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음의 필로소피아
운명으로 조각된 세월
길을 따라 걸어간다
세상을 향한
인연의 메아리
미래의 바람으로 머문다
_ 서 영
왕십리 연가_전국디카시현장백일장 최우수상 수상작
<해설>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혜’는 인간의 덕목 중 하나로 보았습니다.
플라톤은 그의 스승 소크라테스를 따라 철학을 ‘필로소피아_지혜 사랑’이라고 이해합니다.
왕십리연가_전국디카시백일장 최우수상 수상작 「묵음의 필로소피아」의 피사체는
왕십리광장에 있는 ‘고산자 김정호’ 동상의 부분을 촬영한 겁니다.
고산자 김정호의 열정과 집념을 한 장의 사진과 다섯 줄 이내의 시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지만,
‘디카시’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 글을 쓴 서영 시인이 보내온 시작 노트를 꼭 소개하고 싶습니다.
길, 나그네의 삶
혼자라도 외롭지는 않다
하늘과 땅과 공기를 탐색하며 걸어가는 길.
열정과 노력과 예술로 통하는 이 길
생의 이별이 가까워질수록
더 가까워지는 ‘기적의 위업’을 상상해 보면서
향연의 빛을 따라
불면의 밤을 채우며
미래를 이야기한다.
그렇게 묵묵히 오늘도 걸어간다
당대 사람들의 오해와 질시 속에서 묵묵히 자기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
우리는 그를 개척자 또는 선각자라 부릅니다.
고산자도 그런 선각자 중 한 사람이지요.
오늘 시인이 찍은 사진 동상의 옷자락 아래 그의 발을 보십시오.
발은 고산자에게도 이 시에서도 특별한 피사체입니다.
고산자 김정호를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지도 제작에 평생을 바친 외로운 지리학자”라고 나옵니다.
신분사회인 조선의 평민이었던 고산자가 직접 전국을 답사하고
백두산을 세 번이나 올라 완성했다는 대동여지도.
혹자는 그것에 대해 오늘날 만들어진 신화라는 평도 있지만,
어쨌든 그의 열정과 집념, 업적을 함부로 폄훼할 수는 없습니다.
세상으로부터 들려오는 모든 편견은 차단한 채 오로지 내 속에서 들리는 올곧은 소리에 의지
완성한 대동여지도 그 개척자 정신이 오늘 이 시간에도 곳곳에서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덕목인 ‘지혜의 꽃’입니다.
글_구수영/시인
서 영 시인
* 2023년 계간《시와편견》 디카시 등단
* 계간《시와편견》 2024년 가을호 시 등단
* 시사모.한국디카시학회 운영위원
* 2024년 이형기신인문학상 수상
* 왕십리연가 전국디카시백일장 최우수상,
* 이병주디카시전국공모전 우수상 수상
구수영 시인
* 2018 계간 ‘시와편견’ 등단
* 시집 ‘나무는 하느님이다’, ‘흙의 연대기’ 출간
* 시집 ‘붉은 하늘’ 외 공저
* ‘제1회 한국자유문학상’, ‘시와편견 올해의 작품상’ 등 수상
* 시를사랑하는 사람들 전국모임, 한국디카시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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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