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목구비가 행복한 몽골 여행 (2)
*주최: 남양주 문화원 *일시: 2024. 7.18 ~21 (3박4일) *장소: 몽골 탐방 *인원: 남양주 문화원 가족 29명 *코스: 테를지 국립공원, 아리야발 사원, 거북바위, 미라지 전통민속공연, 야마트산 트레킹, 승마 체험, 칭기스칸 기마상, 울란바토르 시내, 남양주 문화관, 남양주 거리, 간등사, 캐시미어 백화점, 수흐바타르 광장, 칭기스칸 공항, 인천 공항 |
둘째 날 (7/19)
오늘 역시도 맑고 쾌청한 날씨.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두둥실 떠 있다. 버스를 타고 야마트산으로 출발한다. 햇볕은 꽤 뜨겁지만 습도는 비교적 낮다. 강렬한 자외선이 예상되어 모자·선크림·선글라스·팔토시·부채 등 완전무장을 한다.
트레킹 코스는 총 5.3km,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온통 초록 잔치 풍성한 초원지대. 소와 말이 풀을 뜯는 광활한 초원이 초록바다처럼 펼쳐진다. 하늘을 유유히 나는 독수리와 매, 방실방실 웃으며 우릴 반기는 꽃들의 향연, 군데군데 기암괴석(奇巖怪石)이 나 보란 듯 멋지게 서 있다.
남진의 ‘젊은 초원’ 노래가 절로 나온다. “이슬에 젖는 넓은 초원에 샛별 바라보며/ 피어나는 이름 모를 꽃송이/ 새파란 잔디 위에 아침햇살 눈부실 때/ 하늘 멀리 흘러가는 흰구름에 젊은 꿈 실어보네/ 초원은 푸르고 마음도 푸르니 가슴속에 메아리 흘러서 끝없이 달려가는/ 젊은 초원은 나의 마음”
지금의 현 위치에서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노래가 또 있으랴. 중간쯤 올랐을 때 소 떼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장면이 아닐 수 없어라. 이 녀석들은 얼마나 행복할꼬. 눈만 뜨면 넓고 푸른 초원에서 인공 사료가 아닌 싱싱하고 영양가 높은 풀을 배가 빵빵할 때까지 실컷 뜯어 먹을 수 있으니~.
또한 야생화(野生花) 천국이다. 특히 고지대라서 에델바이스(솜다리꽃)가 많이 보인다. 제비고깔꽃·엉겅퀴꽃·앵초·쑥부쟁이·구름체꽃 등 각양각색 꽃들이 우리 일행을 활짝 반긴다. 아름다운 이 풍광을 원없이 즐기며 눈에 가슴에 카메라에 부지런히 담는다. 여기서 살면 시력이 금방 좋아질 것만 같다. “몽골의 스위스요, 지상 낙원이라.”는 표현이 과언이 아님을 실감한다. 옛날 에덴동산도 꼭 이러하였으리라.
유유자적(悠悠自適) 즐기며 한 시간 정도 오르니 최정상(1668m), 칭기스칸을 상징하는 늑대 동상이 우뚝 서 있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을 선다. 외국인들도 상당히 많이 보인다. 일망무제(一望無際), 전망대에서의 탁 트인 파노라마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여기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야마트산 두 시간 남짓 즐거운 트레킹을 마치고, 이제 승마(乘馬) 체험장으로 이동한다. 몽골 여행의 묘미는 단연 말타기. 여기에 와서 말을 타보지 않으면 집에 갈 수 없단다.
몽골인들은 어릴 때부터 말 다루는 법을 배워 말 타는 게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고. 편한 옷차림에 운동화, 장갑·선글라스를 챙긴다. 2인 1마부로 한 시간 정도 말을 탄다. 우리 마부(馬夫)는 나어린 소녀로 요즘 방학 기간이라 알바하는 모양, 하지만 말 다루는 솜씨는 매우 능숙하여 우릴 안전하게 잘 이끈다. 팁 2달러를 준다. 저 끝없이 넓은 푸른 초원과 야생화 군락지를 말타고 유유히 산책. 참으로 낭만 한가득이요, 행복 한아름이 아닐 수 없다. 고운 추억 한 페이지 장식했노라.
