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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건강하고 평화스러워 보였어.”
그녀의 첫사랑이던 제규를 면회하고 나와서 정후는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강릉교도소에서 나와 7번 국도를 달리는 동안에도 윤아는 내내 침묵했다.
하조대에 내렸을 때 윤아는 비로소 바다를 향해 두 팔을 벌렸다. 그리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가 “이제 우리 둘이 할일만 남았어요.”하고 속삭였다.
“정후씨일로 내가 따라온 거잖아요. 이번엔 정후씨가 내 뜻에 맞춰줘야 해요.”
그녀는 미시령이 새하얀 순백으로 덮였을 때 태초 이브의 모습으로 거기에 있었다. 설악산에 어둠이 깔릴 무렵, 두 사람은 미시령에 위치한 H콘도에 들어섰다. 윤아는 30평이 넘는 커다란 객실을 잡았다. 그녀는 밥을 하고 매운탕을 끓였고 몇 가지 반찬도 직접 만들었다.
- 아빠건강이 회복되었으면 좀 더 일찍 그에게 밥을 해줄 수 있었을 텐데.
괴한들에게 납치되기 전에 아빠는 유난히 정후를 입에 올리셨다.
“정후는 하늘이 주신 물건 중의 물건이야. 정후가 곁에 있어줘서 많이 행복할 수 있었어.”
병원에 누워계시면서도 아빠는 틈만 나면 정후를 칭찬했었다.
- 훨씬 더 행복하실 수도 있었는데.
정후와 가족이 되는 걸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아빠를 떠올리다가 윤아는 정후와 눈을 마주치고 밝게 웃었다. 그와 함께 있는 오늘만큼은 우울한 생각을 떠올리기 싫었다. 윤아는 제규로 인한 혼란도 빨리 수습했다. 역시 정후가 곁에 있었고, 영원히 그와 함께 할 거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오래전부터 정후씨한테 밥을 해주고 싶었어요.”
윤아는 정후에게 수저를 쥐어주며 나긋하게 말했다.
“으음! 아직 나한테 시집오기엔 충분하지 않은 솜씬데.”
참으로 맛있게 식사를 하면서도 정후는 농담을 던졌다.
“어떡하지! 이게 내 솜씨의 한계인데.”
“걱정 마. 내가 윤아 솜씨에 입맛을 맞출 테니까,”
“역시, 내 낭군!”
식사를 마치고나서 정후는 제규를 입에 올렸다.
“윤아야! 난 아직도 그 친구가 거기 들어간 정확한 이유를 몰라.”
“…….”
“힘들면 얘기하지 않아도 돼.”
홍 장군님한테도 상세한 내용을 들은 적이 없었다.
“윤아를 잘 보살펴주게. 조 회장은 자네를 사위로 삼고 싶어 했었어.”
홍제규, 그렇게 말한 홍 장군님의 아들이 바로 윤아의 남자였다. 그도 윤아를 그리워하며 7년을 견뎠다고 했다. 과일을 깎아 정후에게 건네주면서 윤아는 입을 열었다.
“자기랑, 나이가 같아요.”
첫사랑을 알토의 톤으로 토해내는 윤아의 작은 어깨에 굵게 서리가 내렸고, 이어 찬바람이 불었다.
대학 2학년 때 음악동아리에서 만난 제규는 육군을 만기 제대한 복학생이었다. 법대 수석입학생이었던 그는 제대 후 완전히 사람이 변했다고 했다.
교수들이나 동기들 모두 재학 중에 제규가 사법시험에 패스할 거라는 걸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복학한 그는 고시공부는 고사하고 학업에도 전혀 관심이 없는 듯 했다. 그가 다니는 길목에 잠시 들려야 할 곳처럼 학교가 있을 뿐이었다. 학업은 그저 졸업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제규를 잘 아는 친구들은 그가 군에서 제대하자 몰락하다시피 기울어진 집안환경 때문에 자신의 찬란한 청춘을 비하시키는 거라고 했다. 학교에서는 오로지 학생운동에 앞장서는 게 필수였고, 간간이 동아리에 나와 교양과목 정도로 음악활동을 즐겼다. 음악 감각이 뛰어나 어지간한 악기는 능수능란하게 다루었다. 그 중에서도 베이스기타와 드럼의 연주솜씨는 일품이었다.
