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에도 만화를 즐겨보는 편인데, 이 책은 <미생>의 작가 윤태호의 작품이라 읽고 싶었던 생각이 더 컸던 것 같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전체 100권으로 기획되어, 하나의 주제를 한 권에 담아내려는 의도라고 생각되었다. 작품 전체를 끌고 나가기 위해 인물과 공간을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나의 주제를 '교양 만화'의 형식으로 꾸민다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오리진>은 제1권을 '보온'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시리즈는 웹툰으로 연재되고 있다고 하는데, 책을 읽는 것에 익숙한 나로서는 매 권 출간하기를 기다려 구입하고 있다. 지난 연초의 연휴 동안 집에 놀러온 조카들이 이 책을 보고, 생각보다 재미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마도 교양을 표방하고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다보니, 만화라기보다는 참고서를 보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되었다.
그러나 나로서는 이러한 기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 권의 주제를 '보온'으로 잡은 이유는 다양한 인물들이 함께 살아갈 이유를 제시하고, '봉투'라는 미래의 로봇의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는 설정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작품의 독자들이 대부분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태어나고 자랐던 세대일텐데, 작품의 배경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 의문을 가져보기도 했다. 하지만 기왕 시작한 기획이 좋은 반응을 얻어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