사는 것을 잊었었다. 어진이 벨트도 사고, 애들 옷 수납해 놓을 상자도 사고, 그렇게 하다보니 어영부영 애들 데리러 갈 시간이 되었다. 샘이는 참 피곤했을 법도 한데, 학교 첫날이라고 자신이 더 긴장했는지 표정이 재밌기만 하다. 매장에서도 엄마랑 오랜만에 단둘이 수다떤다는 사실에 감격해서 계속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고, 나는 그런 샘이가 귀엽고 이뻐서 자꾸만 뽀뽀를 해댄다.
다시 학교로 돌아온 시간이 12시. 12시 5분이 되자, 아이들이 가방을 메고 내게 달려온다. 고운이는 너무 재밌었다고 하고, 어진이는 재미없었다고 하고... 그래도 두 녀석 표정이 아주 밝다.
나로서는 애들을 이 곳으로 보내게 한 것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우리애들 나이에는 총 7명이다. 남자애들은 4명, 여자애들은 3명..
선생님도 고운이와 어진이를 오랫동안 봐 와서 잘 알고 있고
아이들도 학교 환경에 매우 익숙하고
현재로서는 아쉬운 점이 전혀 없다.
하나 있다면, 학교 앞에 살았으면 참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인데, 그거야 뭐...
집에 오는 길에는 Trader Joe's라는 그로서리 마켓에 들러서
빵, 수프, 치즈, 타이누들 등을 사왔다.
점심으로는 타이누들(태국국수)을 끓여줬더니 잘 먹는다.
생긴 것은 딱 컵라면 같이 생겼는데, 양이 정말 엄청나다.
다음에도 또 해먹어야지. 애들과 간단하게 점심으로 때우기 참 좋았다.
물론, 우리는 김치랑 같이 먹었지만...
첫댓글 고운이 어진이의 입학을 축하해요. 이제 유진이도 6개월정도 남았네요. 걱정입니다. 아이들의 교복입은 모습이 너무 예뻐요~
고운이 어진이가 벌써 학생이 되다니! 정말 세월이 빠릅니다. 아무튼 고운아, 어진아 축하한다.
언니도 드디어 학부모가 되셨군요, 사진에 다소 긴장한듯한 모습의 고운이 어진이와 덩달아 비장한 표정의 샘이 사진이 무척이나 인상적입니다. 고운이와 어진이가 즐거운 학교 생활을 했으면 좋겠네요. 고운아, 어진아, 입학 축하한다~
아니 미국은 왜이렇게 일찍 학교를 보내지? 암튼 어진이,고운이 입학을 축하한다.
고운이와 어진이가 교복을입고 나란이 서있는모습을 보니, 눈쉬울이시큰하구나,얼마나고마운지,,,,이제 긴세월을 공부라는 무거운짐을 ,,저어린것들이 지고 가야하니,,대견하기도하고, 또 안쓰럽기도 하구나 ,,엄마 아빠, 닮아 똑소리나게 잘하리라 믿으면서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와 근사한 학생들이다. 멎있다. 학교생활도 아주잘할것으로 믿는다. 자랑스러운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학부모가된 신서방과 현아에게도 수고했다는 말과 아울러 축하를 보낸다.
고운,어진아 샘아! 입학을 축하해요. 멋지구나 사진보니까, 현아야 ! 모쪼록 건강하고 살도 조금 쪄서 체력을 단련시키고 밥도 많이 먹어. 이모살좀 5 키로 가져갔음 좋겠구먼그랴....
언니! 잘 지내지? 간만에 고운, 어진, 샘 사진 보니 그새 많이 컸네. 어진이가 더 큰거 같아. 여기 글 읽어보니 언니가 아팠던거 같은데... 한국 TV 보면 오연수가 "주부님 당신이 아프면 큰일입니다"하고 보험 선전하는데... 언니가 아프면 큰일이지.
저렇게 아이들이 교복 입고 가방 메고 학교 가는거 보면 나도 눈물이 나겠는걸. 어진이 아빠께도 좋은 일이 있는거 같네. 축하하고. 한결이 아빠는 한국에 오고 나니까 갑자기 여기저기서 논문이 쏟아져서 즐거워하고 있어.(미국에 있었던 2년 반 동안 소식이 없던 논문들이 말이지)
이럴 줄 알았으면 미국에 좀 더 있다가 대학에 어플라이해볼걸 하는 후회도...^^ 한결이, 한강이는 집을 오고가는 친구도 없고 유치원도 다니질 않아 나는 100% 아이들에게 전념하고 있다우. 너무 집에만 있어서 다음주부터는 한결이 은물하고 바우픽스 문화센터 강좌를 신청해 두었지.
똑소리나는 샘이 프리스쿨 생활도 잘 하겠지? 작년부터 "원생"이었으니 적응할 것도 없고... 어진이와 고운이는 바이얼린 여전히 잘 하고... 우리는 친정에 있는 30년된 피아노를 가져와서 한결이랑 같이 놀아볼까 생각중^^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