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숲(김영철/울밖교우)님의 교우 단상: 내 안의 카르텔 제거하기! ◈
땅 위의 생태계는 흙으로부터 시작해서 식물 → 초식동물 → 육식동물 → 사람 → 흙으로 돌아가고, 다시 식물 → 초식동물 → 육식동물...로 쉼없이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큰 틀로 보면 자연생태계는 흙이라는 무생물에서 시작해 식물, 동물이 되었다가 그 수명이 다하면, 죽어서 무생물인 흙이 되기를 반복하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자연에서 생물의 먹이사슬은 약육강식의 형태로 벌어집니다. 힘센 놈이 약한 놈을 이용하거나 먹어 치우는 것이 일반적인 듯합니다. 그런데 약육강식이란 것이 아무렇게나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포식자가 딱 필요한(배고픈) 만큼만 먹지 일부러 닥치는 대로 수확해 식량을 남기거나 사냥한 먹잇감을 남겨 더미처럼 쌓아 놓지는 않는다는 것이 절묘합니다.
자연계에서 필요한 것보다 더 거두거나 먹이를 남겨 쌓아 놓는 것은 인간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인간의 숙명인 '먹고살기'가 해결되면 그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면 참 좋을 텐데 세상은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먹고살 만 한데도 양심을 버리다 못해 법을 어겨서라도 잇속을 챙기고, 거기에 재미를 붙이면 조직적으로 이권을 주고받는 패거리를 만들어 끝없는 탐욕을 부리니 말입니다.
중남미 국가에서 마약 밀매 조폭이 사회를 어지럽히다 못해 나라 전체를 뒤흔든 ‘'마약 카르텔’의 끔찍한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카르텔과 마피아. 이 둘 모두는 폭력, 범죄를 암암리에 또는 대놓고 하는 거대조직을 가리키는데요, 조직폭력 마피아가 온 나라에 들끓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을 일으켜 전 세계 평화를 깨뜨린 깡패국가가 된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부 해외 국가의 카르텔은 눈에 보이기라도 한데, 한국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카르텔이 오래전부터 있어 온 건 아닐지요.
아파트 건설회사가 일부 부패 공무원, 정치인에게 이권을 받은 댓가를 뇌물을 주다 발각되는 것도 카르텔, 거대 제약회사가 일부 의료기술자, 그들의 협회에게 뇌물을 주고 이권을 받는 것도 카르텔, 은행끼리 이자율을 담합하여 돈 빌린 사람들한테 이자를 톡톡히 받아내고 있는 것도 카르텔, 통신 회사들이 소액요금제와 무한 테이터 요금제만 내놓아 가입자 지갑을 털어내는 것도 카르텔일 것이고...
카르텔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이 시절, 건강 문제와 관련된 카르텔도 있지 싶습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뇌혈관병, 암, 아토피 피부병, 류마티스 같은 난치병에 걸린 사람들이 먹어도 쉽게 좋아지지도 못하는 약을 평생 먹어야 해서, 본의 아니게 거대 제약회사의 ‘종신고객=충성고객=안정적 고객’이 되고 마는 슬픈 현실이야말로 카르텔에 제대로 걸려든 거라 볼 수도 있습니다.
카르텔이란 단어는 후진적 사회에서 공정 사회와 선진국으로 가는 걸림돌임이 분명한데요, 안타깝게도 요즘 이 말이 언론에 자주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 한국 사회는 후진국 상황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눈앞에 선명히 보이는 카르텔이든, 보이지 않는 카르텔이든 일단 거기에 당하지 않도록 눈을 부릅뜨고 보는 것이 먼저일 겁니다.
한국 사회에 ‘카르텔’이란 걸림돌이 아직도 만연함을 인지한다는 건 한편으론 모두가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저부터 담백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기로 다짐해 봅니다. 모르는 사이에 제가 하는 일이 저와 다른 처지에 있는 분들에게 카르텔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잘 살펴보겠습니다. 교우님들의 기도 덕택에 제 하루하루가 기쁨으로 이어짐을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여러 들꽃 지체님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