하드 락hard-rock을 즐겨 부르곤 했는데 가창력 또한 주변음악인들이 인정할 만큼 수준급이었다. 윤아가 그를 좋아한 건 순전히 동아리 내의 남학생들 중에서 제규만이 유일하게 윤아에게 무관심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큰 키에 호남형의 마스크를 지녀 여학생들로 하여금 한번이라도 더 훔쳐보게 할 만한 외모를 지녔는데 동아리의 회식모임 때 두 사람은 서로 맞은편에 앉아 막걸리사발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가까워지게 되었다. 그 후 윤아는 어떻게든 제규를 돕고 싶었으나 그는 남의 도움마저도 철저히 배척했다.
휘어지지 않는 그의 성격 탓이었을까. 제규에게는 계속해서 짙은 회색구름이 따라다녔다. 그의 쉼터에는 늘 잿빛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의 젊음은 너무 뾰족했고 날카로웠다. 그래도 윤아는 제규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다.
어쩌면 그에게서 이 세상 서러움과 고독에 빠진 아웃사이더들의 동병상련을 느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에게는 비록 추상같았지만 단호한 목표의식이 있었다. 아마 윤아는 거기에도 반했던 것 같다. 그건 노동운동을 하는 음악인, 재즈음악을 추구하는 노동운동가쯤으로 개념 지을 수 있는 것이었다.
멋졌다. 그때, 제규의 그런 목표와 의지는 윤아를 매료시켰었다. 어쨌거나 제규는 세상의 새로움을 알게 해준 친구이자 연인이었다. 그를 사랑하고, 그를 의지하고, 그와 대화하는 것이 생활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나날들이었다. 역시 윤아에게도 잿빛어둠이 위태롭게 따라붙고 있었다.
제규를 쫓아다니며 못마땅한 정치권에 돌멩이를 던졌다. 민주노총의 데모대행렬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외치다가 며칠씩 목소리를 내지 못한 날이 비일비재했다. 내자동을 중심으로 독립문과 구기동 쪽에서 게릴라처럼 모여들기 시작한 시위대가 광화문 쪽으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대열의 앞쪽에서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리고 구호를 선창하던 제규에게 전투경찰의 방망이가 날아들었다. 왼쪽어깨를 부여잡고 웅크린 제규는 막 불붙인 화염병을 쥐어들었다. 벌떡 일어서서 있는 힘을 다해 던진 병이 누군가의 몸에 맞고 퍽 소리를 냈다.
순식간에 고목나무 쓰러지듯 엎어진 전경의 몸에서 빨간 화염이 일어났고 이내 불길에 휩싸였다. 동료전경들이 불을 끄려고 달려들었으나 기선을 잡은 시위대의 진격에 속수무책 밀렸다. 불붙은 전경의 몸에서 불꽃이 꺼졌을 때 그의 숨도 끊어지고 말았다. 다
음날 밤 9시 뉴스에 사망한 전경의 시신과 화염병을 던진 용의자의 클로즈업 된 모습이 함께 방송되었다. 신문기자와 방송사의 카메라에 화염병 투척모습이 잡힌 제규는 사흘간의 도피생활을 끝으로 합동수사대에 검거되었다. 제규는 사흘간의 도피생활 중 첫날을 윤아와 함께 보냈다.
그날 밤 뉴스를 볼 때까지도 두 사람은 전경의 사망사실을 알지 못했다. 아니 무작정 던진 화염병에 누가 맞았는지도 몰랐다. 제규는 퉁퉁 부어오른 어깨의 통증을 참아내며 시위주도자의 행동수칙 그대로 잠수하듯 숨었다. 성남시에 있는 모텔에서 윤아와 제규는 세 병의 소주를 나눠마셨다.
9시 뉴스에서 시위사건을 보도하자 두 사람은 텔레비전 앞으로 다가앉았다. 조금 후 제규의 얼굴이 확대되고 사망한 전경의 용의자로 지목하자 두 사람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망연자실 넋을 잃고 앉아있던 제규가 다시 소주 한 병을 단숨에 들이키더니 윤아의 옷을 벗겼다. 윤아는 아무런 저항도 않고 그가 하는 대로 움직여 주었다.
처음으로 남자 앞에서 알몸이 되었다. 그에게 줄 수 있는 게 자신의 몸뿐이라는 사실이 슬프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지만 윤아는 자신의 깨끗한 몸마저 주지 못했다. 불에 탄 전경의 시신과 아빠, 엄마의 얼굴이 겹치면서 촛불처럼 희미한 감정마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술을 더 마셔도 감정은 살아나지 않았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해도 몸은 덥혀지지 않았다. 윤아의 싸늘한 육체를 밋밋하게 애무하던 제규도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드러누웠다.
