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회준비
딱 한 달이 지난 것 같습니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세 가지 종목 중 순서도 모르면서
무작정 한국에 가면 철인 3종 경기를 시작하리라 마음먹었던 것이
본래 주저함이 없는 성격이기에 아무 것도 모르고 준비도 안 되 있는 상태였지만,
지인들에게는 나는 철인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해두었습니다.
이제는 제 본인의 의지를 떠나서제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꼭 대회에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전에도 말씀드렸다싶이 운동을 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음에도 불구하고 철인 3종에
관련된 분을 만나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었습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알면서도 도저히 적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무심코 돌리던 체널에서 하이원 대회를 중계했던 프로그램의 재방송을 보게 되었고,
중간에 나레이션이 송일국씨라는 것을 알고 아니 저런 유명 배우가 왜 이런 프로의 나레이터를 맡고 있지?
라고 궁금해 했었습니다. 차츰 그 배우가 철인 3종에 큰 사랑을 가지고 있고 연맹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간신히 검색을 통해 순서가 수영 사이클 마라톤의 순이고 거리가 어느 정도이다 라는 것만 알게 될 때 즈음
8월 30일 인천 왕산해수욕장에서 경기가 열린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고, 참가신청이 참가마감으로 바뀐 것을
보고 서둘러 연맹에 전화를 해서 늦었지만, 전화로 참가접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그 뒤로도 우리 분당철인클럽의 존재를 알지 못 하고 혼자서만 연습하다가 대회에 참가했다면...
생각만으로도 아찔합니다. 첫 대회 때의 악몽이 너무 커서 평생을 후회하며 살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뒤로 자주 연맹 홈페이지를 들락걸이다가 연맹 관계자가 알려준 철인 용품 판매 사이트에서 우연히
전국의 모든 동호회가 링크된 페이지를 가게 되었고, 분당지역에도 동호회가 활동하는
사실을 그 때 처음 알고 깜짝 놀랐더랬습니다.
지금이야 이런 훌륭한 형님들께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클럽이 있다는걸 모르고 놀랐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이전까지 가입되어 있던 네이버에 철인 3종 카페는 회원은 상당수가 되지만, 제가 몇 주 전에 올린 글에
조회수가 10을 넘지 않고 아무도 답글을 달아주지 않는 열악한 상황에 익숙한 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마치 순풍을 만난 배처럼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가입한 바로 다음 날이 월례회였습니다. 그 날 정자역에서 많은 형님들을 뵙고 인사드리며
철인이란 무엇인지 깨닫는 저의 철인 인생에 절대 빠질 수 없는 한걸음을 내딛는 하루였습니다.
그 이튿날 저녁에는 은수형님, 찬상형님과 탄천에서 장거리 런 연습을 했습니다.
이전까지 동네 달리기에만 익숙했던 제가 장거리를 달리는 것은 그런 차원이 아니고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좋은 훈련이었습니다.
보폭이나 다리와 지면의 거리, 어깨의 들썩임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다녀온 왕산 해수욕장 전지 훈련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대포형님, 승찬형님께
태어나 처음으로 페달링에 대해 배웠고 함께 합숙을 하며 형님들께 철학과 인생을 배웠습니다.
이 두 번의 훈련으로 준비되지 않았던 저는 무릎이 욱신거리는 가벼운 부상을 얻긴 했지만,
저는 정말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말을 가슴속에 새기며 30일에 있을 인천대회를 기다렸습니다.
대회 D-1
수영대회에 자주 출전했던 저는 철인을 준비하면서도 계속 수영대회 때와 비교하게 됩니다.
수영에 비해 장비구입의 압박 (아직 학생인 저로서는 정말 이 부분이 가장 큰 벽이었습니다 ㅠ)
이나 대회참가비의 부담도 무척 크고, 무엇보다 대회 전에 준비해야 될 것이 훨씬 세세하고 많았습니다.
