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의 미학(김성재)
중국은 어린이들을 위한 필독 계몽서로 동양의 3대 격언집 중 하나인 ‘증광현문(增廣賢文)’이라는 책을 읽힌다. 한자 뜻 자체를 풀이하면, 어진 글을 더하고 넓힘이라는 의미이다. 일명 ‘석시현문(昔時賢文)’, ‘고금현문(古今賢文)’이라고도 하는데 중국 명조시기에 편찬한 아동계몽서이다. 이 책은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각종 격언과 속담들을 모았으며, 명조와 청조 두 시대의 문인들이 끊임없는 보충을 더 하여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고쳐졌는데, 이를 ‘증광석시현문(增廣昔時賢文’이라고도 하면서 일반적으로 ‘증광현문(增廣賢文’이라고 부른다. 전체적으로 보면 난잡해 보이지만, 책 전체를 제대로 통독하면 인성에 대한 인식은 유가 순자(荀子)의 성악론 사상을 전제로 냉엄한 시선으로 사회 인생을 통찰하고 있다.
증광현문에 있는 글 중, 청인권 득일반(聽人勸 得一半)이라는 말이 있다. 내용을 풀이하면 ‘다른 사람의 권고를 들으면 반은 얻은 것이다’는 뜻이다. 성경에도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는 구절이 있다.
청(聽)자 자체를 분석하면, 왼쪽에는 귀 이(耳)자 밑에 임금 왕(王)자가 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열 십(十)자 밑에 눈 목(目)자를 옆으로 눕혀 놓은 글씨가 있고 그 아래는 한 일(一)자와 마음 심(心)자가 차례로 놓여 있다. 즉, 왕 같은 귀는, 들을 때 우리가 집중해서 들어야함을 의미하고, 두 번째로 열개의 눈은 상대방을 집중해서 바라보며 상대의 말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그의 표정이나 눈빛 태도 등의 바디랭귀지(body language)를 열 개의 눈으로 파악하면서 들으라는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일심은 들을 때 상대의 마음과 하나가 되어야함을 의미하는데 진정한 듣기는 말하는 상대의 생각과 마음을 읽는 것이다.
이처럼, 글자 자체의 생성 기원부터 격언집까지 말하기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경청의 태도를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는 어떤가? 타인의 말과 행동을 진심(眞心)을 다해 마음을 열고 들어주고 있는가? 듣는 척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반성해 볼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들을 청(聽) 본연의 의미대로 ‘잘 듣기’를 실천해보자.
첫댓글 열심히 얘기 하는데 산만해진 모습을 보일때면 더이상 얘기 하기가 싫어집니다~
듣는 척만 하는건 말하는 사람도 이미 다 느낌이 오니 상대의 말과 행동을 진심으로 들어주기를 실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