윤아는 제규에 대한 죄책감과 스스로에 대한 참담함을 느끼면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새벽이 되자 제규의 어깨는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부어올랐고 온몸에서 열이 났다.
샤워를 마치고 간신히 옷을 입은 제규는 윤아를 한 번 힘주어 끌어안고 후드 티의 모자로 이마까지 가렸다. 시외버스에 부리나케 올라탄 그의 동공은 이미 총기를 잃어버렸다. 이글거리듯 불타오르던 평소의 눈빛이 아니었다.
출발한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윤아는 엉거주춤 손을 흔들었다. 그게 그와의 마지막이었다.
“그렇게 헤어지고… 이틀 뒤였어요.”
그 이튿날 저녁뉴스에 고개 숙인 제규의 모습이 보였다.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용인의 어딘가에서 검거되었다고도 했고, 또 다른 채널에서는 자수했다고도 했다. 구치소로 면회 갔을 때 제규는 누구의 면회도 거부한 상태라는 말만 듣고 돌아와야 했다.
그 후로도 그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꽤 많은 시간에 흐른 지금, 윤아는 어딘가의 교도소에 아직도 그가 수감 중이라는 소식만 간간이 듣곤 했다.
“기분 망쳤나요? 제가 기분을 망가뜨렸죠?”
“전혀! 조금도 망가지지 않았어.”
정후는 몸을 기울여 윤아의 두 뺨을 쓰다듬었다. 보드랍다. 보기에도 깨끗한 피부가 촉촉하다. 첫사랑의 슬픔을 곱게 휜 난초의 모습으로 찬찬히 곱씹었던 윤아한테 진한 모성애를 느낀다. 정후는 문득 키스하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그녀의 도톰하고 촉촉한 입술을 성큼 훔치고 싶었다.
“무슨 생각… 해요?”
윤아가 고개를 들자 정후의 그윽한 눈빛과 윤아의 시선이 부딪쳤다.
“한대… 쥐어박아주고 싶은 생각.”
“호호! 나도 한대 맞고 싶어요.”
윤아의 웃는 모습이 보기 좋다. 이슬 젖은 봄꽃처럼 마냥 싱그럽다.
“윤아한테는 역시 웃음이 잘 어울려. 웃을 때 더욱 이지적이야. 맑고 화사하고 쾌활한 게 윤아와 딱 맞아. 처지거나 그늘진 건 도저히 맞지 않아.”
정후는 윤아의 모습이 늘 밝은 웃음과 함께 하길 바랐다. 앞으로는 좋은 일만 생겨서 그늘이 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했다.
- 윤아야! 네 밝은 모습을 영원히 지켜주고 싶지만… 그렇지만….
윤아와 있을 때만큼은 지우려했던 현주의 모습이 정후의 뇌리를 스쳐 가는데 윤아가 정후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는 “정후씨! 오늘은 저를 가질 거죠?”라며 나긋하게 속삭였다.
“아니… 그러지 않을 거야. 윤아야.”
그러나 정후의 양 볼을 한 번 쓰다듬은 윤아는 일어서더니 티셔츠를 벗었다. 투명한 피부, 깨끗한 속살의 상체가 눈부시게 드러났다. 윤아가 바지를 벗으려고 한쪽 발을 들어 올렸을 때 넋 놓고 그녀의 행동을 바라보던 정후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윤아의 팔을 잡아 다음 동작을 제지시켰다.
“사랑해요, 정후씨! 저, 오늘을 무척 기다렸어요. 난… 정후씨 거예요.”
“윤아야! 아직 아냐. 아직은 이럴 수 없어.”
윤아를 앉히고 살포시 끌어안았다. 다시 목발을 짚은 현주가 다리를 절며 병원을 나서는 모습이 떠올랐다. 윤아를 껴안은 정후의 두 팔이 심하게 떨렸다.
“윤아는 이미 내 거야. 넌 내 소중한 신부야. 난 윤아를 완전히 소유하고 싶어. 그게 내 진심이야.”
부서져라 윤아를 안고 그녀의 나신을 마음껏 애무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니, 그러지 않기로 이미 마음을 다지고 또 다졌었다.