등록과 사이클 검차를 위해 대회장까지 가는 것만도 보통일이 아닌데 하루 전 날 대회장에
들러야 하는 것은 진짜 고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까지 제가 분당철인을 모르고 혼자 덤볐다면
그 무거운 유사 도로용 사이클 생활 자전거를 버스에 싣고 거기까지 가면서
속으로 있는 욕 없는 욕 궁시렁 댔을 것이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어떡하지 고민하고 있을 때 걸려온 찬상형님의 전화는 마치 천사의 목소리와도 같았습니다.
형님의 배려로 찬상형님의 차에 돌핀형님 저까지 이렇게 셋이 팀이 되어 29일 왕산으로
검차받으러 가는 길은 더 이상 고생길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행복했습니다.
좋은 형님들께 배울 수 있는 것은 비단 철인 3종에 관련된 것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형님들의 지혜와 삶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저는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도착한 왕산에서 은호형님과 형수님 그리고 우보형님, 승찬형님께서 먼저 오셔서 저희를 반겨주셨습니다.
미리 검차를 받으시고 앞자리에 줄을 맡아주셔서 저희는 선수등록을 먼저 하고 배번이 적힌 비닐백과
식권, 주차권을 받고 검차도 금방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또 만약 저 혼자였다면 어땠을지 가정해 봅니다.
궁시렁대며 어렵게 도착한 왕산에는 수많은 철인 인파로 검차까지 상당한 시간을 요합니다.
또 짜증이 물밀듯 밀려와 격한 심정을 억누르며 겨우 제 차례까지 기다려서 자전거를 보여주니
먼저 안으로 들어가서 등록을 하고, 배번을 헬맷과 자전거에 부착하고 오라는 통보를 받습니다.
이런! 미리 알려주지!! 이제는 거의 낙오할 수준입니다.
분명히 이랬을 겁니다. 처녀출전인 저에게는 형님들의 가르침이 가뭄의 단비처럼 너무도 절실하고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검차까지 마치고 부착된 스티커를 보시더니 돌핀형님께서 사실 제 자전거는 사이클이 아니라
유사 도로형 생활 자전거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때 제 자전거가 유사품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말로만 듣던 유사품에 주의하세요! 가 뇌리에 스쳤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무겁고 속도가 안 나는구나...
그래도 외관은 나름 사이클이라고 생각하고 탄건데 그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아직 젊고 장비에 연연하고 싶지 않았지만, 대회에 참가하여 눈이 부신 자전거들을 구경하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좋은 사이클을 타고 싶다는 이 마음은 대회 때 사이클 코스에서 극에 달합니다.
그 날 대회를 끝낸 이란의 쥬니어 엘리트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제가 본래 사람 사귀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말을 걸었는데 저의 까만 외모는 항상 외국인들에게
좋게 어필합니다. 그들이나 저나 완벽한 영어가 아니라 대화에는 정도가 있었지만,
저의 폰번호랑 이메일 주소까지 알아갔을 만큼 인기가 좋았습니다.
형님들께서 제가 그들 곁에 앉아있으니까 누가 누군지 분간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그런 얘기를 무척 자주 듣습니다 ^^
대화때문에 늦어서 형님들은 바꿈터에 자전거 거취하러 먼저 가시고 저는 찬상형님과
타이어에 바람을 넣고 바꿈터로 향했습니다. 태어나 처음보는 값비싼 고급 사이클들의 향연에 취해 한동안 넋을 잃었더랬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아니, 만일 혼자였다면 대회 참가도 전에 퍼져버렸을, 하지만 분당철인과 함께 이기에
그 준비의 과정마저 행복하고 순탄했던 검차를 마치고 형님들과 내일의 승리를 기원하며 근처 슈퍼마켓에서
형님들은 맥주를 저는 사과쥬스를 마셨습니다. 참 형님들은 대단하십니다.
전 날의 음주와 담배 이미 2종을 마치시고 바로 철인 3종을 가뿐히 완주하시는!
철인 5종!! 형님들은 진정한 철인이십니다!
대회당일 그리고...
