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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서 들은 것은 아주 오래전이다. 아마도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독서평론에서 재생용지를 사용하여 페이퍼백으로 출간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던 것이 출판사를 옮겨 출간되었다가, 이번에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던 것이다. 언젠가 이 내용을 토대로 TV에서 다큐멘터리로도 방송되었던 적도 있는 것으로 기억된다.
이 책의 저자는 티벳과 접경 지대에 있는 인도 북부의 라다크를 통해서, 전통사회의 모습과 그것이 물질문화에 의해 '훼손'되어가는 현실을 보고하고 있다. 비록 물질문화의 혜택을 누리지는 못하고 있지만, 처음 저자가 접했던 라다크의 사람들은 자연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조화롭게 사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라다크 사람들의 소박하지만 여유로운 삶의 모습이 그려졌고, 나 또한 1970년대의 어린 시절이 떠오르곤 했다.
서로의 이익이 맞서 있는 경우 누군가 싸움을 피하고자 하는 그들의 자세는 정말로 아주 인상적이었다. 속상하거나 당신의 것을 지켜야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하잖아요." 라고 대답하는 대답에서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는 우리의 모습이 대비되어 그려졌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남성과 동등했었던 전통 시대 라다크의 생활 모습이나, 일부일처제 뿐만 아니라 일처다부나 일부다처의 다양한 결혼 풍습은 그들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전통의 조화와 여유로운 모습이 서양의 물질문화의 유입으로 인해 도시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해체되어 가는 현상을 그려낸 부분을 읽으면서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이 책의 제1부는 '전통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가들의 전통적인 생활 양식과 서로 종교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조화롭게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이 잘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제2부 '변화에 관하여'에서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라다크 사회의 현실이 잘 드러나고 있다. 전통시대에는 조화롭게 살아가던 서로 다른 종교 사이의 갈등과 화폐 경제가 지배하면서 전통 사회의 모습이 서서히 붕괴되어 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라다크의 전통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라다크 프로젝트'를 조직해 활동하는 모습을 통해서, 그나마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여겨진다.
이 책의 원제는 'Ancient Futures'라고 하는데, 아마도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라다크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지은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를 중심으로 펼치고 있는 '라다크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가치를 담아내고 있는 제목이라 하겠다. 아울러 저자가 그려낸 라다크의 모습을 통해서, 어쩌면 우리 사회의 현실을 되돌아보면서 우리가 찾아야 할 가치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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