“정후씨! 나를 또 비참하게 하는군요.”
윤아의 눈이 흐릿하게 작아졌다.
- 지금 이 마당에 너까지 잃게 되면 나는 기댈 언덕조차 없어져. 그러면 난, 더 힘들어지고 말거야.
흐릿한 윤아를 바라보는 정후의 눈이 다시 시큰하게 아려왔다. 그때 오정태의 모습이 번뜩 스쳤다.
“정후씨….”
“윤아야, 난 너를 이 세상 최고의 신부로 맞고 싶어.”
“정후씨와 오늘 밤을 위해 이렇게 큰 방을 얻었어요. 영원히 오늘을 간직하려고요. 나를… 줄 거예요. 사랑해요.”
간신히 말을 이은 윤아의 입술이 닿으면서 서로의 눈물이 뜨거운 감촉으로 두 사람의 입안으로 스며들었다. 정후는 윤아의 입과 몸에서 뿜어 나오는 뜨거운 열기에 질식할 것처럼 숨이 막혔다. 정태를 떠올렸다. 다시 수술로 절단해 없어진 현주의 다리를 떠올렸다. 그리고 윤아를 살짝 떼어냈다.
- 넌 언제까지나 내거야. 영원토록.
정후는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티셔츠를 들어 윤아의 머리위에서 찬찬히 입혀주었다. 그리고 일어나 베란다 문을 열었다.
- 윤아야! 내 영혼 속에서 넌, 영원히 내 여자야.
콘도건물 너머의 텅 빈 눈썰매장이 거대한 공룡의 혀처럼 느껴진다. 콘도에서 보이는 세상은 모든 것이 얼어붙은 듯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적막과 고요가 그녀와의 서러운 이별을 더욱 슬프게 연출했다.
- 다른 사람도 아닌 윤아한테 만큼은 책임 못질 짓을 저지를 수 없어. 그렇게 되면 널 완전히 잃는 게 되고 말거야. 난 이미 내 길을 확고히 정했어. 윤아야, 미안해.
후우, 후우욱, 섬세하게 빚어진 그녀의 가슴, 가슴에서 허리로 이어지는 곡선이 그토록 대칭되고 가파른 모습은 처음이었다.
눈부시게 빛나는 상체와 수줍음을 감추지 못한 두 뺨, 애수에 젖고 다시 눈물이 고인 눈빛 그리고 질화로처럼 뜨거운 그녀의 열기…. 최초 이브의 섹시한 아름다움.
- 아아, 저처럼 빛나는 모습이라니. 저 여자가 내 아내가 될 수도 있었는데.
좀처럼 인내하기 힘든 유혹의 형체들이었지만 그 극치의 느낌만으로 족해야한다고 마음을 다지고 또 다졌다. 순간의 황홀함 뒤에 똬리를 틀고 있는 극심한 혼란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그 혼란은 좀처럼 걷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 혼란은 윤아에게 막 표현했던 것처럼 의지할 언덕을 깎아낸 것 마냥 텅 빈 현실로 다가올 게 분명했다.
“보고 싶기는 하지만…, 사실 그녀를 생각하며 지난 7년을 버텨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 면회 때 제규가 한 말. 다시 생길 불행의 골, 그 언저리에라도 윤아가 없으면 정후는 견디지 못할 것 같았다. 윤아는 추상 속에서라도 존재해야만 했다.
- 나한테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되어줘, 윤아야.
윤아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큰 슬픔으로 다가올지 예감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를 가슴 속에만큼은 넣어두어야 스스로를 지탱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 난 처음부터 내가 알게 된 천사와의 이별이라고 여기고 온 거야. 난 너의 영원한 연인으로 여기서 네 흔적을 담고 있는 거야. 널 동생으로, 친구로 그리고 연인으로 완전히 소유하고 싶어 하는 내 큰 욕심을… 네가 받아주고 채워줬으면 고맙겠어. 그게 내 솔직한 맘이야.
정후는 윤아의 두 손을 살며시 포개 잡고 미소를 지었다. 뜨거운 눈물이 목덜미를 타고 가슴으로 흐른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다시 설움이 복받쳐 오르자 윤아를 으스러져라 포옹했다. 그렁그렁 맺히고 또다시 흐르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윤아를 끌어안은 채 입술을 꽉 깨물었다.
- 내 사랑, 조윤아. 아, 내 사랑하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