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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옛 시가인 가사는 조금은 까다로운 문학 양식이다. 한 행이 4음보를 이루며, 적게는 10여행에서부터 2천행이 넘는 작품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작품들이 전해지고 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실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듯 여겨지지만, 정작 모르는 작품들이 너무도 많은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마치 암호를 푸는 듯한 표현들과 익숙하지 않은 고사가 곳곳에 등장하여 읽는 이들을 당황스럽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사에 대한 해설서나 현대역을 붙인 자료집을 보더라도 작품의 이해에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문학작품을 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다. <가사읽기>라는 이 책은 우리 문학사에서 자주 거론되는 29편의 가사 작품을 원문과 함께 주석을 붙이고 저자의 해설을 덧붙여 놓은 자료집이다. 아마도 대학의 가사강독 수업을 위한 자료집으로 출간한 것으로 파악된다.
비교적 '친절한' 주석을 붙여 놓았지만, 전체적으로 검토했을 때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러한 불만은 저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가사가 수록된 문헌의 성격이나 그 표기상의 문제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전히 가사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권의 자료집들을 동원해야만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다다익선'이라고나 할까? 해석 혹은 번역 작업은 늘 부족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수고를 아끼지 않은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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