잠을 푹 자고 싶었는데, 잘 못된 생활습관 때문인지 긴장해서인지 새벽 세 시까지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알람 소리에 눈을 떴는데 기대를 져버리고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을 재촉하는 빗소리는
제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첫대회인데 비라니... 화창해도 잘 할 수 있을까 말까일텐데 ㅠ
서현역에서 다시 찬상형님 돌핀형님을 만나 함께 대회장으로 가는 길은 어제와는 다른 비장함이 감돌았습니다.
형님들께서 알려주신대로 각 경기를 마치고 바꿈터에서 해야할 일들을 숙지해 보았습니다.
비가 대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꾸 걱정이 됐습니다. 8시 반 쯤 도착해서 수영이 가능한 9시까지
시간 분배를 해서 바꿈터에 경기에 필요한 장비를 가져다 두고 몸을 풀었습니다.
저는 마지막까지 수영할 때 슈트를 입을지 말지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밖은 비바람으로 인해 확실히 추웠지만,
아직 물에 들어가보기 전이라 수온이 얼마나 낮은지 확인할 길이 없고 바꿈터를 폐쇄한 후로는 재입장이
불가하다는 방송을 듣고 결정해야 했기에 부담이 됐습니다. 찬상형님께서 그냥 결정한대로 하는게 좋다고
하셔서 그래 이번 대회까지는 혹시 물이 차더라도 맨몸으로 도전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행히 연습 때 들어간 물은 별로 차갑지 않았고 수영하는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9시 25분에 바꿈터 폐쇄를 알리는 방송이 나왔고 동호인 엘리트 20대 동호인 30대 40대 50대 60대.....
모자색깔 별로 줄을 섰습니다. 본래 긴장을 안 하는 성격이라 이 때까지도 떨리지 않았습니다.
그 때 갑자기 술렁임이 있었습니다. 송일국 씨가 파란 수모를 쓰고 등장한 것입니다.
트라이애슬론을 좋아한다는 말과 제 친구가 그의 마라톤 출전을 직접 본 적이 있다고 해서 알았지만
이렇게 같이 대회를 참석한다고 하니 또 기분이 색달랐습니다. 다들 우물쭈물하고 있는데
저 혼자 당당히 찾아가 말을 걸었습니다. 당신의 나레이션을 듣고 대회에 참가할 다짐을 했노라고
다른 사람들을 의식해어인지 아니면 본래 그런지는 모르지만 제가 느낀 기분은 참 겸손하고 예의바른
사람이었습니다. 고맙다고 화답하고 함께 완주를 기원하며 열심히 하자고 이야기 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경기 5분 전을 알리는 방송 입고 있던 자켓을 맡길 곳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어느 기자 한 분 께서
받았다가 방송실에 맡긴다고 해 주셨습니다. 자켓을 입었을 때까지는 몰랐지만 벗도 나니 저 혼자만
(비록 까맣지만) 살색이라 검은 슈트 사이에서 좀 튀었습니다. 주변에서 슈트의 착용과 미착용이 대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웅성이기도 했습니다. 뿌우웅 드디어 시작입니다. 엘리트들이 바다로 뛰어가고
잠시 후 두 번 째 신호음과 함께 저희 20대의 힘찬 입수가 시작됐습니다.
자신있던 수영인데 생각과는 달랐습니다. 걱정했던 것보다 몸싸움이 심한 것은 아니라도
주변에 가까이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과 일정간격을 벌려야 하고 부표를 따라 가야하니 정상의 레이스를
펼치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괜히 누군가 제 앞길을 막는 것 같기도 하고, 뒤에서 어깨를 내리 누를 때는
정말 화가 나서 따라 가서 복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제 잘못입니다. 앞으로는 철인의 마음으로
너그러이 용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거의 독보적으로 슈트를 입지 않았던 이 부분은 유효했습니다.
관중들의 시선끌기에 한 몫했습니다. 부표를 돌아 한바퀴를 돌고 다시 모래사장을 달리는데 사람들이 수근거리며 멋있다고
소리치는 분도 계셨습니다. 장내 아나운서는 제 배번과 이름을 말하며 기록이 좋다고까지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두 번 째 돌 때는 긴장이 풀리고 오히려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이대로라면 몇 km를 더 헤엄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만큼 바다수영에 완전 적응이 되었습니다. 뭍에 발이 닿고 바꿈터로 달리는 시간은 짧고도 길었습니다.
