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부담감 없이'가 존제한다는게 참 고맙다. 그리고 이것은 나이먹음이 주는 배려이고 누림일지도 모르겠다. 살아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부담이고 책임이었던 것도 나이먹기 전 일이다. 아니, 뭔소리야. 지금 이 순간에도 완전히 자유로운것은 아니다. 밥값 해야한다고 어디선가는 아우성을 치고있지않는가. 그렇담 죽기까지 누구도 자유로울수 없는 것인가. 그럴수도 있겠다. 그렇지 않을수도 있고. 젊어서는 뭔가 배운다는 것도 성과를 내야한다는 절박감에 즐거움이 없었고, 성과가 없을때는 허송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일수였다. 먹고사는 일에 급급했기 때문에 다른 어떤일도 나를 조급하게만 했던 것은 아니었은지,,, 그랬다. 내게 최상의 문제는 늘 먹고사는 문제를 벗어나지 못했으니까. 남편이 있었지만 그는 도움이 안되었다. 언젠가는 분명히 도움이 되리라 기대했지만 죽는 날까지 그는 헛된 바람이었으니까. 혼자 산게 23년인가. 그렇다면 그동안은 잘 살았는지, 행복했는지 묻는다면 전혀 아니었다고 답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 사는것도 만만치는 않았다. 여전히 먹고사는 문제가 최 우선이었고, 다른것은 그냥 흘러가는대로 둘수밖에 없엇다. 아이들이 결혼하고 나서 내 생계비를 지원해주면서 비로서 조금씩 여유가 생겨나고 지금의 유유자작도 자리를 잡았다고 해야할 것같다. 참 먼길을 왔다는 생각도 든다. 뒤돌아보면 바로 저기가 거긴것 같지만,,,. 오늘은 예배와 함께 예쁜 감성글씨를 배우는 날이다. 잡담이라고는 없이 아주 진지하게 수업이 진행된다. 이렇게까지? 라고 해야할만끔 진지하다. 감동이 아닐수없다. 배운다는것은 나이하고는 상관없는 것일까. 뭔가 시간을 매울만한 일이 있어야 하는것은 틀림이 없다. 그리고 젊어서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하지못했던 것들을 해볼수 있다면 그도 감사 아닌가 싶다. 하고싶은 일이,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도 할수없었던 사람들에게 뜻밖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행운일수도 있다. 뭔가 꼭 성취는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이제와서 잘하진 못하더라도, 자랑할만한 솜씨가 아니더라도, 해볼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 그래 거기까지다. 누구에게 뽑낼것도 아닌대, 아니 뽑낼 대상도 이미 없다. 누가 상을 주는 것은 더욱아니다. 순전히 내 만족을 위하여 뭔가를 배우길 도전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면 됐다. 거기까지다. 사실 문화원 이라는 이름의 교육기관이 널려있다. 시간과 약간의 돈만 있으면 문은 늘 열려있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큰 부담없이 즐겁게 이용하고 있다. 나도 딸의 권고를 받기는 했지만 ,,, 큰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아주 잠깐 컴퓨터며 사진을 배운적이 있다.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이다. 그당시에는 아기 돌봄에 들어가야 했기에 계속할수 없었지만, 지금은 세월의 무개를 견디기 힘들어서 엄두를 못내고 있다. 교회에서 소망마을 이라는 프로그렘을 하고있어서 그나마 가볍게 고르고 고른게 '예쁜 감성 손글씨' 였다. 만족도는 높다고 해야겠지만, 그리고 나역시 열심히 하고있기는 하지만, 정말 배워보고 싶은것은 다른것이다. 컴퓨터나 사진을 더 배워보고 싶다. 그런데 안돼는 것은 기억력 때문이다. 잊어버린다. 말귀를 못알아듣는다. 분명 한국말인데, 이해력이 터무니없다. 딸은 자꾸 듣고 또 들으면 된다고 하지만, 자심감이 떨어지니 흥미도 잃게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 내년이 내게 없을수도 있다는 생각도 나를 말린다. 가기전에, 가기까지? ㅎㅎㅎ. 나는 그렇게 알뜰하지도 알차지도 않다!
출발하기 전부터 배가 살살 아프고 화장실 기별인듯 싶고, 긴장에 긴장을 거듭했다. 길에서 싸는 일은 없길 바라면서 ,,, 교회 도착하자 마자 화장실 먼저 들렸다. 실패였다. 본당에 들어와서도 배는 여전히 살살거리고,,, 또 화장실엘 갔다가 실패하고 예배시간 내내 배는 아프다 말다를 했다. 예배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거짓말처럼 배가 가라앉았다. 밥 맛있게 먹었다. 소망교실까지 마치고 집에 올때까지도 배는 더이상 아무 문제없었다. 이게 무슨 생숀가. 시험만 앞두면 배가 아프다는 사람도 있긴 했다. 예배가 무슨 시험도 아니고,,, 이런 고백을 공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김밥 두줄과 왕뚜껑 두개로 아이들 저녁식사를 때웠다. 부족하냐고 물었지만 애들은 아니라고 대답했는대, 모르겠다. 내 기준으로는 괜찮다는 생각이지만 정말 괜찮은지는 모르겠다. 할머니가 참 쫀쫀하다. 다음엔 김밥 세줄 살까. 모자라는 것도 싫지만 남는것은 더 싫은게 나다. 왜 이렇게 더 인색해지는지 모르겠다. 용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