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배려하는 물화생지 ♡------ (지우지 마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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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사항: 이 글은 물리 전공 입장에서 쓴 글이며 화학 전공에서 배우는 내용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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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LS 커플링은 왜 배우는지, LS 커플링과 스핀-궤도 커플링은 무엇이 다른지 소개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이금속에서는 왜 LS 커플링이 유효하지 않은지, 그리고 왜 강자성체라고 배우는 원소 상태의 철, 코발트, 니켈 등을 영구자석으로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은지에 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지난번에 이야기했듯 훈트 규칙은 LS 커플링에서 원자나 이온의 자기 모멘트의 크기를 결정하는 규칙입니다. 지난 글에서 소개한 대로 철(₂₆Fe)의 S, L, J를 계산해보겠습니다.
[Fe]=[Ar]3d⁶4s²
S=(1/2)×4=2
L=2+1+0-1=2
J=2+2=4
철 원자의 항기호는 ⁵D₄가 됩니다. 총 각운동량 J가 4이고 궤도 각운동량 L이 2가 있으니 충분히 자기 모멘트의 크기가 크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철은 고체상태이지, 원자 하나만 존재하는 상태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위 모양처럼 중심 원자 주변의 ±x, ±y, ±z 방향으로 다른 원자들이 중심 원자로부터 같은 거리만큼 배치해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러면 중심 원자 입장에서는 주변에 배치한 원자들에 의한 퍼텐셜 에너지를 느낄 것이고, 이는 섭동 이론(perturbation theory)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섭동 이론을 통한 계산은 상당히 복잡하니 대칭성을 활용해 설명하겠습니다.
양자역학을 배워보시면 알겠지만 수소꼴 원자의 고유함수(n, l, mₗ을 양자수로 갖는 고유상태)는 아래와 같이 나타납니다.
이 고유함수는 구면 대칭성을 가지기에 원자 주변에 다른 것을 전부 무시한 자유 원자나 자유 이온 상태를 설명하기에 적합합니다. 수소 원자에 대한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때 구면 좌표계로 푸는게 편하다는 사실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하지만 결합을 이뤄 우리가 만지는 철 덩어리처럼 결정 구조를 이루면 구면 대칭성이 깨집니다. 대신 x, y, z축을 기준으로 하는 직교 대칭성이 생기기에 결정 속의 전자는 구면이 아닌 직교좌표에서 나타낸 상태를 갖게 됩니다. 이 때 파동함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철은 전이금속이니 l=2(d오비탈)인 상태들에 전자가 차 있습니다. 이 전자들은 원자가전자가 아니니 속박 전류의 역할을 합니다. 식을 보시면 알겠지만 mₗ=0인 상태를 제외하고는 오일러 공식 exp(imₗφ)=cos(mₗφ)+isin(mₗφ)을 이용해서 |mₗ|이 같은 상태들을 선형결합하여 전부 실함수가 된 형태입니다. 이를 real spherical harmonics라고 하며, 분자 혹은 고체를 이루는 원자 등 직교 대칭성이 있는 물리계에서 원자 속 전자의 양자상태를 나타낼 때 쓰입니다. 우리가 흔히 오비탈의 인덱스로 나오는 다항식 xy, yz, zx, x²-y², 2z²-x²-y² 등이 전부 구면조화함수의 선형결합에서 나온 다항식들입니다. 참고로 이 다항식들을 전부 살펴보시면 라플라스 방정식의 해가 됩니다.
파동함수에 대해 논했으니, 이제 그 에너지에 대해 논해봅시다. 계산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여 그 과정은 올리지 않지만, 주변의 원자에 의한 해밀토니안의 고윳값을 구해 에너지 준위로 나타내면 다음처럼 나옵니다.
5개의 축퇴되었던 l=2인 상태가 대칭성에 의해 이중 축퇴된 e_g(x²-y², 2z²-x²-y²)와 삼중 축퇴된 t_2g(xy, yz, zx)로 에너지 준위가 갈라집니다. 이를 고체 결정 구조 안에서의 전자가 느끼는 에너지 준위를 나타냈다 하여 결정장 이론(crystal field theory)이라고 하며, 응집물질물리학에서 전이금속 산화물을 다룰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스핀 상태, 전하 분포, 전자 전이 등을 다뤄 고체의 전기적 성질, 자기적 성질, 광학적 성질 등을 규명합니다.
