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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행복을 느끼고 살아간다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삶의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살면서 행복을 느끼기보다 나에게 결핍된 부분을 찾는 것에 더 익숙해져 있는 것은 아닐까? 아마도 그것은 나의 삶을 온전히 누리기보다 ,나보다 더 나은 누군가와 끊임없이 비교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람들이 스스로를 ‘비교급’이 아닌 온전한 ‘주체’로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바로 ‘행복’을 느끼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행복해질 시간은 지금이야>라는 이 책의 제목은 바로 그것을 염두에 두고 지은 것이라 여겨진다. 나와 더불어 살고 있는 ‘우리’가 함께 행복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일은 무엇일까?
이 책은 매우 감성적인 에세이라 할 수 있는데, 저자는 수록된 글들을 ‘누군가 읽을 것을 예상하고 쓴 편지글’이라고 규정한다. 때로는 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글이며, 아직 보내지 못한 편지들이 그저 쌓여가는 것들을 갈무리하여 엮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저자의 글쓰기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이해된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책을 구입해서 읽는 수신자를 제대로 만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독자들이 그 글들의 수신자를 자신과 일치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전체 3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각각 ‘나에게’, ‘당신에게’ 그리고 ‘우리에게’라는 제목이 달려있다. 각 항목에 수록된 글의 제목 옆에는 같이 들으면 좋을 노래를 적어놓고 있다. 저자가 소개한 것들 중에는 내가 알고 있는 노래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나에게 익숙하지 못한 노래들이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저자의 바람과는 달리, 나는 노래와 연결시켜 책을 읽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을 통해서, 저자 자신이 음악을 전공하여 작사 혹은 작곡을 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래서 저자는 글을 쓰거나 읽을 때에 그에 해당하는 노래들을 연결시켜 사고했겠지만, 독자들이 느끼는 감성이 반드시 저자와 일치될 수는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이해된다. 하지만 어떤 독자들은 저자가 의도하는 방식으로 글을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1장, 나에게’는 ‘어른이 되면’이라는 글로 시작하고 있다. 책의 내용을 통해서 이해한 결과, 저자는 아마도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의 미혼 남성으로 추측된다. 물론 저자의 나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덧 어른이 되어 살아가면서 삶의 짐을 짊어지고 ‘서글픈 날들이 많아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절실하게 풀어놓고 있었다. ‘1장, 나에게’에서는 대체로 저자 자신의 삶에 대해서 비교적 진솔하게 생각들을 풀어놓고 있으며, 그러한 글들을 통해서 그의 삶의 방식과 생각들을 접할 수가 있었다. 음악을 전공하고,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글을 쓰면서 또한 다양한 사업에 대해서 구상하는 저자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감성적인 생각들 속에서도 비교적 현실을 매우 냉철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2장, 당신에게’는 ‘누군가는 기억도 못하는 일로 당신의 하루가 망가지지 않길 바란다’는 저자가 건네는 위로의 말로 시작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첫 번째 수록한 글의 제목을 ‘그러기엔 당신이 너무 소중하다’고 명명했다. 이 글들에서 말하고 있는 ‘당신’이란 이 책의 독자들이면서, 또한 저자의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 저자 자신을 포함한 존재들이라고 이해된다. 그래서 저자는 ‘당신을 그대라 쓰고, 그대를 너라 쓰고, 너를 나라고 쓴다’고 하면서, 실상 ‘당신에게’ 건네는 말이 바로 저자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타인을 통해서 나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 항목에서는 편지의 수신자인 ‘당신’이 결국 저자 자신인 ‘나’와 겹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매우 다양한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글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글 쓰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을 위해 아낌없이 돈을 쓰면서도, ‘나를 위해 무엇인가를 사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내가 나에게 친절하지 못했던 시간에 용서를 구’하겠다고 다짐을 하기도 한다.
누나의 딸이 태어나던 순간의 경험으로부터 시작되는 ‘3장, 우리에게’는 저자가 생각하는 ‘우리’의 개념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저자에게 누나의 가족과 새로 태어난 조카, 그리고 아버지를 비롯한 자신의 가족들이 가장 먼저 ‘우리’라는 범주 안에 포함될 것이다. 때로는 미혼자로서 ‘미래의 아내에게’ 건네는 편지를 남기기도 하고, 저자와의 특별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다양한 글들에 소환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우리’에는 친구이기도 하고 선배이기도 하며, 때로는 특별한 인연을 맺은 문인이기도 한 많은 이들에 대한 저자의 감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평범한 삶은 더욱 특별하게 느끼며 살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서 접한 저자의 삶은 그래서 한 사람의 독자인 나에게 특별한 모습으로 각인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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