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모임에서 회원에게 7월 모임에 이어 9월에도 장소 선정을 부탁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30분도 채 안돼 <ㅈㅇ실비> 집 어떠냐 문자가 왔습니다.
수도 공사 하나? 웬 '설비?' 했더니 설비가 아니라 '실비'입니다.
검색해 보니 강남구청역 부근에서 곱창전골을 주로 하는 굉장히 유명한 집이었습니다.
웨이팅이 많으면 예약 안 받아주는 집이 많은데
노인네 카리스마로 밀어붙였는지 곧바로 예약을 잡았습니다.
식당은 큰 건물 1층 노변이 아니라 내부 복도에 위치해 한참 헤맸습니다.
예상대로 좁은 복도에는 대기줄이 있어 그 사람들을 무시하고 들어가기 미안했습니다.
두 테이블이나 비어있는 예약석에 앉으며 대기 때문에 괜찮냐 물으니
쿨하게 '금방 예약시간인데요 뭘'합니다.
카톡 채팅방에서 <닥다리로가는길>을 검색, 채널+하시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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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hKuds
메뉴가 복잡해 대표 메뉴 곱창전골을 시키고 새우호박전을 더 시킬까 하다 일단 먹고 보자고 미뤘습니다.
흰 목이버섯이 꽃을 피우고 차돌박이로 두르고 그 밑에 곱창이 잠수 타고 있었습니다.
의외로 곱창이 실하고 당면사리를 추가로 넣으니 양도 푸짐해 추가 메뉴 시키지 않길 잘했습니다.
그렇다고 볶음밥을 생략할 수야 없지요.
식당 선정에 걱정할 필요 없어 10월은 건대 앞에 사는 총각 동기에게 일임하니
<옛맛ㅅㅇ불고기>를 권해 주었습니다.
서울불고기는 오래전 종로에서도 가본 적이 있어 신선감이 떨어졌으나
오랜만에 총각이 권하는 식당인지라 토달 수가 없었습니다.
같은 이름의 종로 <ㅅㅇ불고기>와 달리 규모가 작은 동네 밥집 규모였습니다.
메뉴는 소불고기와 한우불고기로 단출하고
1인분 2만 원 정도이니 9월에 모였던 곱창전골집이 1인 1만 6천 원과 더불어
요즘 시세로 보아 실비집임에 틀림없습니다.
후식에 황도라... 소불고기가 술안주가 안되려나?
금방 썰어 양념해나오는 듯 붉은 색깔의 불고기가 하얀 자작나무 숲에 자리하고 있는 듯 화려합니다.
구멍 없이 흉내만 낸 전통 불고기판이어서 연기가 나지도 않고 잘 익습니다.
물론 불맛은 덜할 수밖에 없지요. 인건비가 비싸니 불판 청소 하나만 줄여도 도움이 될 겁니다.
냉면 사리가 아닌 당면이라도 쉽게 불지 않아 좋고 맛도 불사리에 버금갈 만했습니다.
따로 찍어 먹을 수 있는 양념장이 없어 내 입맛엔 좀 심심한 불고기였습니다.
소개해준 동기가 총각이어서 저녁 식사 때문에 가끔 들르는 밥집 분위기에 휩싸여
각 1병도 못한 상태로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줌마들 낮에 모여 수다 떠는 게 바로 이런 분위기이겠거니 지레짐작을 해보았습니다.
볶음밥을 해 먹을 수 없어 냉면과 밥을 시켜 불고기 국물과 오이김치 국물에 비벼 먹었습니다.
술 한잔 더하자는 사람이 없습니다.
건전한 분위기에 감사 기도로 마무리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9월이나 10월이나 오로지 '아스꾸리무'입니다.
총각은 자리에 앉지 않고 테이블 주위를 서성입니다.
"야 앉아라, 그러다 안전안내문자에 '건대 주위를 배회하고 있는
70대 흰머리 총각 할배를 보시면 신고 바랍니다' 문자 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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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다리로가는길> 카톡친구
첫댓글 예전 버릇 못 버려서 2차를 가긴 했는데 이제는 연세를 생각하시는지 스무디 한 고뿌로,,,
아무래도 모두들 주량이 줄어갑니다. ^^
소주 각1병 이하, 아이스크림 마무리,
점점 건전한(?) 모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여성화의 첫걸음 아닐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