※화학에서는 전이금속에 다른 비금속 원소 혹은 원자단(리간드)이 붙어야 결정장 갈라짐이 일어난다고 배우는데, 이는 독립된 화학종을 주로 다루는 화학의 분야 특성에서 기인합니다. 실제로는 화합물이 아닌 원소 철, 코발트 등 고체상에서도 결정 속 원자들끼리 상호작용하여 결정장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왜 전이금속 그 자체는 강한 자석으로 쓰기 부적합할지 본격적으로 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말했듯 강한 자석은 강한 란타넘족 원소를 써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f오비탈이 l=3까지 가능해 궤도 각운동량의 크기를 극대화하여 높은 자기 이방성을 뗘 자석이 쉽게 자화를 잃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컴퓨터 메모리 등에 터븀(Tb) 등을 이용하는 것이 외부 자기장에 의해 메모리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기 위함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전이금속의 d오비탈은 수소원자의 고유상태가 아닌 전부 실함수로 나타납니다. 이게 무슨 영향을 주는지 각운동량 연산자의 기댓값을 보며 생각해봅시다. ψ는 전이금속 원자의 전자가 점유하는 d오비탈입니다.
위 식은 각운동량 연산자의 기댓값 <L>을 구하는 과정입니다.
좌변: 각운동량 연산자는 에르미트 연산자이기에 그 기댓값은 반드시 실수가 나오므로 좌변은 실수입니다.
우변: 브라켓 적분 식 내부가 전부 실수로만 이루어져있고, 실수에 -iħ가 곱해져있으므로 우변은 순허수입니다.
실수=순허수인 등식이 나오는데 이 등식이 모순이 아니려면 <ψ|r×∇|ψ>=0인 경우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고체 결정 속의 전이금속에 대해서는 훈트 규칙에서 계산한 것과 달리 궤도 각운동량의 기댓값 <L>=0이 됩니다. 이렇게 전이금속 원소 혹은 화합물에서 d오비탈이 수소원자의 고유상태가 아닌 실함수 꼴로 점유되는 현상을 궤도 소광 혹은 궤도 담금질(orbital quenching)이라고 합니다.
이게 의미하는 바는 이전 글에서 말했다싶이 자기 이방성이 매우 약하거나 없게 됩니다. 란타넘족의 4f오비탈은 원자가전자인 6s와 비교해 주양자수가 2나 차이나서 아무리 결정 속에 있어도 결정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궤도 각운동량이 멀쩡히 살아있지만, 전이금속의 3d오비탈은 원자가전자인 4s오비탈과 주양자수가 1밖에 차이나지 않아 결정장의 영향을 받아 <L>=0이 되어 자기 이방성이 약하거나 없게 됩니다. M=χH에서 전이금속은 χ가 스칼라, 란타넘족은 χ가 성분별로 차이가 크기 나는 텐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전이금속은 선호하는 자화의 방향이 존재하지 않아 외부 자기장에 의해 자화를 잃기 매우 쉬워집니다.
물리에 관심있던 선생님들이라면 쇠못을 자석으로 문지르면 쇠못이 쉽게 자화되지만, 반대 방향으로 문지르면 금방 자화를 잃는 실험을 해보신 적이 있을겁니다. 이게 전부 전이금속 d오비탈의 궤도 소광 효과 때문에 그런겁니다. 이렇게 외부 자기장에 의해 쉽게 자화를 잃어버리면 영구자석으로 쓰기는 곤란할 것입니다. 따라서 철(Fe)에 네오디뮴(Nd)과 디스프로슘(Dy)을 섞거나, 코발트(Co)에 사마륨(Sm)을 섞어 자기 이방성을 매우 크게 만들어 외부 자기장에 의해 자화를 잃지 않도록 만들어주는겁니다.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네오디뮴 자석은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철, 붕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네오디뮴 자석, 사마륨코발트 자석 등등이 페라이트 자석(흔히 아는 빨파 막대자석), 알니코 자석 등보다 강한 이유도 란타넘족의 강한 자기 이방성 덕분입니다.
요약) Fe, Co, Ni 등은 상온에서 강자성체이지만 d오비탈은 결정장 갈라짐 때문에 전자가 고유상태인 |nlmₗ>이 아닌 고유 상태를 선형결합해 만들어진 실함수(x²-y², 2z²-x²-y², xy, yz, zx) 상태가 되어 궤도 각운동량의 기댓값이 0이 된다. 따라서 자화율이 거의 등방적이게 되어 선호하는 자화의 방향이 없어 외부 자기장에 의해 쉽게 자화를 얻거나 잃는다. 그리하여 자화율이 방향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란타넘족 원소를 첨가하여 외부 자기장에 의해 자화를 잃는 것을 막아주어 강하고 안정적인 자석을 만든다.
본 내용이 학부때 고체물리학 강의 2~3차시를 요약해 쓴거라 내용이 많을 수 있습니다. 내용이 너무 많이 길어질것 같아 저스핀/고스핀 배치, 1차 및 2차 얀-텔러 왜곡 현상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소개하려는 재미있는 물리현상이 있으면 그 이후에 다루고자 합니다.
※4d, 5d도 전이금속 아니냐 여쭤보시면 보통 3d가 오비탈의 크기가 작아(전하 분포가 국소화되어있어) 결정장이 약해 고스핀 배치가 이루어져 주로 자석의 재료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3d를 대표로 언급했습니다. 4d, 5d가 물리학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는 추후 올려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