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순위가 있는지 모르겠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면 화장실엘 가고, 아침 먹거리를 준비하고, 그러면서 시간이 되면 '성서학당'을 시청하기위해 TV를 틀고,,, 전에는 무조건 TV를 먼저 틀곤했다. 자고 일어나서건 밖에서 들어와서건 TV가 제일 먼저였다. 그렇다고 TV가 우선인 것은 결코 아니다. 나는 소리를 필요로 하고있는 것이다. 혼자이지만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사람소리가 들리는 것이 좋았다. 아닌가. 그냥 습관이었나. 지금은 TV가 쉬는 시간이 많다. 전기요금 때문이다. 5만원에 육박한 전기요금에 화들짝 놀라지 않을수가 없게된 후로는 가급적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위해 안간힘을 쓰고있는 중이다. TV는 물론이고 사람이 없는 방에 불을 켜두는 일도 줄이고 있다. 깜박 잊고 화장실에 불을 켜놓았을때는 속이 쓰리기까지 한다. 그놈의 전기요금이 뭐라고 이리 사람 기를 죽이는 것인지,,, 아끼는게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아끼는 것도 정도껏 해야지 지나치면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니까 하는 말이다. 한주간 동안 재일 바쁜날은 금요일이다. 일어나는 시간도 좀 빨라야하고, 절대 밍그적 거리거나 하지않고 곧장, 혹은 화들짝 일어나게 된다. 빨래를 돌이고, 아침을 먹고, 그리고 빨래를 널고,,, 옷을 갈아입고, 얼굴에 크림을 바르거나 머리 빗질도 정성스럽게 한다. 정수리에 머리가 없어서 가발을 살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모자를 써 보기도 한다. 아직 그정도는 아니라고 짐짓 위로를 해보지만 자꾸 신경이 쓰이고 있다. 외모에 신경 안쓰고 산다는 말도 사실은 거짓인 것 같다.외모에 신경을 쓰고 살만한 여유가 없었던 것이지, 내가 무슨 ,,, 자신감이 있어서 였겠는가. 가소롭다. 빈집에 홀로있으면서 빗질은 얼마나 많이하고 있는데,,, 늙은 얼굴이 싫어서 거울도 안보려 하고 있으면서 무슨,,, 그랬다. 우아하고 곱게 늙어가는 모습은 아름답기도 하다. 그런 귀한 모습이 어디 쉽겠는가. 찌들고 지친 얼굴은 한편 추하기도 하다는 것을 안다. 그렇게는 안 늙었으면 싶지만 그게 어디 내 마음대로인가. 씁쓸한 노릇이다.
서둘러서 준비가 끝나면 교회를 향한다. 예배가 있고, 점심 시간이 있고, 이어서 소망마을 학습시간이다. 대충 시간을 때우려는 사람은 나 말고는 없어보인다. 수다를 떨고 되는대로 시간을 때운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나 말고는 없다. 다들 참 진지하다. 뜻대로 안되면 엄청 속상해 하는것을 보면서 나는 이게 그럴일인지 이해가 안된다. 이 나이에, 무슨 전시회 나갈것도 상탈것도 아닌데, 적당히, 즐겁게 하면 될것이지,,, 성향 문제인것은 맞는데, 이게 그럴 문제인지 모르겠다. TV체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보았는데, 고령에 한글을 배우고나서 '시집'를 내고 일기장을 출판한 분을 보게 되었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한글을 배운것 만으로도 대단한데, 시집을 내고 일기를 출판했다는게 보통일은 아니다. 꿈을 향해 간다는 것은 장한 일이다. 솔직히 부려웠다. 그런 분들에 비하면 나는 정말 할말이 없다. 누가 내 꿈을 말린것도 아니다. 방해자는 더욱 없었다. 그냥 내가 재능이 없어서 포기한 것이다. 누구탓 아니다. 솔직히 나는 노력하는걸 싫어했다. 그냥 빨대를 꽂고 살고 싶었다. 그런데 어머니 말고는 누구도 내가 빨대를 꽂게 하겠는가-. 오히려 내게 빨대를 꽂으려 했을뿐이다. 인생이란게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