*몽골제국 전쟁 때 몽골 기마병(騎馬兵)들은 활쏘기를 무척 잘하였고, 병사 한 명이 말 네 마리까지 끌고 다녔다. 타던 말이 지치면 다른 말을 바꿔 타고, 식사는 말 위에서 육포를 갈아 먹으며 신속하게 이동하였다고.
다음은 몽골 전통문화 노마틱 체험을 한다. 예전 유목민들이 실제로 사용한 것처럼 그대로 만들어 놓은 커다란 게르로 들어간다. 우유와 치즈과자, 전통 소주 아이락도 시식해 보고, 전통 놀이와 점보는 법까지 친절히 소개한다. 내부에는 우유를 발효시키는 발효주머니, 각종 동물의 털, 마두금 악기, 말 안장 등 실감나게 재현해 놓았다.
바로 옆 게르로 이동하여 전통 의상과 장신구 등을 직접 착용해 본다. 몽골 의상은 크기와 색상이 다양하여 우리 스스로 골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각자 전통 의상을 착용하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 몽골 사람으로 변신 된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독특한 체험이다.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다음은 푸르공(자동차) 타고 테를지 비경(祕境)을 투어하는 시간이다. 푸르공(Purgon)은 몽골 초원의 대표적인 교통 수단이다. 러시아에서 군용차량으로 사용한 후 낡은 차를 수입한 것으로 움푹 패인 길, 구 러시아의 군용차량으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움푹 패인 길, 강물 속, 험한 산길 등 오프로드를 달리기에 최적화된 차량이다. 최대 8명 승차, 당연히 승차감은 별로 좋지 않다. 마치 날뛰는 야생마(野生馬)에 올라탄 느낌이랄까. 값이 싸고 험지에 사용 능력이 좋은 편이라 몽골에서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는 푸르공에 여섯 명씩 나눠타고 짜릿한 스릴을 만끽한다. 노련한 운전기사는 오르막길 내리막길 험한 비포장길을 전속력으로 달린다. 초원을 이리저리 가로지르며 누비는 한 시간 동안 아쿠! 와우! 어머나! 놀람과 탄식이 끊임없이 연속된다. 풍광 좋은 곳에서 푸르공 차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아예 차량 위로 올라가 온갖 멋진 포즈를 취하며 원없이 사진에 담는다. 담지 않으면 영원히 후회한다는 듯이~
이제 미라지 캠프장으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한다. 메뉴는 그 유명한 허르헉(Horhog). 몽골식 바비큐로 솥에 양고기와 야채를 넣어 만든 전통 요리다. 뜨겁게 달군 차돌을 넣고 그 열기로 음식을 찐다. 오늘 트레킹, 승마 체험, 푸르공 투어 등 활동을 많이 한 터라 식욕이 왕성할 수밖에. 육즙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양고기 요리 허르헉에 몽골 보드카를 곁들인다. 이보다 더 분위기 좋고 맛좋은 만찬은 없으리라.
한잔 먹세그려. 또 한잔 먹세그려. 양고기에 보드카 무진무진 먹세그려.
우리는 권커니 잣커니, 주거니 받거니 몽골에서의 이틀밤을 지낸다. 몽골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술은 보드카. 날씨가 춥고 기름기 있는 고기를 많이 섭취하기 때문이리라. 밀로 만들며 도수는 39도. 보드카가 각광을 받으면서 알콜 중독자가 급증하여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바람에 대대적인 금주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단다. 그래서 매월 첫날은 주류 판매 금지로 정해져 있다고.
사람의 영혼을 송두리째 사로잡는 보드카. 나도 그 유혹을 도저히 뿌리칠 수 없어 흔쾌히 두 병을 구입하였노라.
첫댓글 좋은 추억 담았구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