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광님(울밖교우/주보회원)의 교우 단상: 추억 이야기! ◈
반갑습니다. 미스터 뽀 최승광입니다. 이 목사님과 얽힌 탓에, 내 맘대로 살지 못하고 항상 말씀대로 조심하며 사는 사람으로 살다 보니 살이 많이 쪘습니다.^^
이 목사님과는 서울 미아리고개 ‘00교회’에서부터 지금까지 쭈욱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독교 신문사 광고국을 시작으로 사회복지사, 난을 재배하는 농부, 그리고 지금은 작은 교회를 섬기는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교회를 건축하기 이전의 교회는 한 번 가봤습니다. 성가대에 앉아 찬양도 했습니다.
매주 목사님이 보내주시는 주보를 통해 몸도 마음도 들꽃 교우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래전부터 글을 보내라는 목사님의 강압(?)을 받아왔지만, 불순종하다가 항복했습니다.^^
들꽃교회는 제 마음의 교회입니다. 이 목사님과의 추억이 새겨진 그런 교회이니까요. 늘 내려와 살라고 하시는 목사님의 말씀을 여건 때문에 순종하지 못하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목사님과 전 미아리 시장 돼지갈비 단골고객으로 다니면서 형제처럼(주의 종에게 이렇게 말해도 되나...) 되었습니다.
당시 목사님은 가난한 신학생이었고, 난 어엿한 직장인이었으니 돼지갈비는 늘 제가 샀지만 말입니다.(ㅋㅋㅋ)
목사님은 지금도 그 돼지갈비집을 이야기하십니다. 연탄불에 굽는 돼지갈비집, 노란 양푼에 2인분(그때는 1인분에 400g이었음)만 시켜도 배터지게 먹었으니 가난한 신학생과 뚱뚱한 직장인의 천국이었던 것이죠.
제가 아는 목사님은 부드러운 것 같지만, 아주 원칙적인 분입니다. 다른 건 다 양보해도 옳지 않은 건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그것도 버려야 한다고, 그래야 큰 교회 목사 된다고 입이 닳도록 조언(?)을 드렸는데, 그렇게 살면 불편해서 안 된다고 하시며, 그렇게 살다 죽을라니 내버려 두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주보의 글이나 전화에 의하면 이젠 목사로 완벽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미아리 시장 돼지갈비를 못 먹어서 생긴 후유증으로 보입니다.
제가 아는 이 목사님의 젊은 시절은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허우대 멀쩡하지, 노래 잘하지, 말 잘하지, 의리는 조폭 이상이지...^^참 그립습니다.
아버지 고향이 신안이라 장례를 치르고 목포에서 목사님을 잠깐 뵜습니다. 그런데 내게 봉투 하나를 불쑥 내밀며 “이자는 나중에 줄게!” 하시는 겁니다. 뭐냐고 물었더니 그냥 그런게 있다고 하십디다. 억지로 거절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생각하니 신학생 시절 조금 보태드린 차비와 돼지갈비 값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빚을 지고는 못 사는 목사님 얼굴이 지금도 선합니다.
건축으로 힘들다는 풍문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보내준 사진을 보니 상념이 말끔히 사라지더군요. 이 목사님과는 추억이 참 많습니다. 그만큼 난 들꽃교회를 사랑합니다. 목사님은 늘 “좋은 사람들은 가까운데 함께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런 줄 알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형편이 안타깝습니다. “돈 많이 벌어서 우리 교회 장로로 헌신하소!”라는 말을 못 지켜서 미안하기도 하고요...
멀리서나마 기도로 응원하겠습니다. 자주 뵙도록도 하겠습니다. 부자가 되어 물질로도 헌신하겠습니다. 들꽃 가족들에게 돼지갈비도 한없이 쏘겠습니다. 기다려 주십시오.
허접한 이야기만 한 것 같아 죄송하지만, 제 마음입니다. 부디 힘내시고 건강하십시오.
미스터 뽀 최승광이었습니다.(뽀란 뽀뽀뽀에서 뽀식이 닮았다고 붙여진 애칭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