수영만 계속하는게 아니라 바로 준비해서 사이클을 타야하므로 처음 출전하는 사람은 사전에 연습을 하지 않으면
많이 당황할 것 같습니다. 전 형님들의 조언대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고 또 당일에 심판으로 계시던 우보형님께서
서둘지 말고 천천히 하라고 말씀해주셔서 마음에 안정이 됐습니다.
비로 온 지면이 젖어있었기에 맨발로 사이클화를 신는 제가 물기를 닦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말씀드렸지만 장비 구입의 압박을 심하게 느끼는 터라 기껏 비싼 돈 주고 산 신발의 밑창이 빨리 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바꿈터를 벗어날 때까지는 맨발로 가서 자전거를 타기 직전에 신발을 신고 사이클을 타는 것이 제 전략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선수가 아닌 이상 바꿈터에서 시간을 줄이기 위해 목을 멜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기껏해야 1~2 분 내외일텐데 그 시간에 목을 메다가 정작 중요한걸 놓칠 확률이 농후할 듯 합니다.
저는 파워젤을 반 정도 먹었습니다. 먹는 방법도 몰라서 입에 넣고 그냥 씹었습니다.
나중에 찬상형님 말씀으로는 그냥 입에 넣고 있으면 저절로 넘어간다고 하셨는데 먹는 법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것은 괴로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힘들어서가 아니라 제 앞으로 씽씽 치고 나가는 다른
선수들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아픔이었습니다. 페달링이 그들보다 쳐지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기어를 낮게 둔 것도 아니었습니다. 연습 때 보다 두어 단은 높여서 빠르게 페달링을 하는데도
사이클이 아닌 유사 도로용 자전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어렴풋이 느끼긴 했지만 정말 현장에서 수영에서는
저만큼 앞질렀던 사람들이 고가의 장비로 쉽게 저를 따돌리는 것을 보는 것은 아쉬움 이상의 먹먹함이 있었습니다.
제 짧은 소견으로는 수영이나 달리기는 개인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비의 힘을 많이 이용하는 사이클은 그 장비의 성능 여부가 기록에 반영되는 비중이 크기에
노력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무엇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번 로마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때
갑자기 기록이 너무 좋아진 선수의 부력이 좋은 슈트를 다음 대회부터는 규제하기로 한 것이 비슷한 예입니다.
이렇게 수영에서도 장비에 따라 기록이 갈리고 기록의 인정여부에 말이 많은데 사이클은 훨씬 더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좋은 자전거를 가졌다면 이런 불평이 없겠지만 어제는 정말 갑갑한 심정이었습니다.
하도 추월을 많이 당하니까 이제는 그냥 완주만 하자는 생각으로 웃으며 그들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생활용 자전거로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어디냐고 위안을 삼았습니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정말 제 아버지 뻘 되는 분에게 역전을 허용하는 꼴이니 자극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이클에서도 어김없이 사점 death point 가 찾아왔습니다. 반환점을 돌아 뚝방길을 되돌아 가는데
갑자기 조여오던 전립선의 통증도 사라지고 페달링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추월하던 자들이 없어지고 제가 추월한건 아니지만, 저를 추월하고자 했던 그룹과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렇게 사이클을 마치고 드디어 마지막 대망의 달리기가 남았습니다.
비록 은수형님과의 훈련 때는 고생을 좀 했지만, 10km 쯤은 자신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자신감이 아닌 객기였다는 것을 대회 때 여실히 깨달았습니다.
사이클과 런 연습을 따로는 했지만, 사이클 후에 바로 뛰는 연습을 이전에 해두질 않아서 입니다.
방송에서 볼 때도 그 때 부상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들었는데 제가 그 중 한 사람이 될줄은 몰랐습니다.
무릎위에 허벅지와 만나는 부분의 근육이 뭉치기 시작하더니 통증이 계속 됐습니다.
