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걸 너무 오래 쉬었습니다.
팬데믹에 이어 엉치 통증과 다리 움직임의 제한으로
걷는 것뿐만 아니라 헬스 운동량도 평소 1/2 이하로 줄어드니
근소실로 팔을 처들면 상박 뒷부분 근육과 엉덩이 근육이 닭 목살처럼 철버덕거립니다.
봄이 되었으니 이젠 엄살 그만 떨고 조금씩이라도 걸어야겠습니다.
관절 안 좋은 노부부도 저렇게 서로 의지하며 걷는데
젊은 내가 '힘들어'하며 빌빌 거리다니 이거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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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때나 들어와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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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만만한 중랑천으로 나갑니다.
창동역 부근은 복합문화공간을 만든다고 교량도 만들고
각종 문화시설이 들어서느라 정신없습니다.
이 건물은 그중 하나로 로봇인공지능과학관이랍니다.
경제가 안 좋으면 보는 것 먹는 것 부터 줄이게 되는데 위축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이가 드니 목에 스며드는 실바람에도 몸이 오그라 드는 것 같아 겨울이 점점 싫어집니다.
이제 곧 낮과 밤이 같아지는 춘분이 옵니다.
그런 바람 때문인지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10km 정도 걸으니 슬슬 다리가 뻗뻗해지고 아파옵니다.
무리할 필요 없지요. 버스를 타고 의정부로 들어갑니다.
동네 도토리임자탕집이 줄을 설 정도로 그렇게 유명할 줄 몰랐습니다.
점심은 점심 시간대로 브레이킹 타임이 지나고 문을 열 때면
줄은 긴 시간 목 빠지게 기다린 보람도 없이 불사조처럼 생겨나 들깨탕을 포기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의정부 시장으로 가 원풀이 들깨수제비를 먹으러 가는 도중
전에 보이지 않던 돈가스집이 보입니다.
김치찌개와 두부찌개까지 하면서 '수제' 돈가스집이라...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다 들깨수제비의 유혹을 과감히 뿌리치고 들어갔습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경양식집 돈가스 고기 두드리는 소리가 홀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식욕을 자극하는 소리 주인공 돈가스로 향하려는 마음을 떨치고
요즘 나의 트렌드가 된 생선가스를 시켰습니다.
수프를 뜹니다. 어? 이거, 이거 풀죽이 아니라 생크림까지 들어간 듯합니다.
리필의 아쉬움을 감추며 생선가스를 자릅니다.
겉모습은 크리스피 일식 돈가스 껍질입니다.
다행히 자른 단면으로 동태포 껍질은 보이지 않고
뜨거고 하얀 속살과 아삭한 껍질은 5만 원 복권 당첨된 느낌이고
소스도 너무 시큼하거나 달달하지 않아 마음에 듭니다.
오랫동안 먹는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조금씩 아껴 먹으며 나른함에 취해 있을 때
주인아주머니가 싹싹 긁어 먹은 수프 그릇과 조금 남아있는 소스를 보더니
'소스를 좀 더 드릴까'하며 디핑 그릇을 듭니다.
'수프가 맛있다' 거드니 수프도 리필해줍니다.
부드럽게 입안에 퍼지는 따뜻하고 찰진 수프에 기분이 좋아지고
소스를 듬뿍 발라 밀어 넣는 생선가스는 나만의 탐욕스러움을 만족시켜줍니다.
이 집 수프 일품입니다.
이 가격에 생크림 넣었을 리 없을 텐데 그것 없이 이 맛을 냈다면 천재일 겁니다.
업력 40년인데 이곳에 오픈한 것은 1년 남짓이랍니다.
평소 같으면 거부감이 들 '캡왕'이라는 단어가 노인 부부의 흰머리와 묘한 조화를 이루며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아마 수프의 힘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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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동안 너무 열심히 걸으신거 아니지요 ?
걸은 것과는 상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