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추렸던 봄날이 기지개를 켠지도 제법 시간이 흐르면서
바야흐로 이제는 완연한 봄날이 됐다
개구리가 놀라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 엇그제(3/6)였으니
땅속에 숨어있던 새싻들도 서둘러 고개를 내밀만도 하렸다
게발선인장
지난 설명절을 전후 해서 피기 시작한 이 꽃은
두달이 거의 돼가는데도 피고지기를 거듭하고 있다
군자란
떵속을 헤집고 다니며 농작물과 화초에 피해를 주던 두더쥐가
모처럼 내 손에 잡혔다
눈치 빠르고 땅속에서는 민첩하기까지 한 이놈을 붙들기가 쉽지 않았는데
두더쥐의 운이 나빴나 오늘은 내손에 걸려들어 바로 응징을 당해 버렸다
삭막한 삽교호는 좀더 기다려야 봄을 맞을 듯...!
영인산을 찾아 들면서 토정관(도서관) 앞을 기웃거린다
아산의 엣고을 흔적인 여민루
엄연한 문화재이면서도
옹색한 터(자리)와 바짝 붙어선 전봇대등이 경관을 해치고 있건만
눈길을 거둔 관리 주체의 무관심은 여전히 지속될 것만 같다
아산 1리 마을안길의 민가에서 겨우내 실내에서 보호받던 다육이가
봄볕을 따라 문밖으로 나들이를 나와 있다
바로 옆집은 고만고만한 개 7~8마리가 사는 개집인데
사람만 보면 어찌나 짖어대는지 동네가 시끄웁다
여러마리가 함께 살다보니 근종교배도 이루어지는 듯
똑같이 생긴 놈들끼리 헐레를 붙고 있네
아산 향교
실개천 옆의 꺽다리 미류나무
이 곳에도 까치가 곧 봄소식을 물고 오겠지!
야무진 차돌 암반위로 산속에서 보내온 봄이 졸졸 흐르고 있다
스님의 기척을 살피러 영인사 앞마당을 가로질러 봤지만
오늘도 스님의 기침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주변 발굴작업으로 누웠다 일어나기를 거듭하던 석불을 뵙는 것으로
영인산 입산신고를 마친다
우리나라의 공사현장이 대개 그렇듯
시작만 해놓고 부지하 세월인 것은 절집도 마찬가지로
끄적거려 놓은채 세월을 기다리고 있는 오층석탑 발굴현장
골짜기 안의 사방댐에 가까워지자 요상한 울음소리가 들린다
경칩에 깨어 난 개구리들이 알을 낳으며 수컷들을 부르는 소리인데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소리를 내니 묘한 화음이 골짜기에 울려퍼진다
간단 명료한 석탑을 지나고!
연못 쉼터에서 박물관까지 700m 길이로 설치된 무장애길
그 싯점인 파고라로 올라서고!
겨울외투를 벗지못한 배롱나무가
겨우내 지키준 연못옆의 비탈길로 올라선다
급하게 발길을 서두른 것은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졌던 노루귀와의 조우였다
아직 만개한 모습은 아닐지라도 여린 꽃대를 내미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늘도 변함없이 복원지구의 누각으로 올랐으나
주변 경관은 미세먼지속에 감춰져 있다
감나무 아래서라는 시 한수로 조망의 아쉬움을 삭이고!
영인산 삼봉(三峰)<신선, 깃대, 연화봉>
늘 바라보는 봄!
그 언덕에는 희귀한 야생화들이 많이 식재돼 있었으나
이제는 거의 도태되고 몇종류만 근근히 살아 남아있다
뒤돌아 보면 쫑긋한 영인산 2봉(상투, 닫자)도 오늘은 힘을 잃었나 보다
연화봉 대숲의 仙
영광과 시련의 탑
암릉의 깃대봉과 연화봉은 가까운 이웃이고!
영인산(靈仁山)
랑증맞은 조팝나무의 새순
연화봉 눈썹바위
식물원의 선인장들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끼
탐방로에 심은 봄꽃들은 산책객들이 즐거워 하는 곳이고!
자주 광대나물
성질 급한 희양목도 벌을 부른지 오래다
팅기싯다?
매화
봄을 맞이 한다는 영춘화(迎春花)
앞마당의 노루귀
흐린 하늘에 떠오른 달님은 수줍은 모습이다
안개로 뒤덮인 아침은 오늘도 예외가 없네
서리가 앉은 할미꽃
노루귀도...
반가운 노루귀의 함박 웃음
할미꽃의 기지개
큰개불알꽃의 합창
노루귀를 사랑하는 마음은 내마음이나 파리마음이나 다를게 없어 보였다
3월이 꽃맞이는 이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