뜨거운 물을 부으면 풀린다는 말을 들어서 달리면서 계속 주최측에 더운 물을 구했지만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가끔 쉬면서 그 쪽을 주물러 주며 속도를 늦췄습니다.
그래도 뭉친 근육은 풀릴줄을 몰랐습니다. 힘들고 숨이 차서가 아니라 통증 때문에 기량대로 달릴 수 없다는
사실이 또 저를 아프게 했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만난 은수형님 찬상형님 돌핀형님 승찬형님은 제게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인기스타 배트맨 아저씨도 젊은 녀석이 빌빌댄다고 엉덩이를 때리며 응원해 주셨습니다.
tv로만 보던 일종의 로망, 생수통의 물을 마시지는 않고 머리에 뿌리기 그리고 길가에 버리기도 몇 번 해보니
지겨워졌습니다. 이제는 정말 세시간 삼십분이고 뭐고 완주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전 정말 달릴 때 빠르게 뛰지 못 하고 심지어 통증때문에 걷기도 했기 때문에 세시간은 옛날에 지난 줄 알았습니다.
마지막에 저를 도와주시려고 찬상형님께서 다리를 뒤로 쭉 빼서 엉덩이에 발뒷꿈치 닿기를 해보라고 하셔서
이 동작은 저도 수영가르치기 전 준비체조 때 스트래칭으로 많이 해주는 거라 대수롭지 않게
하는데 갑자기 허벅지에 심하게 쥐가 나 정말 경기를 포기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형님께서 그 쥐를 풀어주시느라 시간을 많이 지체하셔서 정말 감사하고 죄송했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마지막 내리막을 지나 결승점으로 향했습니다.
의외로 골인지점의 시계가 2시간 40분을 향하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건방지지만 나름 세시간 안에 들어가자는 목표를 갖고 있었거든요 ^^
들어왔더니 이미 완주하신 세 분의 형님들께서 저를 보고 복장이나 외모는 어제 만난 이란의 쥬니어 엘리트인데
헥헥 거린다고 놀리셨습니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게 힘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모든게 격려하고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셨던 형님들 덕분입니다.
제가 받은 도움이 너무 커 어떻게 은혜를 갚아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늘 맏형으로서 격려와 조언으로 큰 힘을 주시는 상호형님
따뜻한 사랑으로 보살피고 챙겨주시는 자상하신 은호형님
합숙하며 페달링에 지대한 도움을 주시는 승찬형님
차량, 슈트, 벨트, 물통, 테이프 제공 및 현장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시는 찬상형님
여러모로 챙겨주시고 특별히 대회 일등하신 동욱형님
심판으로서 존재만으로도 위안이 되며 음료랑 비닐도 챙겨주시는 우보형님
제가 궁금한 것들을 잘 알려주시고 런 훈련에 큰 도움을 주시는 은수형님
궂은 일을 도맡아 하시며 세세한 부분까지 잘 신경써주시는 대포형님
이 외에도 제가 직접 뵙지 못 했지만 온 오프라인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형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대회 직전에 만났던 송일국 선배 (철인3종 선배) 가 들어오는 것이 보여
같이 사진을 찍으려고 따라가서 그 때 도전의식을 불러 일으켜주셔서 감사하고 완주를 축하드린다고
했더니 기억하고는 감사하다고 제게도 축하한다고 하고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
제가 느낀 감정은 누구를 의식해서가 아니라 정말 겸손하고 예의바른 된사람이란 것입니다.
아, 그리고 절대 취재 의식해서가 아닙니다. 정말 한국 철인의 한 거장과 기념 사진을 찍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제가 지난번에도 스포츠 뉴스에 나와봐서 아는데 찍히려고 호들갑을 떨면 오히려 그 부분은 편집을 합니다.
되려 가만히 카메라가 있는듯 없는듯 무시하면 그게 나오더라구요 (차후에 그 사진도 첨부하겠습니다 ^^)
제가 이래뵈도 은근히 운동쪽 TV 출연이 잦습니다. 농구 결승전에 갔을 때 찍히고
유학생활 중에 샌프란시스코 구장에서 한국 대 일본전 (준결승에서는 한국의 승리) 에서도
페이스 패인팅하고 가서 찍혔더랬습니다.
