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밖에서 온 단상- 박원종님(군산 예닮교회 목사)의 생각: 친구! ◈
그리움은 소중하지만 생각만으로 마음을 채울 수 없으니 만남은 신비인 듯하다.
그립던 만남의 모든 순간들은 늘 새롭고 다채로운 기쁨이 있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그리움/만남/사귐이란 게 일종의 천국 연습은 아닐까?
친구가 소중한 건 그런 영원성을 내포한 때문이 아닐까! 하기야 신자들의 사귐이라면 천국에서까지도 만남과 대화가 이어질 테니, 정말 그렇기도 할 것이라 믿는다.
친구*
화끈하지 않아도 믿음직하고
붙어있지 않아도 끊어지지 않는 사이
멀리 있어도 긴장하며
만나지 않아도 대화하는 사이
친구라는 기억만으로도
마음에 힘이 되는 사이
진정한 친구가 늘 반갑고
늘 그립다.
그립던 친구를 너무 오랜만에 만날 때면 특별한 즐거움이 있다. 그것은 더 커진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신앙과 사명을 일궈가는 틀거지를 느낄 때, 혹은, 예전의 아름다움들을 여전히 간직한 데다 더 깊어진 존재감을 느낄 때의 즐거움이다.
안 그런 척 감추려는 겸손에도 감춰지지 않는 몸가짐을 볼 때면, 역시나 하는 뿌듯함에 더없이 흡족해진다.
옛말에, 친구를 사흘 만에 다시 만나도 또 자란 모습에 놀라워야 한다고.**
사흘 만에도 새롭다는데, 오랜만에 만나는 즐거움이야 오죽할까. 남은 이야기보따리들도 한참일 테다. 펼쳐갈 앞날에 관한 이야기까지 더하면 또 어떨까, 또 새롭고 더욱 다채로울 기운들이다. 그렇게, 나도 오늘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하련다.
친구가 그리워지는 오늘이다.
(* 1, 2연, 다음의 책에서 간접인용. 김영민, <보행>, 325쪽. ** 재인용. 같은 책, 328쪽)