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얀(백혜영)님의 교우 단상: 나도 하나님 편이고 싶다! ◈
하루에도 몇 번씩 교실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내린다. 계단마다 금연 표어나 명언, 속담 같은 것을 붙여 놓지만, 누구 한 명 자세히 읽어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문득 누군가의 마음에 화살처럼 박히는 글이 있을 수 있으려니 생각하고 붙여두는 것이다.
매일 익숙한 계단, 익숙한 문구, 무심코 지나던 어느 날 문득, ‘같은 깃털을 가진 새들은 함께 모인다’라는 영어 속담이 적혀 있는 계단 앞에서 생각이 많아졌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은 것이다. 유유상종으로 통하는 속담이니 왜 아니 그렇겠는가.
신앙생활에 쩐내 나지 않고 고소하고 달달한 냄새가 나는 교우들이 되기를 기도로 소망한다고 해주신 울밖 교우 새벽숲님의 교우 단상의 글에 감사하며, 나의 신앙생활을 되돌아보게 된 덕분에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글귀도 마음에 와서 닿았던가 싶다.
어떻게 해야 쩐내가 나지 않을까?
매너리즘에 빠져 이미 쩐내가 진동하고 있음에도, 사실 다른 사람은 쉽게 판단하면서 자신에게만 관대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지는 않은지?
나의 주변에는 나와 같은 깃털을 가진 새들처럼 어떤 사람들이 모이는지?
건축의 마무리가 쉽게 진행되지 않음에 속상하고 조급한 마음을 아예 모른 척하는 것인지, 무책임하고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의 행태로 인해 기도조차 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을 때, ‘분을 품으면 내 몸이 망가질 것’이라는 남편의 문자 한 통에 ‘용서는 하나님만 하실 일’이라는 말로 더욱 분을 내었더니 진짜로 하루종일 몸이 아팠다. 오랫동안 피로가 누적되어 몸을 가누기 힘들었지만, 정신력으로 버텨내던 몸이 분을 냄으로 속까지 상하게 하니 토할 정도가 되었다.
“주님도 때로는 울기도 하셨네~” 마음을 다스리려면 항상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찬송가의 한 소절을 떠올리며, 나에겐 진정한 기도의 동역자가 모여들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같은 깃털을 가진 새들이 모인다고 했으니 나도 먼저 누군가의 기도의 동역자가 되어야겠다고, 그런데 그들이 내 편 말고 하나님 편이면 좋겠다고, 그리고 나도 하나님 편이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