이제 겨우 한 개의 대회를 치렀고 저의 부족한 부분이 많이 노출되었습니다.
이 점을 보완하여 훈련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다가오는 서울 대회 때는 달릴 때 근육이 뭉치지 않는
훈련을 미리 해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나태해지지 않도록 제 자신을 채찍질하겠습니다.
형님들께 정말 깊은 감사드립니다. 분당철인.... 악!
추신. 약속지켰습니다 돌핀형님 ^^
기분이 너무 좋아 어제 복장 그대로 명동은 못 가고 서울역을 누볐습니다. 증거사진 첨부합니다.

첫댓글 ㅋㅋ 그다리로 쏘다니기가 무리 였을텐데... 고생 좀 했겠네///.............암튼 정말 수고 많았다....ㅊㅋㅊㅋ
형님께 배운 페달링 덕분에 무사히 사이클을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다녀온 듯 생생한 후기 잘 보았네요,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워낙 훌륭한 형님들이 계셔서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지욱아 고생이 많았다. 그래도 완주해 내고 보니 가슴 뿌듯하지? 여친들도 너를 많이 자랑스러워 했을것 같구나...
그냥 그러려니 하던대요 워낙 제가 나서는걸 좋아해서 ^^
수고마이했네~~~
감사합니다. 은호형님의 도우심 없이는 불가능했을 완주입니다. 제가 수영 전에 진행요원에게 자켓맡길 때 형님도 정신없으셨을텐데 나오셔서 도와주실 때 정말 감동했습니다 ㅠ
지욱아...은호형하고 은수형하고 구분이안되는가벼???
아... 죄송합니다 은호형님 은수형님은 훈련부장 은호형님은 자상한 교육부장이시죠 ^^
첫 출전에 좋은기록이네요. 내용으로는 잔차가 많이 뒤진것처럼 되어있으나, 기록으로 보아 욕심이 너무 컷던것 같네요.. 아뭏튼 축하합니다.
열심히 페달링을 하는데 많은 너무 많은 분들이 치고 나가셔서 조금 안타깝더라구요 ㅠ 이제 욕심을 내지 않고 제 자신과의 싸움에 이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첫출전에 잘~ 하셨습니다!!
형님 어제 모임 때 뵙지 못 해서 아쉽습니다 ㅠ 형님의 존재만으로도 대회중에 마음이 편해짐을 느꼈습니다 ^^
우와!! 대단~~~ 추카^^
감사합니다 형님도 서울대회 첫 완주 후기를 올리실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
엄청 행복해 보입니다. 저도 행복합니다. 행복한 시간을 같이해서 즐거웠습니다.
찬상형님 제 은인이십니다. 검차부터 대회 완주까지 형님께서 이끌어주신 덕분에 부족한 부분들을 하나씩 채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
역시 예상했던대로 대단하네요! 정말 축하합니다~ 부러워요~~
쑥스럽습니다 ㅠ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의 노력보다는 형님들의 희생덕분이지요
첫 출전 좋은 성적으로 무사 완주를 축하해~~~~~`, 그리고, 지나온 세월보다 운동 할 날들이 더 많이 남았다는걸 명심하기 바라네^^
상호형님! 옛써 명심하겠습니다. 형님의 격려와 조언이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다음 대회 때는 형님과 함께 할 수 있겠네요 영광입니다 ^^
야야!! 못보던 여친같어??
아는 누나랑 동생이요 ㅋ 누나가 미국에서 오면 형님 한 번 소개팅 추진해보겠습니다!
진짜로 배번차고 서울시내를 활보하고 다녔네??? 이 첫완주의 기쁨과 감동을 앞으로도 쭈~욱...밀고 나가게...수고했어!!
네 형님 근데 저 날 저 복장에 다리는 절뚝거리고 다녔습니다. 서울역에 저랑 똑같은 복장의 맨발의 노숙자가 계셨는데 저를 경쟁자로 알고 피하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