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우리말로 된 "유기물", "무기물"에 대해서는 잠깐 생각을 멈추셔야 할 것 같네요.
그냥 "organic", "inorganic" 에 대한 번역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organic"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organ이라는 건 아시다시피 기관 혹은 조직을 뜻하는 말이죠.
그 구성성분도 다양하고 구성성분 서로간의 위계관계도 복잡하며 communication을 위한 network도 어떤 수준(이렇게 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네요^^;)을 넘어서서 "전체"가 단순한 "부분의 합"을 넘어서는 복잡한 시스템을 organ, 혹은 여기서 파생된 organism이라고 하죠.
단어에 대한 얘기가 너무 길었네요. 어쨋든... 생물학의 역사에서는 organic 이란 "생물"(그만큼의 복잡성을 갖는 것은 당시엔 생물체 밖에 없었으니까요)에 관계된 것이었고, 그 외의 화합물들을 inorganic, 즉 번역해서 무기화합물이라고 부르게 된 겁니다. 또한, 생물체가 만들어 내는 화합물들(대표적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모두 탄소화합물이므로 탄소화합물들이 자연스럽게 유기물이라고 불리게 되었죠. 이제 왜 CO2가 유기물이 아닌지 아시겠죠?
비록 유기물이라는 단어는 탄소화합물을 화학공학적 방법으로 생물체 밖에서 합성하므로써 그 의미의 기반이 약해졌지만 아직도 영문 번역에는 빠질 수가 없더군요. 양놈들은 생물체라는 단어가 없어요. 오직 organism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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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언 -- 저도 중고등학교 때 과학선생님들로부터 유기, 무기의 "기"는 탄소를 의미한다.. 라고 배웠던 기억이 나네요. 분명한 건 유기, 무기라는 단어가 그렇게 만들어진게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탄소에 의해 화합물이 복잡해지기는 하지만 기(機)가 직접적으로 탄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들에게 이렇게 가르쳐서는 안되겠어요.
첫댓글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