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랑의 이별
어디라 향할 수 없는 밤입니다.
검은 태양 뒤에 밝아올 내일이
저만치서 무언가를 찾고 있습니다.
파랗게 돋아난,
그들의 생명력이 다시금 소생될 때
하늘아래의 어느 지점에서
난 이렇게 당신만을 생각하는
쓸쓸한 낙엽이 되어 있습니다.
어둠이 기우는 어느 시점에서
난 당신의 숨결이 내 귀곁에서
가벼운 회오리 바람을
일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사랑이란걸 느끼기전에
당신은 무섭고 싸늘한
눈초리를 못난 나에게 던지며
멸시와 조롱
그리고 무관심의 태도를 보였죠.
난 단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마음을 얻으려
많은 애를 써 왔었지요.
그러다가
어느 날이었죠.
그때도 이렇게 어두운 밤이었어요.
당신을 우연히 만났을 때
당신은 곱게도 살짝 웃어 주었습니다.
순간 나는 정신을 잃을뻔 했습니다.
그 후로 당신과 나 사이엔
무엇인가 붙잡는
무서운 흡착물이 생겨나고 맙니다.
눈물이린걸,
슬픔과 고독이란걸
당신은 배워 주었습니다.
망막하니 어린 시절의 소꿉친구들과
어울려 세상물정 모르며
너냐 나냐 부르며
놀던 때가 마음
아프도록 그립습니다.
그대여!
왜 우리는 피아픈
이별을 맛 보아야만 했나요.
당신이 떠난 이 조그만 구석에서
누구를 또 태양이라 부르리까.
어두움을 가르는 긴 유성이
꼬리를 그으며 사라집니다.
행복만을 추구하려 했던,
당신과 나의 계산없는 사랑은
저 유성처럼 사라져 갑니다.
그러나
내일이 오는 길목에서
당신을 생각하는 망부석이나 되렵니다.
영원보다 몇배나 더 긴 날이
온다해도 변치 않을 겁니다.
1970.5.2
<군 시절 추억록 중에서>
카페 게시글
◆~감 동 글
첫 사랑의 이별
금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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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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