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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우리에게는 무척이나 익숙하면서도 낯선 단어이다. 이제는 TV에서나 영화에서 겨우 만날 수 있는 우리의 전통 예술. 고수의 북소리와 판소리 명인이 어우러져 한바탕 소리를 토해내지만, 집중하지 않으면 그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판소리에 대해 잘 몰랐더라도, 이 책을 통해서 판소리의 특징과 판소리 다섯마당의 내용을 보다 자세하게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 '열녀'의 전형으로 잘 알려진 춘향과 신분을 초월하여 사랑을 이룬 이몽룡의 사랑이야기를 그려낸 <춘향전>. 눈 먼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몸을 팔아 인당수에 몸을 던진, 지극한 효심의 상징 효녀 심청의 이야기를 담아낸 <심청전>. 마음씨 착한 흥부가 다친 제비 다리를 고쳐 얻은 박씨로 잘살게 되었다는 내용과, 자신의 욕신과 심술로 인해 벌을 받은 형 놀부와의 이야기를 다룬 <흥부전>.
별주부에게 속아 용궁에 가서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비상한 지혜로 탈출한 토끼와, 용왕의 병을 고치기 위해 육지까지 토끼의 간을 구하러 간 별주부의 이야기를 담은 <토끼전>. 마지막으로 <삼국지연의>의 적벽대전의 한 부분을 중심으로 판소리로 엮은 <적벽가>. 아마도 판소리 다섯마당에 대해서는 그 내용까지 자세히 알지는 못하더라도, 작품 이름 정도는 외우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판소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이 책을 읽는다면 판소리는 물론 판소리계 소설 작품들에 대한 관심도 새롭게 생길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다양한 이본들을 대상으로 기존의 해석과는 다른, 또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저자의 입장에 독자들은 쉽게 동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실상 판소리를 비롯해서 조선 후기에 유행했던 문학 작품들은 당대의 현실을 비판하고 풍자하면서, 그 시대를 살았던 민중들의 삶을 해학적으로 드러낸 경우가 적지 않다.
팍팍한 현실 속에서 잠시나마 접했던 판소리를 들으면서, 당시의 민중들은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이제 이 책을 읽고 판소리를 다시 들을 기회가 생긴다면, 아마도 사람들은 판소리 창자의 목소리에 조금은 더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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