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운명, 문재인, 북팔, 2017.
촛불혁명의 영향으로 박근혜 전대통령이 탄핵되고, 대선을 거쳐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지 1년이 조금 더 지났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기무사의 계엄령 시도라는 사건에서 보듯, 지금 한국 사회는 여전히 과거 정권의 적폐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갈수록 실업률이 떨어지는 등 경제 상황도 악화 일로에 놓여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지금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과거의 집권 세력들은 지금의 어려움이 모두 현 정권 탓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물론 현재의 위기에 현 정권의 책임이 없을 수 없겠지만, 적어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야를 구분하지 않고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일단 머리를 맞대고 같이 고민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따질 것은 따지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현재 우리가 닥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나온 넋두리일 따름이다.
이 책은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2주년에 즈음하여 만들어졌는데, 작년 대선 국면에서 ‘대통령 당선 기념 특별판’으로 새롭게 출간했다 한다. 서거한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자신의 삶의 역정을 기록하여 정리한 내용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도 과거의 기록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평범한 변호사에서 인권변호사로, 그리고 정치인으로 자리를 잡는 과정이 상세하게 설명되고 있었다.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와 그로부터 준비된 과정을 접하면서, ‘준비된 대통령’이란 구호가 어떤 의미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의 스스로에게 던진 다음의 질문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이었을까? 차분하게 성찰하고 복기할 필요가 있다. 거기서 새로운 교훈을 찾아야 한다. 휩쓸림이나 감정으로가 아니라, 냉정한 마음으로 성공과 좌절의 교훈을 얻어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참여정부 5년을 포함한 민주정부 10년은 그야말로 ‘잃어버린 10년’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 청와대에 있으면서도 이러한 문제 의식을 견지하고 있으리라고 믿어본다. 과연 저자에게 ‘운명’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나에게도 비슷한 질문을 던져본다.(차니)
* 2018년 8월 22일에 쓴 리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