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전 포스팅에 좀 걸어야겠다 말했습니다.
그런 마음이 영수증처럼 휘발할까 봐 분당 사는 형에게 아점이나 하자고
동태탕, 비빔국수와 수육, 청국장 중 하나 고르라 했더니 지체함이 없이 '청국장'이란 문자가 옵니다.
태평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복정에 내려 태평역까지 걷습니다.
건강하다 하나 나이가 되니 완전무장에 스틱까지 들고 나왔는데 멀리서 보아도 '형' 맞습니다.
허영만의 백반기행의 위력 무섭습니다.
11시 조금 넘어 도착했는데 작은 홀은 이미 꽉 찼고 2팀이 대기 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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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청국장과 제육볶음이나 불고기와 쌈채가 곁들여진 정식을 먹는지 회전이 늦습니다.
풀린 날씨에 감사하며 바깥에서 기다리다 우리 차례가 돌아와 자리에 앉으니
두부와 누룽지가 들어옵니다.
'김치라도 먼저 줘야 두부를 먹지' 했는데 기본 반찬이 나오기 전에
김치도 없이 고소함에 이끌려 거의 다 비웠습니다.
방송을 언제 탔는지 모르겠지만 아줌마는 아직도 교통정리에 미숙해 허둥대는 느낌이 듭니다.
순서가 조금 바뀌었지만 기본 반찬이 나왔습니다.
비벼먹을 나물 반찬들과 독특하게 곤약이 나왔습니다.
드디어 청국장이 나왔습니다. 홀 안을 진동하던 냄새와는 다르게
내 입맛에는 싱거운 듯하고 청국장 특유 짙은 맛이 덜합니다.
이래서 '순한 맛'이라 했는가?
내가 늘 하는 말이지만 청국장과 설렁탕은 맛과 냄새를 조화롭게 맞춘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요즘은 특히 냄새 안나는 청국장, 쿰쿰한 냄새 없는 설렁탕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청국장 맛은 이 집에 풍기는 청국장 냄새에 더해
신 깍두기나 김치가 첨가돼 짭짤하고 혀에 감기는 묵직한 맛입니다.
보리밥은 흰밥을 더한 반반입니다.
나물과 밑반찬을 모조리 넣으니 '모자란 거 있으면 더 드릴까요?' 합니다.
이제야 정신이 돌아온 모양입니다. '아니요, 깨끗이 비우려고요~'
초고추장이나 나물들이 모두 심심한 편입니다.
부모와 따라온 아이들이 좋아할 자극적인 맛이 아니어서 한 마디하고 싶어도
허영만 화백 삽화에 적어논 '청국장은 이런 것이다'란 멘트가 너무 강렬해
감히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ㅎ
우리가 다 비울즈음 옆 테이블 모녀가 '여기 혹시 쌈채 안 줘요?' 합니다.
우린 정식이 아니라 청국장만 시켜 먹어 쌈채가 따로 나오지 않았는데
아마 그걸 보고 꾹 참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니, 쌈채 안 드렸어요? 아유 미안해서 어쩌나?'
'뭘 그래요? 따로 듬뿍 싸드려야지~' 한 마디 거듭니다.
정식을 먹지 않았는데도 건강한 맛으로 포만감이 대단합니다.
버스를 타고 남한산성으로 올라갑니다.
얼굴을 스치는 찬 겨울바람이 상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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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분당(?) 아니 성남까지 오셔서 신고도 안 하고 남한산성으로 휑하니 가버리셨네요 ~
형과 같이 있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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