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루(김주명)님의 교우 단상: 저를 알리는 인사를 드립니다! ◈
늑대와 개의 차이를 아십니까? 늑대와 개의 유전자는 99% 이상이 동일한 같은 종입니다. 그런데 둘의 이미지는 다르지 않나요? 일반적으로 늑대는 사납고 무서운 모습, 고독하고 자신의 무리와 함께 떠돌며 독자적으로 살아가는 이미지로 그려지지만, 개는 친근하고 충성심 많은, 인간의 친구란 이미지가 강한 편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게 된 것일까요?
안녕하세요, 목포에서 살다가 얼마 전에 전주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의 연으로 저는 태어날 때부터 목사님과 연을 맺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그 귀한 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역이 달라 교회에 거의 참석한 적이 없었는데도, 처음 주일 예배에 참석했었을 때 모두가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심지어 몇몇 분께서는 저를 기억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어떤 글을 적어야 할지 잘 모르기도 하고 아직 나이나 경험이 많지 않아 생각이나 교훈이 될만한, 아니면 가볍게 풀어낼 적당한 이야깃거리도 없는 것 같아 요즘 드는 제 개인적인 생각, 이야기 하나를 좀 적어보려고 합니다.
서두에 갑자기 뜬금없이 늑대와 개 이야기가 나와 당황하셨을 것입니다. 잠깐 그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볼까요? 마지막 문장에 대한 답은 모두가 아실 것입니다. 늑대는 태어났을 때부터 야생 환경에 빨리 적응하고 자립 능력을 키웁니다. 사람을 잘 따르지 않고 그들만의 규칙대로 살아갑니다. 반면 개는 특히 위에서 나온 이미지의 개는 주로 사람의 손에서 자란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과 가깝게 지냈고 그들에 따라 살기에 그에 맞는 이미지가 붙었을 것입니다. 이런 개들은 좀 더 안전하고 편하게 자랄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 손에서만 자란 개들은 사람의 손을 떠났을 때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진다고 합니다. 자립 능력이 늑대와 같은 다른 동물보다 떨어지니까요.
저는 그동안 부모님, 선생님 등 어른들의 보살핌 아래에서 살아왔고 이제 점차 독립을 살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직 재정적 지원은 부모님께서 지원해 주시지만, 그 외 학교생활이라던가 개인 활동의 상당 부분은 이전 고등학생 시절까지와는 달리 누구의 간섭, 지시 없이 스스로 해야 합니다. 어찌 보면 주변 터치가 없으니 편하겠지만, 제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사람을 떠난 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게 되었습니다. 야생에 던져지더라도 늑대처럼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 있다면 사람 손에서 자란 개라도 잘 살아갈 것입니다. 이 사회에서 그 능력을 키우는 방법을 확실히 정하기는 어려워도, 그 기반이 되는 것은 자신의 장점과 인맥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 건 주변 사람이나 외부에서 들려온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그렇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주로 누군가가 시킨 일만 하고 스스로 한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문제는 남아있는 것도 없다는 겁니다. 제 장점이 무엇인지, 특기, 잘하는 게 무엇인지, 하다못해 좋아하는 것, 취미도 제대로 해본 적도 거의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그 이후에도 여러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특기를 갈고 닦거나 취미활동을 찾아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들려오지만, 정작 저는 무엇을 했는지도 잘 모르겠고 남아있는 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장점도 잘 모르고 친화력이나 따로 하는 취미활동도 없어 친구도, 인맥도 별로 없기에 점차 이런 걱정들이 저를 짓누르고 있었습니다. 학창 시절에 공부 외에 무언가를 제대로 배워본다거나 아니면 악기나 그림, 스포츠 같은 예체능 중 하나라도 흥미를 붙여서 제대로 해볼 걸 하고 후회가 많이 됩니다.
이런 것을 주위 사람들에게 몇 번 털어놓은 적 있습니다. 그때마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무엇이든 찾아서 해보라고 하십니다. 사실 뭔가를 하려고 수업량도 줄였습니다. 물론 아직 학업이나 스펙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니 뭔가를 적극적으로 해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만, 올해는 새로운 도전을 해보며 언젠가 누군가가 물어봤을 때, 당당히 말 할 수 있는 나만의 장점, 적어도 취미 하나를 찾아서 언젠간 제대로 혼자 설 수 있는 늑대를 닮아가 보려고 합니다.
이런 글을 써보는 것도 처음인 데다 평소 필력이나 표현력이 좋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 읽으실 때 어떻게 생각하실지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나열만 한 것 같은데 이런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위도 점차 가시고 있고 벚꽃과 들꽃들도 서서히 얼굴을 내밀면서 봄기운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교우님들 마음에도 이런 꽃과 봄의 따스함이 가득해지시길 바라며,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